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가 알아야 할 2025트렌드] 불교, ‘무해력’ 있는 종교가 돼야 합니다
#무해력 작고 귀여운 것에 열광 ‘무해력’ 무해한 존재에 사람들은 따라 호감도 높은 불교, ‘무해력’도↑ 사회참여 확대 등 무해력 강화를
최근 MZ세대들의 가방을 보면 한 가지 특징이 있다. 바로 ‘키링’이다. 귀엽고 앙증맞은 인형으로 구성된 ‘키링’은 MZ세대의 가방을 점령했다.
키링 뿐만 아니라 최근 화제가 되는 팝업스토어나 굿즈, 유행하는 아이템들을 보면 예쁘고 앙증맞은 것이 가득하다.
왜 사람들은 작고 앙증맞은 키링이나 굿즈들에 열광할까. <트렌드코리아 2025>는 이를 ‘무해력(無害力)’에서 찾는다. “무해한 존재들의 공통점은 해로움이 없고, 그래서 나에게 자극이나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며, 굳이 반대하거나 비판할 이유도 없다”는 것이다.
‘무해력’은 간단히 말해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능력이다. 갈등과 경쟁이 많아지는 현대사회 속에서, 사람들은 상대방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방식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있다. 무해한 태도를 지니고 있다는 것은 오히려 더 깊은 신뢰와 안정감을 주며, 인간관계에서도 중요한 덕목으로 작용하고 있다.
종교 역시 ‘무해력’이라는 트렌드에서 자유롭지 않다. 대중적인 호감도와 이미지가 해당 종교의 포교와 선교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다행히 불교는 대중적 호감도가 높은 편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4년 종교인식조사’에 따르면 불교의 호감도가 51.3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진 호감도는 가톨릭(48.6)과 개신교(35.6), 원불교(28.0), 이슬람교(16.3) 순이었다. 불교 호감도는 개신교 호감도와 15.7점의 차이를 보였고, 5대 종교 중 유일하게 보통(50점)을 넘었다.
누구에게도 종교를 강권하지 않고, 갈등하지는 않는 불교는 현재 대중들에게 대표적인 ‘무해한’ 종교로 여겨진다. 여기에 사회적 실천 등 대중과 함께 하는 보살행이 더해진다면, 불교는 한국사회에서 가장 ‘무해력’이 높은 종교로 거듭날 것이 분명하다.
기실 ‘무해력’을 뒤집어 생각해보면 우리 사회가 그만큼 상처를 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치, 경제, 사회 등 전 분야에서 상처받고 있는 사람들은 상처내지 않고 자신의 아픔을 보듬어줄 존재가 필요할지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불교계가 추진하고 있는 선명상 대중화 운동이나 템플스테이 등은 대중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는 대표적인 무해한 콘텐츠이기도 하다. 어지러운 세상 ‘무해함의 전성시대’에 무해력은 생존 전략이 됐다.
신중일 기자 motp79@hyunb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