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종회-종평위 “김문수 기독 편향 발언 사과하라”

종교편향특위·종평위, 5월 22일 입장문

2025-05-22     임은호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후보가 최근 공식석상에서 “대통령 후보가 된 것은 하나님께서 하신 것” “기독교 학교와 선교사의 역할이 대한민국을 만든 원동력”이라며 자신의 종교색을 극명하게 내보이고, 극우 개신교 역사관을 여과 없이 드러낸 발언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불교계는 역사 왜곡과 종교 편향적 발언에 유감을 표하고 국민에  사과할 것을 요청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후보는 5월 19일 서울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교육정책 협약식에서 “공산 대륙 끄트머리에서 자유 대한민국을 세운 것은 이승만 대통령과 기독교의 영향이 가장 크다. 이 대통령과 기도로 세운 대한민국”이라며 “후보로서 이 나라의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사명을 띠게 된 건 하나님께서 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후보가 선거 과정에서 헌법 전문에 명시된 대한민국 건국 역사를 왜곡하면서까지 기독교 편향적 발언을 점에 대해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조계종 중앙종회 종교편향불교왜곡대응특별위원회(위원장 선광 스님, 이하 종교편향특위)는 5월 22일 입장문을 내고 국민 앞에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종교편향특위는 “대한민국은 국교가 없으며 특정 종교의 나라가 아니고 다양한 종교와 사상을 가진 국민이 함께 공존공생하는 공동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가 기독교 편향적으로 국가를 규정하고 자신을 ‘신의 사명’으로 포장하는 것은 지극한 종교 편향이며 국민 분열과 갈등 불씨를 키우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문수 후보와 국민의힘에 △기독교 편향적 발언으로 대한민국 역사와 헌법을 왜곡하고 부정한 발언에 대한 공식 사과 △책임있는 정당으로 김 후보의 발언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정교분리 원칙을 철저히 지킬 것에 대한 공식 약속 △선거운동 과정에서 종교를 정치적 도구로 이용 말 것 △각각의 종교를 존중하고 국민 모두의 신앙의 자유와 존엄을 훼손하지 않는 자세 견지 등을 촉구했다.

종교편향특위는 “정치가 종교에 자칫 잘못 접근하게 되면 극단적인 국가 혼란과 국민 분열을 초래할 수 있는 갈등과 분쟁을 불러올 수 있다”면서 “국민 통합과 다양성을 훼손하는 정치인의 언행에 대해 지속적으로 경계하고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회장 향문 스님, 이하 종평위)도 같은 날 입장문을 발표하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발언이 “대한민국 건국 과정 역사 왜곡과 종교 편향적 발언”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종평위는 먼저 “헌법에서 정교분리를 불가침 원칙으로 규정하고 있고 모든 공직자는 종교 중립의 의무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헌법을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를 지닌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는 김 후보가 특정 종교에 치우친 소신을 자명하게 드러내며 종교편향적인 발언을 거리낌없이 하는 것은 물론, 문제 발언 후 발표한 ‘일부 언론의 종교편향 왜곡보도에 대한 입장문’에서도 해당 발언에 대한 문제 의식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면서 “김문수 후보는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하라”고 요청했다.

종평위는 “제21대 대통령 선거는 민주주의를 계승·발전함과 동시에 국민 화합을 위한 선거여야 한다”면서 “종평위는 이번 선거가 차별이나 종교 간 갈등이 없는 공정한 선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은호 기자 imeunho@hyunbul.com

“역사 왜곡과 종교 편향 발언으로 국민 통합을 저해하는

김문수 대통령후보는 국민 앞에 정중히 사과해야 합니다.”

최근 국민의힘 김문수 대통령후보는 교육 정책 협약식에서 “공산 대륙의 끄트머리에서 자유의 대한민국을 세우게 된 것은 바로 이승만 대통령과 기독교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라고 발언했습니다. 기독교계에 대한 덕담의 수준을 넘어서 헌법 전문에 명시된 대한민국 건국 역사를 부정·왜곡하면서까지 기독교 편향적인 발언을 한 김문수 대통령후보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합니다.

