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학 교수의 꽃차이야기] 20. 피부종독·감기·두통·불면 등에 효능
20. 국화차
국화는 국화과 산국속에 속한 여러해살이풀이다. 꽃은 노란색으로 9~11월에 줄기와 가지 끝에 뭉쳐서 피고, 열매는 12월경에 달리는데 안에는 작은 종자가 많이 들어 있다.
꽃말은 ‘고상함’, ‘밝은 마음’이고, 다른 이름은 국화, 들국화, 선감국, 황국화이며, 생약명은 감국(甘菊), 야국(野菊)이다. 산지는 일본, 대만, 중국과 우리나라 각지에 분포하고 있다.
조선 후기 이운해(李運海, 1701~?)가 차에 대해 간략히 기록한 <부풍향차보(扶風鄕茶譜)>에서는 7종류의 향기가 나는 차를 소개하면서, 첫 번째로 “풍을 맞았을 때(風)는 감국(甘菊)이나 창이자(蒼耳子)를 넣어 만든 감국차를 마시고”라고 서술하고 있다. 이용부위는 잎과 꽃이며, 차 또는 약용한다.
성분과 약성
꽃에는 아카세틴-7-람노글루코사이드(acacetin-7-rhamnoglucoside), 크라이산테민(chrysanthemin) 고미질, 알파투존(α-thujone), 정유, 비타민 A, 비타민 B1 등이 있고, 잎과 줄기에는 크라이산테민(chrysanthemin), 아데닌(adenine), 스타키드린(stachydrine), 콜린(choline) 등이 있다.
국화는 성질이 차고, 맛이 쓰고 매우며, 독이 없다. 열을 내리고 해독작용을 한다. 피부가 부어 오른 종창(腫脹)과 종독(腫毒)을 다스린다. 감기, 두통, 현기증을 치료하고 숙면을 유도한다. 머리의 어지러움과 붉은 눈을 치료하고, 피부와 터럭을 보호한다.
마음·기작용
국화는 폐(肺)에 좋은 태음인의 꽃차이다. <동무유고>, ‘동무약성가’에서는 “국화는 맛이 달다. 열을 없애고 풍을 내보내며, 머리가 어지러운 것과 눈이 붉은 것을 치료한다. 눈물을 거두게 하는 데 특히 효과가 있다. 감국은 피부와 터럭을 열어준다.”고 하였다.
국화는 피부와 터럭을 열어 피부가 부어오른 종창과 종독을 다스리는데, 이는 상초에 흐르는 수곡온기의 니해(훮海)와 관계된다. 수곡온기는 위완(胃脘)에서 진(津)이 생성되어 혀 아래의 진해(津海)로 들어가고, 진해의 맑은 기운은 귀로 나아가서 신(神)이 되고, 신은 두뇌로 들어가 니해(훮海)가 되고, 니해의 맑은 즙은 폐가 빨아들이고, 니해의 탁재(濁滓)는 피부와 터럭을 보익한다. 국화는 두뇌에 있는 니해를 충만하게 하여 피부와 터럭을 보익하게 하는 것이다.(그림 참조)
즉, 국화는 태음인이 가장 약한 피부나 머리털의 빠짐에 좋은 꽃차이다. 태음인은 수곡온기가 작기 때문에 피부 질환이나 머리털이 잘 빠지는 증상을 가지고 있는데, 감국(甘菊)이나 천문동(天門冬), 용안육(龍眼肉)이 좋다고 한다.
또, 국화의 비타민A 성분은 충혈된 눈을 치료하고, 눈이 침침해지는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효과가 있으며, 이는 중상초에 흐르는 기운인 수곡열기의 고해(膏海)와 관계된다. 수곡열기에서 양 젖가슴에 있는 고해의 맑은 기운이 눈으로 들어가 기(氣)가 되는데, 국화는 고해를 충만하게 하여 눈으로 맑은 기운이 잘 들어가게 하는 것이다.
태음인은 간대폐소(肝大肺小)의 장국으로 수곡온기가 작은 사람이다. 국화는 태음인의 작은 장국인 폐당의 수곡온기를 잘 흐르게 하고, 특히 귀에 있는 신(神)을 충만하게 하여 스트레스로 인한 두통과 현기증을 치료하고, 심신을 안정시키는 것이다. 사상의학에서는 4가지의 생기를 밝히고 있다. 상초의 수곡온기(폐, 위완), 중상초의 수곡열기(비장, 위), 중하초의 수곡량기(간, 소장), 하초의 수곡한기(신장, 대장)이다.
제다 및 음용
국화차 제다는 ①감국은 9~10월에 채취한다. ②감초와 대추 달인 물을 국화꽃 위에 분무한다. ③고온에서 1~2분간 증제 후 빠르게 성형해서 덖음과 식힘을 반복한다. ④고온에서 맛내기와 가향 덖음을 한다. ⑤저온에서 장시간 건조를 한 후 완성한다.
음용은 국화꽃차 3~4송이에 100℃로 끓인 물 250ml를 넣고, 1분 이내로 우린다.
국화차 블렌딩은 국화차와 진피차를 블렌딩한다. 진피차는 비장과 폐장을 도와 기(氣)를 원활하게 하여 한습(寒濕)을 조화롭게 한다. 국화차 블렌딩은 심신을 안정시키고, 폐 기운을 좋게 하여 감기를 예방하고, 두통을 없애주며, 또 위장을 편안하게 한다. 국화꽃차 2~3송이, 진피차 0.5g에 100℃로 끓인 물 250ml를 넣고, 2분 이내로 우린다.
사상인별 음용소감
태음인이 마셨을 때, 국화차의 건향에서는 풀 삭은 향과 단향이 났다. 우림한 차는 은은하고 부드러운 향이 진하게 남고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도 함께 전해진다. 처음에는 단맛으로 진하게 느껴지다가 씁쓸한 맛이 끝에 남는다. 속이 시원해지는 느낌도 오래 남았다. 우림한 차의 색은 연노란색으로 기분도 밝아지는 듯하였다.
다른 태음인이 마셨을 때, 찻잔에서 국화의 향, 맛이 느껴지면서 은은하게 다가왔다. 둘째 잔에서는 향이나 맛이 느껴지지 않으면서, 계속 마시고 싶지는 않았다.
소음인이 마셨을 때, 우림한 차는 연한 노란색 빛이 나며, 꽃이 찻잔 가득 피어난 모습에 기분도 좋아지는 느낌을 받는다. 맛은 은은한 단맛이 나며 입 안 가득 향이 퍼져 향긋하며, 달콤한 맛이 오래 지속되었다. 심신이 편안한 느낌도 받았습니다. 마신 후에도 부드러운 꽃 향이 잔잔하게 남고 상쾌해지는 느낌이었다.
차가운 성질의 국화차는 태음인의 열을 내려서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꽃차로, 태음인과 열이 있는 소음인은 잘 맞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