청년 불자, 이재명 제21대 대통령에  바란다

“새 시대 맞은, 국민 위하는 정부를” ​​​​​​​10·20·30대 ‘미래세대’ 한목소리 첫 투표 10대 “국민 목소리 경청”  20대 “갈등 없는 통합·화합” 강조 30대 “일·가정 양립 사회 염원”

2025-06-04     임은호·김내영·하성미 기자
선거 기간 중 진행된 '슬기로운 퇴근생활' 직장인 간담회 당시 이재명 후보와 직장인들이 함께 셀카를 찍고 있다. 사진 출처= 이재명 대통령 블로그

6월 3일 치러진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은 국내외적으로 여러 가지 숙제를 안고 임기를 시작한다. 12·3 비상계엄 이후 현직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인해 때 이른 대선을 치른 뒤 들어서는 새 정부에 국민의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10~30대 청년세대들에게 새 정부와 대통령에 거는 기대를 직접 들어봤다. 표현은 저마다 달랐지만 ‘새 시대에 걸맞은, 국민을 위하는 정부와 대통령’이라는 바람은 같았다. 

“청소년 목소리 진지하게 들어달라”
조기 대통령선거로 10대 유권자들은 이른 첫 투표를 하게 됐다. 12·3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과정을 겪은 이들은 “한 표의 무게가 무겁다”며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줄 것을 당부했다.

이경후 학생(해동고 3)은 “그동안은 뉴스나 부모님, 주변 어른들의 이야기를 통해 선거를 지켜보기만 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한 표를 행사하게 되어 매우 새롭고 책임감이 느껴진다”고 첫 투표의 소감을 밝혔다. 이어 “처음 참여한 대통령 선거라 떨리고 낯설기도 했지만, 이 경험이 시민으로서의 첫걸음을 내딛는 의미 있는 시간”이라며 “앞으로는 더 많은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아울러 새롭게 선출될 대통령과 정부에 “정치적인 입장을 떠나 시민들의 목소리에 진심으로 귀 기울이고, 그 의견을 청취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장서연 학생(범어고 3)은 “투표는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함께 고민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투표권을 신중하게 행사할 수 있도록 더 많이 배우고 생각하고 싶다”고 밝혔다. 새롭게 출범할 정부에 대해서는 “청소년들의 삶에 영향을 주는 정책들이 많은 만큼, 우리 목소리도 진지하게 반영해 줬으면 한다”며 “말뿐인 공약보다 실질적인 변화가 체감될 수 있는 정부가 되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선거 과정에서 진행된 직장인 간담회에서 청년 직장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출처=이재명 대통령 블로그

연대의 마음으로 함께 가는 리더 기대
20대 불자들은 갈등이 만연한 사회 속에서 새 정부가 통합과 화합의 길을 열어주길 바란다고 했다.
손채영(21, 창원대) 씨는 “계층을 낙인찍고 비하하는 분위기 속에 세대·성별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대선후보 토론회에서도 서로를 존중하기보다는 비방과 공격이 오가는 모습이 많아 아쉬웠다”며 “새로운 대통령은 분열을 줄이고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손 씨는 또 “학력, 종교, 인종 등에 관계없이 누구나 평등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차별금지법’ 제정에도 앞장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회 초년생인 유솜이(23) 씨는 “불교에서 ‘무명을 밝히다’는 표현을 좋아한다. 이는 무지와 어리석음을 지혜로 비춘다는 뜻인데 지금 우리 사회는 이해와 포용,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자주 놓치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런 가치를 챙길 수 있는 정부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양극화가 심해지는 현실에서 소외되고 외면받는 이들을 자비심으로 품고, 연대의 마음으로 함께 가는 리더가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청년 주거 정책 변화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형록(26, 연세대 대학원) 씨는 현재 안양에서 서울로 통학하고 있다. 자취는 전세사기 사례가 많고 높은 주거 비용으로 포기해야 했다. 이 씨는 “수도권 대학에 다니려면 결국 자취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데, 지방 출신 청년들에게는 큰 경제적 부담”이라며 “원룸 월세가 너무 비싸고 LH나 공공임대주택의 경우 물량이 적어 경쟁률이 치열하다. 현실적인 주거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주거 문제와 더불어 통학에 따른 교통비 부담도 만만치 않다. 그는 “K-패스는 있어도 경기권은 기후동행카드 사용이 제한적”이라며 “정책이 구체화 되길 기다리는 입장에서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선거 유세 과정에서 만난 아이들과 이재명 대통령이 함께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공익 우선하는 정치 구현을 
30대 불자들은 사회에서는 경력을 다지고, 가정에서는 가족을 구성하는 세대인 만큼 새 정부에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다양한 바람을 내비쳤다.

16개월 자녀를 둔 김상규(34, 프리랜서 디자이너) 씨는 유례없는 초저출산 시대의 국가 소멸 위기를 인식하고 출산 가정과 결혼에 대한 지원이 확대되길 염원했다. 출생률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전제조건으로 주거와 돌봄, 보육 정책 등을 제시한 그는 “청년층의 취업과 주거, 결혼, 양육 부담을 덜어 저출생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제는 출산 의향을 높이기 위한 접근보다는 출산과 양육을 감당할 수 있는 현실적 여건 조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림책 작가이자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김 씨는 우리나라가 진정한 ‘문화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문화 예술과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도 요청했다. 그는 “K-콘텐츠, K-컬처가 전 세계인들의 각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콘텐츠 창작자에 대한 안정적 지원을 위한 구조적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면서 “창작 기반을 공공이 뒷받침한다면 시장의 불확실성을 완화하고 장기적으로는 산업의 경쟁력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지유(32, 사회복지사) 씨는 국민과 함께 살아가는 책임 있는 리더십을 기대했다. 공 씨는 “공익을 우선으로 하는 정치가 국민이 바라는 진짜 변화”라면서 청년들을 병들게 한 근본적인 문제들을 함께 고민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30대는 삶의 무게와 책임을 체감하며 살아가는 세대”라며 “단지 눈앞의 정책을 바꾸는 단편적인 대책보다 왜 청년들이 결혼을 꺼리고 삶을 함께 꾸려나가는 데 두려움을 느끼는지 현실의 무게를 함께 공감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에 첫발을 내딛고 가정을 이루며 미래를 설계해야 하는 시기지만 갈등이 일상화된 사회는 점점 더 불안을 키우고 있다”면서 “불안정한 일자리, 감당할 수 없는 주거비, 양육의 책임이 오롯이 개인에게 지워진 사회 속에서 청년들이 느끼는 무력감과 단절감은 단순한 혜택으로 풀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