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창립 25주년…지하철 게시판 603개 늘린다
코레일과 게시판 운영 재협약 창립 기념일인 9월 28일까지 경강선·분당선 등에 신규 설치 4000만원 목표로 모금 전개
지하철 곳곳에 포교게시판을 설치해 부처님 법을 전해온 풍경소리가 창립 25주년을 맞아 603개 게시판 신규 설치를 목표로, 성금 모연에 나선다.
(사)한국불교종단협의회 부설 법음을 전하는 사람들의 모임 풍경소리(대표 목종 스님)는 7월 8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하철 포교게시판 운영 확대 소식과 노후게시판 교체 현황, 향후 활동 계획 등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풍경소리는 올해 창립 25주년 기념일인 9월 28일까지 신규 포교게시판 600여 개를 설치한다. 그간 게시판이 부착되지 못했던 구간이 다수 있었는데, 6월 27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게시판 운영에 대한 재협약이 이뤄지면서 KTX 역사 등에 포교게시판을 확대 부착할 수 있게 됐다. 대표 목종 스님이 코레일 측과 3개월 간의 긴 협의 끝에 얻은 결과다.
재협약을 통한 추가 신설 구간은 경강선(판교-여주 11개 역), 분당선(왕십리-수원 15개 역), 수인선(수원-인천 19개 역), 동해선(부전-태화강 23개 역), KTX(39개 역)이다. 기존 부착 노선 내 신규 부착 역으로는 경의중앙선(야당-지평 21개 역), 경인선(남영-인천 20개 역), 일산선(2개 역), 과천안산선(5개 역), 경원선(외대앞-연천 12개 역), 경춘선(10개 역), 경부선(26개 역)이 있다. 이들 구간에 게시판 설치가 완료되면 전국 900여 개 역, 3000개 게시판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이 담긴 글귀를 만나볼 수 있다.
이와 함께 ‘노후게시판 교체 불사’도 차질 없이 이어간다. 낡고 부서진 게시판이 늘어나면서 보수·보충 요구가 잇따르자 2022년부터 전국 지하철과 철도 게시판을 일제히 교체하고 있다. 현재 전국 2400개 게시판 가운데 2200개 게시판을 교체했다. 나머지 200개 게시판 교체 작업도 9월 28일까지 마무리할 방침이다.
목종 스님은 “풍경소리는 스트레스가 많고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이 지하철을 기다리는 잠깐의 시간 동안 부처님 가르침이 담긴 짧을 글귀를 읽고 희망과 용기를 얻어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포교게시판 불사’를 시작하게 됐다”면서 “획기적인 출발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관심이 점차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창립 25주년을 맞은 지금 풍경소리의 활동을 다시금 정비하고, 확대해 ‘게시판 불사’의 중요성을 상기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포교게시판’은 실제 시민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다가가 힘이 돼줬다. 목종 스님에 따르면 부부싸움 이후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려 한 남편은 게시판 글귀를 보고 다시 살아갈 희망을 얻었다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매일 지하철 무임승차를 하던 한 시민도 글귀를 읽곤, 죄책감에 벌금을 내기도 했다. 게시판 아래 적힌 사찰 번호로 전화해 울며 고민 상담을 하는 이도 여럿이다. 이렇듯 게시판과의 인연은 자연스럽게 불교와의 인연으로 이어진다. 목종 스님이 하나라도 더 많은 게시판을 지하철에 붙이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다.
그러나 신규 게시판 설치와 노후게시판 교체 관련 재원이 오롯이 후원금으로 마련되는 만큼 불자들의 관심과 동참이 절실하다. 이에 풍경소리는 목표금액을 4000만원으로 정하고, 모금운동을 전개키로 했다. 게시판 뒷면에는 후원자의 이름과 발원 내용을 함께 새겨 후원에 대한 감사의 의미도 담는다.
목종 스님은 “넉넉하지 않은 여건 속에서도 2개월에 한 번씩 게시판 교체에 도움을 주는 전국의 자원봉사자분들과 그림을 보시해준 작가님들, 후원자님들 덕분에 지금의 풍경소리가 있을 수 있었다”며 “풍경소리의 안정적인 포교 활동을 위해 많은 동참과 격려를 바란다”고 말했다.
풍경소리는 창립 25주년 기념사업도 추진한다. ‘풍경소리의 글 모음집’을 전국 교도소와 군도서관에 보급하는 법보시 캠페인이다. 모음집은 1999년부터 게시판을 통해 전했던 부처님 가르침을 엮는 4권 분량의 책이다. 교정기관에 각 10세트, 군도서관에 5세트 이상 전하겠다는 계획이다. 법보시는 1구좌 3만원으로 동참할 수 있다. 보시자에게는 1~4권 중 한 권을 랜덤으로 증정한다.
9월 28일 오후 3시 서울 한국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는 ‘풍경소리 창립 25주년 기념식’이 열린다. 풍경소리의 지나온 역사를 되돌아보고, 전법·포교 활성화를 위해 새 의지를 다지는 도약의 장이 될 전망이다.
끝으로 목종 스님은 “갖가지 갈등이 발생하는 이 시대에 부처님 가르침이 더욱 필요해지는 요즘이다. 불특정 다수가 쉽게 접할 수 있고, 종교를 떠나 공감할 수 있는 포교게시판이 지하철뿐 아니라 사찰, 종립학교, 복지기관 등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풍경소리 : 1005-103-188374 우리은행, 02-736-5583)
김내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