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365] 32. 반복되는 입마름…‘쇼그렌 증후군’입니다
쇼그렌 증후군 증후군 90%, 자가항체 검출돼 증상조절·정기관찰 최선의 대처
겨울철 건조한 날씨나 노화에 의한 분비샘 기능이 떨어져 눈마름이나 입마름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인공눈물이나 인공타액의 사용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심하게 마른다면, 류마티스 질환의 하나인 ‘쇼그렌 증후군’때문일 수도 있다. 국내 유병률은 정확히 알려진 바 없으나, 40~50대 중년여성에서 자주 발생한다. 또한 고령사회인 한국의 유병률은 점점 더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에는 쇼그렌 증후군을 얘기해 보고자 한다.
쇼그렌 증후군의 정의와 역학
쇼그렌 증후군(Sjogren’s syndrome)은 천천히 진행하는 전신자가면역질환으로 외분비샘의 림프구 침입 및 파괴로 인한 기능저하를 특징으로 한다. 동반된 자가면역질환이 없는 일차성 쇼그렌증후군의 경우 40~50대 중년여성들에게 자주 발병하며 남성보다 여성에서 10배 이상 높다. 국내 쇼그렌 증후군의 발생률을 근거로 한 연구에서 남녀 비율은 14.5:1로 보고됐다.
쇼그렌 증후군의 원인
만성자가면역질환의 발병기전은 어떤 한 가지 원인으로 특정할 수는 없다. 유전적, 환경적, 면역학적 요인 등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중 쇼그렌 증후군의 대표적인 발병 원인은 표적 장기인 침샘의 림프구 침입이다. 쇼그렌 증후군 환자의 90% 이상이 특징적인 자가항체(anti-Ro, anti-La, 항핵항체, 류마티스인자)가 혈액에서 검출된다. 이런 자가항체가 병인에 직접 관여한다는 증거는 희박하다. 하지만 질병의 진단 및 예후에 중요하다. 즉 질병의 조기 발생, 긴 유병기간, 침샘 종대 및 침샘 조직에서 림프구의 침입이 심할 경우에는 상당수에서 자가항체가 확인된다.
많은 환자가 유전적인 연관 관계에 대해 궁금해한다. 임상적으로는 한 가족에서 쇼그렌 증후군 및 다른 자가면역질환들이 자매, 모녀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있지만, 실제로 현재까지의 연구에서는 유전적 소인이 쇼그렌 증후군 발병에 미치는 영향은 다른 자가면역질환에 비하여 크지 않다.
쇼그렌 증후군의 증상
쇼그렌 증후군의 주요한 증상은 ‘건조’다. 이는 눈물샘이나 침샘의 기능저하로 생긴다. 건조 증상은 대부분 8~10년 동안 느리게 진행하며 초기에는 점막의 불편한 건조감으로 시작하지만, 말기에는 심한 건조 증상으로 환자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말을 조금만 해도 혀가 말리고, 인공눈물을 아무리 넣어도 눈의 건조가 지속되고, 구강건조가 입 안의 구내염이나 치주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이러한 건조 증상 외에 피로감, 관절통, 근육통, 피부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말초혈관이 수축 되면서 손발의 색깔 변화와 시린감을 나타내는 ‘레이노 증상’도 약 30%까지 나타날 수 있다.
건조증상 외의 전신침범 증상 중 가장 심각한 동반질환으로 림프종이 잘 알려져 있다. 지속적인 침샘비대, 자색발, 백혈구 감소증, 비장비대, 림프절병증 등이 동반된 경우라면 더욱 침샘림프종 발생에 대해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쇼그렌증후군의 진단
쇼그렌 증후군 진단에는 류마티스 내과, 안과, 피부과 또는 이비인후과 진료가 모두 필요하다. 임상증상이 합당해야 할 뿐만 아니라 혈액검사, 눈물샘 기능 검사, 침샘 기능 검사가 모두 기준에 만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검사 전에 건조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약제 복용이나 동반질환 등이 있는지 확인해야 하며, 직업적, 환경적인 요인 등도 고려되어야 한다.
쇼그렌 증후군의 치료
쇼그렌 증후군 치료 목표는 건조 증상을 호소하는 임상증상을 조절하고 림프종을 포함한 합병증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것이다. 건조 증상은 쇼그렌 증후군 환자에게만 필로카르핀(pilocarpine)이라는 샘분비를 촉진하는 약제가 사용가능하다(한국 심평원보험기준). 이외 보조적인 인공눈물이나 인공타액을 사용할 수 있다. 동반된 관절 증상, 피부 증상 등에 대한 증상 조절 목적의 치료제를 사용하게 된다. 이외 폐 증상, 신장 증상, 혈관염, 림프종, 중추신경계통 침범이 동반되는 경우 등 증상이 경중에 따라 치료법이 다양하게 시도될 수 있다.
고위험 합병증이 동반되는 경우는 흔하지 않으므로 일반적인 경우의 쇼그렌 증후군 환자가 일반인과 비교해 전반적인 사망률의 감소는 없다고 알려져 있다.
쇼그렌 증후군의 예방
대부분의 류마티스 질환이 그러하듯 쇼그렌 증후군도 특별한 예방법이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의심 증상이 있을 때 조기진단으로 증상 조절 및 정기 관찰을 통해서 삶의 질을 저하하는 합병증을 발생시키지 않는 것이 최선의 대처 방법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