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학 교수의 꽃차이야기] 21. 생리불순, 불임증 등 여성질환에 ‘탁월’

21. 구절초꽃차

2023-12-08     임병학(원광대학교 동양학대학원 교수)

구절초(九折草)는 초국화과 산국속에 속한 숙근성 여러해살이풀로 키는 50cm로 곧게 자란다. 꽃은 9~10월에 피며, 꽃의 색은 흰색 또는 연분홍색이다. 꽃말은 ‘감사’이다. 밤에 꽃잎에 맺힌 찬이슬에 아침에 햇살이 비추면 방울방울 맺힌 이슬이 눈물같이 보인다고 하여, ‘구절초꽃의 눈물’이란 말도 있다.

원산지는 한국, 중국, 일본, 몽고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전국 산야에서 자생한다. 구절초의 다른 이름은 서흥 구절초, 넓은잎 구절초, 낙동 구절초, 선모초(仙母草)이고, 생약명은 구절초(九折草), 구절초(句節草)이다.

구절초의 유래는 단오에는 줄기가 다섯 마디인데, 9월 9일 중앙절기에는 아홉 마디가 되어 구절초라 하고, 이때에 채취한 것이 제일 약효가 좋다. 임신하지 못하는 여성이 구절초를 먹고 아이를 잉태하였다고 하여, 선모초(仙母草)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용부위는 줄기, 잎, 꽃 등 전초이며, 약용한다.

성분과 약성
성분은 리나린(linarin), 카페인산(caffeic acid), 3,5-디카페오일 퀴논산(3,5-dicaffeoyl quinic), 4,5-0-디카페오일 퀴논산(4,5-0-dicaffeoylquinic acid) 등이 있다.

약성은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쓰다. 생리불순, 생리통, 대하, 불임증 등 여성의 질병을 다스린다. 복부의 어혈을 풀어주고, 염증을 가라앉힌다. 냉한 위를 따뜻하게 하고, 소화불량을 치료한다. 피를 맑게 하고 혈액순환을 돕는다.

 

마음, 기작용
구절초꽃은 비장(脾臟)에 좋은 소음인의 꽃차이다. 구절초꽃은 여성의 생리불순, 생리통, 대하, 불임증을 다스리는데, 이는 수곡량기의 간(肝)과 관계된다. 수곡량기는 소장(小腸)에서 유(油)가 생성되어 배꼽의 유해(油海)로 들어가고, 유해의 맑은 기운은 코로 나아가서 혈(血)이 되고, 코의 혈이 허리로 들어가 혈해가 되고, 혈해의 맑은 즙을 간(肝)이 빨아들여서 간의 원기를 보익한다. 구절초는 혈해의 맑은 즙을 잘 빨아들여서 간의 원기를 보하고, 배꼽에 있는 유해로 기운을 잘 넘겨주는 것이다.(그림 참조)

특히 <동의수세보원>에서는 “태양인 여자가 체형은 크고 실하지만 간(肝)이 작고 좁아서 자궁(子宮)이 부족하여 출산이 힘들다”고 하여, 임신과 출산은 간이 주관함을 밝히고 있다.

구절초꽃은 피를 맑게 하고, 혈액순환을 돕는데, 이것도 수곡량기에서 혈해(血海)와 관계된다. 구절초는 코에서 허리의 혈해를 충만하게 하여 간(肝)을 보익하고 혈(血)을 잘 응결되게 한다.(그림 참조)

또 구절초꽃은 소화에도 도움을 주고, 냉한 위를 따뜻하게 하는데, 이는 수곡열기의 고해(膏海)와 관계된다. 구절초는 양 젖가슴에 있는 고해의 탁재(濁滓)가 위를 보익하는 것이다.

제다와 음용

①구절초꽃은 갓 피어난 꽃을 9~10월에 채취한다. ②제다는 덖음 방법과 찌는 방법이 있다. ③저온에서 꽃을 덖음과 식힘을 반복한다. ④고온에서 맛내기와 가향 덖음하고 건조하여 완성한다.

구절초꽃차 4~5송이에 100℃로 끓인 물 250ml를 넣고, 2분 이내로 우린다. 구절초차에 대추차를 블렌딩한다. 대추차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면역력을 높여준다. 구절초차 블렌딩은 여성들의 냉증을 없애주고, 생리불순, 생리통, 대하, 불임증에 도움을 준다. 구절초꽃차 4송이, 대추차 0.8g에 100℃로 끓인 물 250ml를 넣고, 2분 이내 우린다. 구절초꽃차는 몸이 허약한 사람은 과다 음용하지 않는다.

사상인별 음용소감

태음인이 마셨을 때, 구절초꽃차의 건향은 전반적으로 국화향이 나고, 약간 달큰한 향과 짭조름한 향이 났다. 우림한 차에서는 국화향이 은은하게 퍼지고, 넘기면서 목 부위가 마르고, 혀끝이 따가웠다. 잠시 후 머리가 무겁고 몸이 나른해진다. 입안에서는 쌉싸름한 맛이 감돌고 떫은맛과 회감이 있다. 국화차와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몸의 반응을 느끼게 되었다.

다른 태음인이 마셨을 때, 구절초꽃차의 건향은 진하고, 우림한 차에 색은 연하다. 한 모금 넘겼을 때, 진하고 독한 맛이 났다. 입 속에서는 박하 맛처럼 느껴지는 순간 혀가 따끔따끔했다. 연속으로 따끔따끔한 느낌은 한여름에 쐐기벌레에 물린 느낌이다. 왼쪽 관자노리에 편두통이 시작되고, 뒷목이 묵직해지면서 몸이 전체적으로 무거워졌다.

소음인이 마셨을 때, 구절초꽃차 건향은 국화꽃 향이 진하게 나며 쌉싸름한 향도 느껴졌다. 우림한 꽃차에서는 입안이 약하게 화한 느낌이 오래가며, 목 넘김이 부드러웠다. 마신 후 뒷맛은 살짝 텁텁함이 남았고, 약한 한약 맛이 났다. 기운이 가벼워지면서 눈이 맑아지는 것 같았다.

다른 소음인은 구절차꽃차를 마시면서 확연히 다른 경험을 하였다. 6~7시간의 장거리 여행에서 커피를 대신해서 마셨는데, 머리가 맑아지고, 허리도 아프지 않고 잘 다녀오게 되었다. 평소 느낌이 둔한 편이고 허리 통증이 있었지만, 구절초꽃차는 다르게 다가왔다. 구절초꽃차는 소음인의 시음 반응은 정말 좋지만, 태음인이나 열이 많은 소양인은 조심해야할 것 같다.

‘임병학의 꽃차 이야기’ 마지막 회를 맞아, 2023년 한 해 동안 함께해준 독자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특히 꽃차 시음에 참여해주신 원광대 마음학연구회 연구원들과 후원해주신 김형기 회장님의 정성에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