김문수 후보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제가 대통령 후보가 된 것은 하나님께서 하신 것”, “기독교 학교와 선교사의 역할이 대한민국을 만든 원동력”이라고 발언함으로써, 기독교만이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발전에 기여한 종교처럼 말했습니다.

대한민국은 국교가 없으며, 특정 종교의 나라가 아니고, 다양한 종교와 사상을 가진 국민이 함께 공존공생하는 공동체입니다. 1700년 전통의 불교를 포함한 다양한 종교와 문화가 나라의 역사와 정신을 함께 이루어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대통령후보가 된 사람이 기독교 편향적으로 국가를 규정하고 자신을 ‘신의 사명’으로 포장하는 것은 지극한 종교 편향이며, 국민 분열과 갈등의 불씨를 키우는 일입니다. 국가와 국민 통합의 중심이 되어야 할 대통령후보로서는 더욱 삼가야 할 일입니다.

특히 공교육은 특정 종교나 사상이 아닌 보편적 가치와 민주주의 정신을 바탕으로 해야 하며, 이는 학생들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입니다. 교육 정책 협약식이라는 공식적 자리에서 특정 종교가 우월하다고 왜곡하며 그 가치만을 강조하는 것은 종교적 중립성을 요구하는 공교육의 기본 원칙마저 훼손하는 매우 부적절한 행위입니다.

이에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는 불자들과 국민들의 깊은 우려를 담아 다음과 같이 촉구합니다.

- 김문수 후보는 기독교 편향적 발언으로 대한민국 역사와 헌법을 왜곡하고 부정한 발언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합니다.

- 국민의힘은 책임있는 정당으로 김문수 후보의 발언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정교분리 원칙을 철저히 지킬 것을 공식적으로 약속해야 합니다.

- 선거운동 과정에서 종교를 정치적 도구로 이용해서는 안 되며, 각각의 종교를 존중하고 국민 모두의 신앙의 자유와 존엄을 훼손하지 않는 자세를 견지해야 합니다.

우리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는 공직자와 정치인의 특정 종교 편향 행위를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정치가 종교에 자칫 잘못 접근하게 되면 극단적인 국가 혼란과 국민 분열을 초래할 수 있는 갈등과 분쟁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종교가 국민을 하나로 아우르고 치유하는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국민의 통합과 다양성을 훼손하는 정치인의 언행에 대해 지속적으로 경계하고 대응해 나갈 것입니다. 지극히 상식적인 우리의 요구가 이행되지 않을 시 불교계는 물론 공정과 상식을 추구하는 모든 국민과 연대하여 분연히 행동할 것입니다.

불기2569(2025)년 5월 22일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 종교편향불교왜곡대응특별위원장 선광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종교 편향적 발언에 대한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 입장문

2025년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의 주요 후보인 국민의힘 소속 김문수 후보가 대한민국 건국 과정의 역사를 왜곡하고 종교 편향적인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종교평화위원회는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대한민국 헌법은 대통령을 국가 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민국은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주의 기본 질서를 중시하는 국가입니다. 헌법에서 정교분리를 불가침 원칙으로 규정하고 있고 모든 공직자는 종교 중립의 의무를 지켜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헌법을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를 지닌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는 김후보가 특정 종교에 치우친 소신을 자명하게 드러내며 종교편향적인 발언을 거리낌없이 하는 것은 물론, 문제 발언 후에 발표한 ‘일부 언론의 종교편향 왜곡보도에 대한 입장문’에서도 해당 발언에 대한 문제의식을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통령 후보는 더 이상 머뭇거리지 말고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하시기 바랍니다.

대통령은 다양한 종교와 생각을 가지고 있는 국민들을 아우르는 포용과 통합의 리더십을 가져야 합니다. 오늘의 대한민국 사회는 극단적인 혐오와 폭력으로 분열되어 있고 국민들은 매우 지쳐있습니다. 훌륭한 리더는 국민 분열을 조장하여 갈등을 야기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협력과 통합의 역량으로 미래의 전망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제21대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는 민주주의를 계승·발전함과 동시에 국민 화합을 위한 선거여야 합니다. 종교평화위원회는 이번 선거가 차별이나 종교 간의 갈등이 없는 공정한 선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불기2569(2025)년 5월 22일

대한불교조계종 종교평화위원장 향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