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민의 서도로 새기는 경구] 17. 조용히 ‘나’를 뒤돌아 보는 시간

17. 좌망(坐忘)

2023-10-06     효민(서예가)

 

더위가 한풀 꺾인듯하다.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한 바람이 분다. 가을이 오고 있다. 무더웠던 여름을 뒤로하고 가을의 정겨움을 곳곳에서 느낀다. 새로운 계절을 앞두고 자신만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지나가 시간, 다가 올 시간 사이에서 자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생각해보는 것이다. 숨 가쁘게 달려왔다. 그리고 다시 숨 가쁘게 달려가야 할 시간을 위해 잠시 ‘나’를 점검한다.

나를 사랑하고 보듬어 보는 시간이다. 이런 저런 일로 번잡하고 괴로울 때 조용히 앉아 나 자신을 잊어보는 것이다. 비워보는 시간, 잊어보는 시간, 교만했던 시간, 질투했던 시간, 시기했던 시간, 증오했던 시간, 이 모든 것을 조용히 되돌아본다. 그동안 못했다면 이번 가을에 한번 실행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잠시만이라도 조용히 눈을 감고 반성과 발전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다. 그 시간 속에 부처님 법이 함께한다면 더욱 좋겠다. 나무석가모니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