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조세이 탄광 입구 발견...조선인 유해 발굴 청신호

9월 25일 우베시 수몰사고 현장서 입구 가로폭 220cm, 나무로 제작 강제동원 조선인 유해 발굴 가능성

2024-10-02     김가령 기자
일본 우베시 탄전의 해저탄광이었던 조세이 탄광이 수몰되는 사고가 벌어진지 82년이 지난 지금, 대한불교관음종과 일본 시민단체의 원력으로 갱구가 발견되는 성과가 나타났다. 사진은 10월 1일 추정지 발굴조사로 모습을 드러낸 조세이 탄광 갱구 추정 구조물의 사진. (사진출처=조세이 탄광 수몰사고를 역사에 새기는 모임, 이하 새기는 회)

일제강점기였던 1942년 2월 3일, 일본 우베시 탄전의 해저탄광이었던 조세이 탄광에 바닷물이 유입돼 수몰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로 인해 강제 징용된 조선인 노동자 136명, 일본인 노동자 47명이 탈출하지 못하고 사망했다. 사고 발생 이후 82년이 지난 지금까지 일본정부의 외면으로 진상 규명조차 이뤄지지 않던 중, 한국불교계와 일본 시민단체의 원력으로 유해 발굴 가능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대한불교관음종(총무원장 법명 스님)과 일본 시민단체 ‘조세이 탄광 수몰사고를 역사에 새기는 모임(長生炭鉱の水非常を歴史に刻む会, 이하 새기는 회)’은 9월 25일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 해저탄광 수몰사고 현장 부근에서 탄광 입구(갱구)로 추정되는 장소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9월 25일 발굴조사에서 첫 발견된 물길. 소나무 판자를 제거하자 구조물과 물길이 발견됐다. (사진출처=새기는 회)

‘새기는 회’는 갱구로 추정되는 부근을 굴삭기로 5m가량 파내던 중 소나무 판자를 발견했다. 이것을 제거하자 내부 구조물과 함께 물길이 확인됐다. 2015년 실시한 전기 탐사와 관계자 증언에 따라 추정된 갱구 부근을 굴착한 지 하루만의 성과다.

10월 1일 발굴조사로 확인된 갱구의 크기는 가로폭 220cm로 지붕과 지지대 모두 나무로 이뤄졌다. ‘새기는 회’는 발굴조사를 이어 갱구에 잠수부 진입 가능 여부를 확인한 뒤, 오는 10월 말 잠수부를 투입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유해 발굴조사에 속도가 붙을 경우 수몰사고로 희생된 한국인 136명의 유해 수습과 국내 반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진다.

9월 24일 조세이 탄광 갱구 추정지 발굴조사에 앞서 기자회견 중인 모습. (사진출처=새기는 회)

이노우에 요코 ‘새기는 회’ 공동대표는 “입구를 찾는 것이 첫 번째 목표였는데 달성해 안심되고 기쁘다”며 “이것을 추진력 삼아 앞으로도 희생자 유해 수습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관음종은 2017년부터 조세이 탄광 수몰사고 현장을 방문해 위령재를 열어왔다. 올해 7월에는 조세이 탄광 희생자 유해 수습을 위해 갱구를 여는 비용 100만엔, 한화 약 900만원을 지원한 바 있다.

김가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