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화의 걷기 삼매경] 척추 질환, ‘걷기’로 예방을 

21. 약한 듯 강한 척추 곡선의 역학

2024-11-08     홍재화 비바미 대표

척추의 구조
인간의 척추는 7개 경추(목뼈), 12개 흉추(등뼈), 5개 요추(허리뼈)를 가지고 있다. 요추 수의 차이는 흔하다. 인구의 3%는 4개, 5%는 6개의 요추를 가지고 있다. 척추는 직립 자세로 있는 동안 두개골 지지와 균형 작용을 하고 견갑골과 골반 간의 힘의 전달을 돕는다. 척추는 또한 뒤꿈치 착지 후 지면의 반작용 힘을 약화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척추는 전체 신체 높이의 약 5분의 2를 구성하며 척추라고 하는 33개의 서로 맞물린 뼈의 수직 사슬로 형성된다. 

경추(목)는 머리 무게를 지지한다. 경추는 모든 척추 영역 중에서 가장 가동 범위가 넓다. 7개의 별도로 움직일 수 있는 척추가 있다. 흉추는 주로 흉곽(가슴뼈)을 구성해 심장과 폐를 감싸며 보호한다. 요추는 크고 무거운 물건을 운반할 때 몸에 오는 충격을 완충하는 역할을 한다. 천골(골반뼈)은 주로 엉덩이뼈에 척추를 연결하고 골반을 형성한다. 미골 또는 꼬리뼈는 골반 주변의 근육과 인대에 대한 접속 포인트의 역할을 한다. 

척추의 역할
척추에는 각각의 척추 영역이 곡선으로 되어 있다. 그 곡선들이 연결되어 자연스러운 S자로 이루어졌다. 이 곡선은 척추 전체에 걸쳐 더 많은 가동 범위를 허용하고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며 코일 스프링처럼 작용하여 충격을 흡수한다. 척추의 만곡은 전만(앞으로 구부러짐)과 후만(뒤로 구부러짐)으로 설명된다. 경추는 자연적으로 전만이고, 흉추는 자연적으로 후만이다. 요추는 자연적으로 전만, 천골과 미추는 후만이다. 이렇게 척추가 구부러진 곡선으로 이루어진 데는 운동역학적으로 기막힌 적응이 있었다. 만일 척추가 하나의 똑바른 기둥이었다면, 신체의 미세한 모든 움직임에도 몸의 모든 말단까지 따라서 비틀거려야 한다. 하지만 척추의 곡선은 매우 자연스럽고 효율적인 움직임을 허용한다. 

척추가 하중을 지지하는 또 하나의 수단은 바로 디스크다. 척추에는 총 23개 추간판이 있는데, 이 디스크에는 세 가지 주요 기능이 있다. 1) 각 뼈 척추 사이에 위치한 척추에서 충격을 흡수, 2) 척추 뼈들을 연결, 유지하는 단단한 인대 역할, 3) 척추에서 약간의 이동성을 허용하는 연골 관절의 역할이다. 

약할 때 문제점 
〈후생신보〉의 2021년 3월 보도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의 80%는 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허리 통증을 경험해본 적이 있다고 한다. 통증의 대부분은 생활습관만 바꿔도 좋아지는 단순 요통이지만, 15%가량은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다. 척추 질환을 방치하면 단순히 허리뿐만 아니라 무릎, 다리, 엉덩이 건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척추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매년 증가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척추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6년 839만7832명에서 2019년 920만737명으로 매년 2~3%씩 증가하고 있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부터 많아져 50~60대 환자가 가장 많았다. 이에 김용찬 강동경희대병원 교수는 “선천적인 척추 질환도 있지만, 대부분 척추 질환은 하루아침에 오는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 척추에 안 좋은 영향이 축적되면서 질환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척추 질환의 요인으로는 잘못된 자세, 유전적 요인, 골다공증으로 인해 척추의 굴곡이 굽게 되면 척추 사이의 추간판이 튀어나오는 추간판 탈출증(허리디스크), 척추뼈 안의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이 눌리는 척추관 협착증, 나아가 척추가 굽은채로 변형되는 퇴행성 척추 후만증 등으로 발전하게 된다.

걷기가 척추에 좋은 이유  
우선 걷기는 척추를 지지하는 근육을 강화한다. 몸통, 허리 근육은 허리의 안정성과 움직임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근육은 앉아있는 생활 방식으로 인해 약화되고 약해져 척추의 부정렬을 유발할 수 있다. 일정 기간 지속하면 근육 약화, 피로, 부상 및 통증이 증가하고, 척추 근육의 전체 질량도 감소할 수 있다. 신체 활동이 감소하면 척추의 작은 혈관이 수축돼 척추 근육으로 가는 혈류가 감소한다. 반면에 걷기는 혈관을 열어 이 근육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데 도움이 된다. 

걷기는 근육의 독소를 배출한다. 근육은 수축하고 팽창할 때 생리학적 독소가 생긴다. 이 독소는 허리 근육 조직 내에 축적돼 경직을 유발한다. 걷기는 이러한 독소를 배출한다. 또한 걷기는 허리의 유연성을 증가시킨다. 신체 활동이 부족하면 허리와 엉덩이의 근육과 관절이 뻣뻣해진다. 이 뻣뻣함은 요추에 압력을 증가시켜 정상적인 곡선을 망가뜨린다. 하지만 걷기는 등, 다리, 엉덩이의 근육과 인대를 늘려 유연성을 높인다. 걸을 때 햄스트링, 척추 기립근, 고관절 굴곡근과 같은 특정 근육이 활성화된다. 척추인대와 힘줄의 유연성도 증가해 허리의 전반적인 운동 범위를 개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