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후보 캠프 “불교계에 심려 끼쳐 죄송”
김재원 등 김 후보 선대위 5월 23일 조계종 사과 방문 “종교편향 의도 없었다” 해명 주경스님 ‘종교 간 균형’ 당부
“대통령 후보가 된 것은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라고 공식석상에 종교편향을 발언해 논란이 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가 김 후보의 발언에 대해 사과 입장을 불교계에 전했다.
김재원 비서실장, 정병국 선대위 불교본부장은 5월 23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중앙종회의장 집무실에서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주경 스님을 예방하고 김 후보의 종교편향 발언을 사과했다.
김 비서실장은 “김문수 후보님은 본래 종교는 천주교이지만, 이승만 재단 이사를 맡을 정도로 개신교계와 친분이 두텁고, 불교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사찰에게 가면 항상 합장 삼배를 할 정도”라면서 “김 후보님은 종교편향적 생각을 절대 갖고 있지 않지만, 기독교 단체에서 덕담을 하는 과정에 조금 과하게 말씀이 나간 부분이 있다. 결과적으로 불교계에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몸을 낮췄다.
이에 주경 스님은 “김 후보님은 경기도지사 재직 당시 일을 잘 하셔서 지역스님들의 평이 나쁘지 않았다”면서 “개인적 종교 신앙 활동에 대해서는 절대로 관여할 생각은 없다. 다만 국가 지도자로서 공공 정책 등을 공약하는 상황에서 국민 통합에 저해하는 부분이 있다면, 이는 김 후보 측이 유념하고 시정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현대사회에서 종교 간 균형은 필수적인 만큼 불교계의 우려와 지적을 김 후보님에게 전달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 비서실장은 “개인적으로 불교방송에서 진행을 3년가량하며 스님들께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며 “그럼에도 후보를 잘 챙기지 못한 것은 보좌진의 잘못이 크다. 불교계의 우려와 지적을 후보님께 잘 전달토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김 후보는 5월 19일 서울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교육정책 협약식에서 “공산 대륙 끄트머리에서 자유 대한민국을 세운 것은 이승만 대통령과 기독교의 영향이 가장 크다. 이 대통령과 기도로 세운 대한민국”이라며 “후보로서 이 나라의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사명을 띠게 된 건 하나님께서 하신 것”이라고 말해 불교계의 공분을 샀다.
이에 조계종 중앙종회 종교편향불교왜곡대응특별위원회와 태고종 전국종무원장협의회는 5월 22일 잇달아 비판 성명을 내고 김 후보의 즉각적인 사과를 촉구했다.
신중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