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비구니회, 소방청‧피해사찰 찾아 성금 1억 8000만원
4월 18일, 소방청에 3000만원 전달 광용 스님 “소방대원들 노고에 감사” 19일까지 고운사 등 7곳 격려 방문
조계종 전국비구니회(회장 광용 스님)가 한마음으로 정성을 모아 직접 산불피해 현장과 소방청을 찾았다. 화마와 사투를 벌이며 주민을 지켜낸 소방관들을 격려하고, 피해로 상처입은 사찰과 지역을 위로하기 위한 발걸음이었다.
전국비구니회는 4월 18일 19일까지 이틀간 세종시 소방청과 고운사, 운람사 등 영남 지역 산불피해 사찰 7곳을 잇따라 방문해 1억 8000만원의 성금을 전달했다. 이번 지원은 3월 말부터 20여일 간, 국민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자 전국의 비구니스님들이 자발적으로 성금을 모은 데서 비롯됐다. 현장 방문에는 전국비구니회장 광용 스님과 운영위원장 진명 스님, 수석부회장 수경 스님, 부회장 혜욱 스님, 부위원장 법인 스님, 수석부운영위원장 정관 스님, 복지부장 보은 스님 등 주요 임원 스님들과 지역 지회장 스님들이 함께했다.
18일, 첫 일정으로 세종시 소방청을 찾은 비구니회는 산불 진화에 헌신한 소방공무원들에게 격려금 3000만원을 기탁했다. 당초에는 지역 소방서를 방문해 기금을 전달할 계획이었지만, 비구니회 경북지회 소속 사찰의 소방관 불자가 “이번 산불 진화는 전국 소방대원이 함께한 일”이라며 소방청에 전달할 것을 제안했고, 비구니회도 이에 공감해 소방청으로 뜻을 모았다.
회장 광용 스님은 “국민 안전을 위해 소방대원들이 목숨을 걸고 활약하는 모습에 감사함과 존경심을 느꼈다”며 “현장에서 못 먹고, 못 씻고, 못 자며 노력해준 대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되길 바란다‘고 기부 취지를 전했다.
이에 허석곤 소방청장은 “선조들이 물려준 소중한 문화유산을 지키지 못해 국민께 죄송스러운 마음인데, 이렇게 격려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답했다.
성금은 사단법인 소방가족희망나눔을 통해 순직 소방관 유가족 지원과 소방공무원 복지 향상에 사용될 예정이다.
같은 날 비구니회는 의성 고운사로 이동해 피해 현장을 살피고, 고운사 주지 등운 스님에게 피해 복구 기금 3000만원을 전달했다. 비구니스님들은 검게 그을리고, 무너진 사찰의 모습을 보며 피해 주민은 물론 이 땅의 모든 생명의 안락을 위한 기도를 올렸다.
이어 의성 운람사, 만장사, 석불사를 차례로 방문해 위로를 전했고, 19일에는 청송 보광사, 안동 용담사, 의성 선나원 등을 찾아 성금을 전달하며 이틀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김내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