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Care & 불교] 포교 영역에 들어 온 펫케어
반려동물 천만시대 ‘펫케어’에 주목하라 전국 670만여 가구가 ‘펫팸족’ 펫케어 시장 3조원 규모 성장 불교 ‘동물천도’ 요구 확대 중 반려동물 가구, 포교적 검토를
Phase 1
믿거나 말거나 한 이야기이지만, 한반도에는 원래 고양이가 없었다고 합니다. 주로 삵과 같은 육식 들고양이가 주류였다고. 지금의 ‘코리아숏헤어’, 일명 ‘코숏’이라 부르는 한국 길고양이들은 언제 한반도로 왔을까.
한반도에 고양이들이 유입된 것은 불교의 전래와도 관련 있습니다. 귀중한 불교 경전을 육로와 해로를 통해 가져오는 과정에서 경전을 쥐들이 갉아먹는 것을 막아야 했고, 이를 위해 고양이를 경전을 지키는 파수꾼으로 활용했다고 합니다.
불경(佛經)과 함께 한반도로 온 고양이도 그렇지만, 현대의 불교 사찰에서도 강아지, 고양이들은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존재들입니다. 각종 동물예능프로그램에서 사찰 명물 댕댕이(강아지), 냥이(고양이)들의 이야기들이 다뤄지고 있으니까요. 그뿐일까요. 조계종 종정예하 중봉 성파 대종사가 주석하는 통도사 서운암에는 여러 마리의 공작이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통도사를 거니는 공작에 대한 사진과 글들이 확인됩니다.
6년간 고양이와의 동거를 통해 얻은 사유로 송광사 보경 스님은 〈고양이를 읽는 시간〉 〈어느 날 고양이가 내게로 왔다〉 〈고양이가 주는 행복, 기쁘게 유쾌하게〉 연작 에세이를 집필해 많은 울림을 독자들에게 전했습니다.
Phase 2
최근 가족의 형태가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 또한 가족의 일원으로 인식되고 있죠. 애완동물(Pet)과 인간화(Humanization)가 합쳐진 ‘펫휴머니제이션’이라는 신조어도 생겨난 만큼 이미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했습니다.
2023년 KB금융그룹 경영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670만가구, 전체의 31.3%가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인구수로 따지면 1262만명에 달합니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관련 산업 역시 빠르게 성장 중입니다. 유로모니터 조사에 따르면 국내 펫케어 시장은 2023년 기준 3조2500억 원대로 조사됐고, 앞으로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Phase 3
반려동물이 가족의 일원이 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 ‘펫로스 증후군(Pet loss Syndrome)’입니다. ‘펫로스 증후군’은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뒤 우울감을 호소하는 것인데, 이는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전문가들은 ‘펫로스 증후군’이 6개월 이상 지속될 시 정신과 진료를 받을 것을 조언하고 있습니다.
최근 사찰에 반려인들이 ‘동물 천도’를 문의·요청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 입니다. 하지만, 사람과 동물이 함께 천도재를 지내야 하는 경우도 있어 신도들의 반발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영천 팔공산 천룡정사(주지 지덕 스님)처럼 경내에 ‘축생 법당’을 조성하고 반려동물 천도재를 봉행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Phase 4
‘반려동물 1000만 시대’에 반려인 가구는 새로운 포교 계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인 독신가구부터 3인 이상 가족까지 아우를 수 있는 계층이죠. ‘펫케어’ 분야는 동물 천도뿐 아니라 템플스테이 같이 사찰 환경을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통해 불교의 문턱을 낮추고 포교로 확장시킬 수 있는 아이템입니다.
이미 ‘펫케어 포교’를 시작한 곳도 있습니다. 부산 홍법사의 경우 반려견 템플스테이를 시작했고, 한마음선원 통영지원은 통영시와 함께 ‘반려동물 놀이터’를 2021년 개장하기도 했습니다.
모든 숨탄것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가진 불교는 ‘펫케어’라는 트렌드에 적지 않게 부합합니다. ‘펫케어’라는 트렌드를 포교의 영역에 어떻게 끌고 올 것인가, 이제부터라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