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불교생활] “‘Hip한 불교’ 어디서 배울까?”
“무교였다가 이제 불교신자로 좀 더 심도 있게 배워보고 싶은데 절이 교회처럼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배워야 되나요? 도와주세요.”(알*******, 디에스알)
“마음 너무 힘든데 좋은 불교 영상이나 책 추천해주세요. 근처에 불교대학 다니려고 봤는데 없더라고요?”(q******, 국방부)
“번뇌가 너무 많고, 나는 너무 부족합니다. 불교 공부를 시작할까요?”(키*******, 새회사)
“불교 공부? 입문? 어떻게 시작하나요? 불교에 열렬한 신자가 되겠다는 것보다는 근처에 절이 있으면 그냥 다니면 되는 건지 궁금해서요.”(1******, 국민건강보험공단)
요즘 젊은 층이 주로 사용하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Blind)에서는 ‘불교’ 관련 글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그만큼 불교에 관심이 늘고 있다는 뜻일 텐데, 문제는 시작이 어렵다는 것이다. 불교가 너무 딱딱하고 멀게 느껴져 어떻게 입문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불교’는 그리 어렵지 않다. 오히려 ‘힙’하다. 처음엔 고개를 갸웃거릴 수 있다. 사찰의 고요함과 스님들이 참선하는 모습은 왠지 ‘힙’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교를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의외의 재미와 ‘힙’한 매력을 발견하게 된다. 불교는 2600여 년 전부터 힙스터(Hipster, 유행을 이끄는 사람을 일컫는 말)의 정석을 알려준 존재였다. 화려한 말보다 실천을 중시하고, 복잡한 철학을 강요하기보다 지금 이 순간의 행복과 평화를 찾는 방법을 일러주기 때문이다.
“화날 땐 잠깐 멈추고 숨 쉬어 보세요.” “남 탓하기 전에 내 마음을 들여다보세요.”
이처럼 단순하면서도 쿨한 방식으로 말이다.
요즘에는 스님들도 유튜브에서 재치 있는 입담으로 사람들의 구독 버튼을 누르게 하고, 선명상은 집착·불안에서 벗어나 진정한 ‘나’와 마주하고 안락과 평화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전 세계인의 관심을 받고 있다. 절에서 나는 맑은 목탁 소리는 이제 힐링 음악으로, 사찰음식은 웰빙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특히 템플스테이는 번잡한 일상을 떠나 마음의 여유를 찾아가는 여행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쯤 되면 불교가 시대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특집 ‘슬기로운 불교생활’에서는 불교를 처음 접하거나, 관심은 있지만 어떻게 시작할지 몰라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불교의 친근하면서도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모습을 담아냈다. 어렵고 딱딱한 이미지는 과감히 내려놓고, 재미있으면서도 깊이 있는 매력을 전하는 데 집중했다. 불교 입문서와 관련 홈페이지 소개는 물론 생각지 못한 질문에 대한 스님의 유쾌한 답변, 불교 덕후들의 ‘찐’ 신행생활, 입문자를 위한 스님의 친절한 가이드까지 준비했다.
불교는 결코 먼 곳에 있지 않다. 오히려 삶과 아주 가까운 곳에서 함께했다. 불교는 우리가 한숨을 돌릴 때, 잠시 눈을 감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를 수 있는 따뜻한 도반일지 모른다.
우리는 음식도 ‘힙’해야 먹고, 카페도 ‘힙’해야 간다. 옷장 속 패션도, 주말 나들이 장소도 ‘힙’함이 기준이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왕 힙한 세상을 사는 김에, 힙한 불교에도 한 걸음 가까워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