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에 성보 지켜라”…발빠른 이운, 피해 막았다
사찰·국가유산청, 소산 작업 봉정사, 부석사 등 불상 불화 박물관, 지역 기관에 이운해 석불, 석탑엔 방염포 작업도
화마에 불교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한 불교계와 문화유산 당국의 고군분투가 이어지고 있다. 동산문화유산의 발빠른 이운으로 화마로 인한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는 평가디.
경북 안동 봉정사 영주 부석사 등 지역 사찰과 국가유산청(청장 최응천)은 산불이 확대된 3월 25일부터 중요 동산문화유산들을 안전지대로 소산했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3월 27일 현재 사찰 및 종가 소장 문화유산 23건 1566점에 대한 소산 작업을 완료했다. 또한 이운이 어려운 석탑과 석불 등에는 산불로부터 보호하는 방염포 포장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안동 봉정사의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 목조관음보살좌상, 영산회 괘불도, 아미타 설법도는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로 급히 이운됐다. 시도유형문화유산 봉정사 소장유물 책판 12종 60점, 탱화 2점, 고승진영 9점은 예천박물관으로 보내졌다. 이를 위해 국가유산청은 무진동 차량 2대와 가용인력을 총동원해 성보유산들을 옮겼다.
다만, 무게가 많이 나가는 대웅전 벽화나 일부 보물은 봉정사 유물전시관인 성보관에 보관했다. 봉정사의 성보관은 콘크리트 구조물로 조성돼 약 12시간 정도 화염을 견딜 수 있다는 것이 국가유산청의 설명이다.
산불 북상으로 영주 부석사도 3월 25일부터 방화선을 구축하고 성보유산들을 이운하는 등 본격적인 화재 방재 작업에 들어갔다. 보물 영주 부석사 고려목판 3종 634점과 영주 부석사 오불회 괘불탱은 영주 소수박물관으로, 시도유형문화유산인 영주 부석사 조사당 목조의상대사좌상은 된장체험단지로 각각 이운됐다.
보물 경북 안동 선찰사 목조석가여래좌상은 갈안초등학교로, 복장유물(발원문 1점, 묵서편 1점, 저고리 1점, 후령통 일관 5점)은 안동시립박물관에서 이운·보관됐다. 보물 영덕 장륙사 건칠관음보살좌상·영산회상도·지장시왕도는 영해면사무소로 이운됐다.
시도유형문화유산 안동 봉황사 삼세불화·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목조삼전패는 세계유교문화박물관으로 옮겨졌다.
의성 옥련사·지장사·대곡사·운용사, 안동 용담사·봉황사·선찰사, 청송 대전사·대원사·보리수 선원 등도 주요 성보들을 안전지대로 이운했다.
보물 연수전 등 전각 21동이 소실된 의성 고운사는 화마가 덮치기 전인 3월 24일 이동이 가능한 불상, 불화, 고서 등 비지정 유형문화유산을 영주 부석사 성보박물관으로 이운했다. 소장 중이었던 보물 석조여래좌상도 3월 25일 오후 3시 30분 경 안동청소년문화센터로 옮겨 피해를 막았다.
사찰이 전소된 운람사와 전각 5동이 소실된 만장사도 주요 성보들을 인근 박물관으로 이운해 화마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 했다.
울주군 산불이 확산되며 부산 기장군 소재한 사찰들도 발빠르게 대응했다. 특히 기장 장안사는 급히 경내에 있는 문화유산을 옮기는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