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세이탄광 진실규명 이끄는 관음종
관음종(총무원장 법명 스님)이 5월 24일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에서 ‘일제강점기 조세이탄광 수몰사고 희생자 위령재’를 봉행했다. 2017년부터 위령재를 주관하고 있는 관음종은 조세이탄광 유골 발굴과 한일 간 협력 촉구 활동에 앞장서 오고 있다. 특히 올해는 관음종 창종 60주년이자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로, 양국의 실질적인 협력을 기원하는 사부대중의 염원이 더욱 절실하게 담겼다. 종정 홍파 스님과 총무원장 법명 스님에게 조세이탄광 희생자 추모와 진실규명에 대해 물었다. [편집자 주]
“조세이탄광 유해 발굴, 올해 반드시 성과 이루길”
관음종 종정 홍파 스님
‘새기는 회’에 100만엔 기부
피아 장애물 제거 등에 보탬
“우리는 조세이탄광 희생자들의 아픔을 잊지 않고, 그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한 걸음 한 걸음 마음을 모아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정성과 노력이 모여 오늘의 작은 진전을 만들었고, 앞으로도 분명 유해 발굴이 실현되는 날이 올 것입니다.”
관음종 종정 홍파 스님이 조세이탄광 수몰사고 희생자 유골 수습을 위한 최근의 변화에 기대를 나타냈다. 지난해 9월 시민모임 ‘조세이탄광 수몰사고를 역사에 새기는 회(새기는 회)’가 조세이탄광 갱구를 발견하고, 한일합동 잠수조사가 이뤄지는 등 발굴 작업에 실질적인 진척이 있었다.
총무원장 재직 시절인 2017년부터 조세이탄광 유골 환국 활동에 꾸준히 힘써온 홍파 스님은 “바닷속에 잠들어 있는 유해를 하루빨리 수습해 그분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고자 매년 이곳을 찾고 있다”며 “이 사고는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여전히 우리 곁에 살아 있는 기억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관음종 창종 60주년을 맞은 올해, 홍파 스님은 그 뜻을 기려 새기는 회에 100만엔(한화 약 1000만원)을 기부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후원이다. 현재 새기는 회가 진행 중인 피야 내부 장애물 제거 등 잠수조사 목적의 크라우드펀딩에 정성을 보태기 위함이다. 홍파 스님은 “잠수조사에 비용이 많이 드는 것으로 안다. 적은 금액이지만 보탬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전했다.
다만 여전히 유골이 매장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까지는 장애물로 등으로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다. 홍파 스님은 “바다 속이다 보니 예상치 못한 상황이 자주 발생해 안타깝다”며 “올해 안에는 사고 추정지에 다다를 수 있기를, 그리고 유해 발굴에서도 꼭 성과가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끝으로 홍파 스님은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며, 유해가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관음종도 계속해서 힘을 보태겠다”며 “사부대중도 이 아픈 역사를 잊지 말고 함께 마음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일 양국이 조세이탄광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관음종 총무원장 법명 스님
진상 규명·유해 수습 관심 촉구
정치권 동참 움직임 전환점 되길
“우리 국민이 강제로 끌려가 고된 환경에서 일하다 희생됐습니다. 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입니까. 그런데 아직도 이 역사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관음종 총무원장 법명 스님이 조세이탄광 수몰사고의 진상 규명과 희생자 유해 수습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을 촉구했다.
법명 스님은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도 1970년대 후반 일본의 양심적인 역사학자 야마구치 다케노부 씨의 조사 덕분”이라며 “그 이후로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밝혔다.
관음종은 시민모임 ‘조세이탄광 수몰사고를 역사에 새기는 회(새기는 회)’와 조세이탄광 희생자들을 위한 위령재를 꾸준히 봉행해오며 아픈 역사와 함께해왔다. 이들의 헌신은 점차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했고, 정치권에서도 유해 수습과 역사적 정의 실현에 동참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법명 스님은 이러한 변화가 한일 양국 정부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길 기대했다. 스님은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은 지금 일본 정부와 우리나라 정부가 책임감 있게 나서서 유해가 하루빨리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더 이상 이 문제를 외면하지 말고, 억울하게 희생된 183명의 영가 한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오는 6월 18~19일, 시민모임 ‘조세이탄광 수몰사고를 역사에 새기는 회(새기는 회)’가 준비 중인 잠수조사에 대해서도 진심 어린 바람을 전했다. 법명 스님은 “이번 잠수조사에서 결정적인 실마리가 드러나, 오랜 시간 멈춰 있던 유골 수습 본격적으로 이뤄지길 간절히 기도한다”고 말했다.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김내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