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학 교수의 꽃차이야기] 16. 루테인 풍부…눈 건강에 좋은 꽃차

16. 꽃차이야기메리골드꽃차

2023-09-15     임병학(원광대학교 동양학대학원 교수)

메리골드는 꽃의 향기가 강해 뱀이나 곤충들이 다가오지 않아서 뱀꽃으로 불리기도 한다. 다른 이름으로는 천일화, 천수국, 만수국 등이 있다. 꽃말은 ‘반드시 오고야 말 행복’이고, 국화과의 한해살이풀이다. 줄기는 15~90cm까지 다양하게 자란다.

메리골드는 초여름부터 가을에 서리가 내리기 전까지 피는데, 노란색, 오렌지색, 붉은색의 다양한 색깔의 꽃을 피워 만수국, 천수국이라는 별칭이 생겼다.

원산지는 멕시코이며, 아프리카를 거쳐 유럽에 퍼졌고, 우리나라에도 유입되었다. 이용부위는 꽃이며, 약용 또는 차로 사용한다.

성분과 약성
메리골드에는 타게티인(tagetiin), 남색형광물질(藍色螢光物質) 알파트리티에닐 (㉪-trithienyl), 테르펜류(terpen類), 색소 헬레니엔(helenien), 베타카로틴(β-carotene), 플라보크산틴(flavoxanthin) 루테인(lutein) 등이 있다.

메리골드는 성질이 차고, 맛이 달면서 쓰다. 루테인이 풍부하여 망막의 기능을 촉진시키고, 눈의 피로를 줄이며, 안구 세포를 보호한다. 열을 내리고, 풍을 제거하며, 담을 삭인다. 간으로 기운이 몰리거나 왕성한 것을 조화롭게 회복시킨다. 감기, 해수, 백일해, 급성 유선염, 유행성 이하선염을 치료한다.

마음·기작용
메리골드는 신장(腎臟)에 좋은 소양인의 꽃차이다. 찬 성질의 메리골드는 밖으로 나가서 활동하기를 좋아하는 소양인 신장(腎臟)의 기운을 도와서 온화한 마음으로 시작한 일을 이루게 한다.

메리골드는 루테인이 풍부해 눈의 피로를 줄이고, 안구 세포의 보호하는데, 이는 수곡열기의 고해(膏海)와 관계된다. 수곡열기는 위(胃)에서 고(膏)가 생성되어 양 젖가슴의 고해로 들어가고, 고해의 맑은 기운은 눈으로 나가서 기(氣)가 된다. 메리골드는 고해를 충만하게 하여 고의 맑은 기운이 눈으로 잘 나가게 하는 것이다.(그림 참조)

메리골드는 몸의 열을 식혀 청열, 거풍, 화담의 효능이 있는데, 이것도 수곡열기의 고해(膏海)와 관계된다. 수곡열기에서 고해의 탁재(濁滓)가 위를 보익하기 때문에 차가운 메리골드는 고해를 충만하게 하여 소양인의 위열(胃熱)을 잡는 것이다.(그림 참조)

 

또 메리골드는 감기,해수, 백일해, 급성 유선염, 유행성 이하선염에 효과가 있는데, 이는 수곡온기의 니해(海)와 관계된다. 수곡온기에서 니해의 맑은 즙은 폐의 원기를 보익히고, 니해의 탁재(濁滓)는 피부를 보익하기 때문에 메리골드는 니해를 충만하게 하는 것이다.

제다 및 음용
메리골드 제다는 ①갓 피어난 꽃을 채취하여 씻어서 물기를 제거한다. ②중온에서 굴려 가면서 골고루 익힌다. ③덖음과 식힘을 반복한다. ④고온에서 맛을 내고 가향 덖음을 하여 완성한다.

메리골드꽃차 3송이에 100℃로 끓인 물 250ml를 넣고, 2분 이내 우린다.

메리골드꽃차와 박하차를 블렌딩한다. 소양인 꽃차인 박하차는 열을 내리고 소화를 촉진시키며, 피로회복에 도움이 되고, 신경을 안정시킨다. 메리골드꽃차 블렌딩은 열을 내려 속을 시원하게 하고, 습진과 피부염증에 효능이 있다. 또 눈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 소화가 잘되어 식욕을 도우며,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메리골드꽃차 3송이, 박하차 2~3잎에 100℃로 끓인 물 250ml를 넣고, 2분 이내 우린다.

사상인별 음용 소감
태음인이 마셨을 때, 건향은 말린 풀내음이 나면서 입에 침이 돌게 한다. 생화(生花)일 때의 메리골드향이 약간 있으나 자극적이지 않고 순화된 느낌으로 구순함이 더해진 것 같다.

우림한 차에서는 건향과는 달리 아주 연한 향기가 나며, 다른 꽃차들에서 맡을 수 있는 은은한 향이 났다. 우림한 차는 푸른빛이 살짝 돌면서 노란색이 주를 이루었다. 첫 모금은 깔끔한 맛이며, 메리골드의 은은한 향이 입안을 감싼다. 삼키고 나면 입안이 깔끔해지면서 마음까지 정화되는 느낌이다. 또 꽃차의 기운이 모세혈관을 타고 손끝까지 전달되는 것 같았다.

다른 태음인은 메리골드를 채취하는 데에서 그 독특한 향기에 머리가 조금 찌근거리더니, 꽃을 제다하기 위해 덖음을 하는데, 강한 향기가 나면서 두통이 심해지고, 구토가 나오는 것을 경험하였다. 열이 있는 태음인에는 맞지 않는 꽃차인 것이다.

소음인이 마셨을 때, 메리골드꽃차의 건향에서는 담뱃잎 말린 향과 탄 냄새가 났다. 시음에서는 첫 모금에 입 안이 화한 느낌이 나고, 뒷맛이 씁쓰름하고 아린 맛이 났다. 목 넘김이 묵직하게 느껴지면서 탄 맛도 느껴졌다. 차를 여러 모금 마신 후에는 머리가 띵한 느낌을 받았다.

음용소감(55세 / 여 / 태음인)
2020년부터 안구 건조증으로 인공누액을 넣었지만, 양쪽 눈가가 짓무르는 건 나아지지 않았다. 엄마가 눈이 좋아졌다고 말씀하신 생각이 나서 메리골드 꽃차를 마셔보기로 했다. 메리골드 꽃차로 마시며, 눈이 편안해짐을 느껴져서 오래 마실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았다.

2021년 색도 예쁘고 맛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메리골드에 블렌딩을 하고, ‘마음 눈차’로 이름을 지었다. 마음 눈차는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수면에도 도움을 주는 케모마일, 눈에 좋은 메리골드, 애플민트 소화기능, 시력보호, 펜넬 시력보호, 약간의 단맛을 더하는 감초를 블렌딩한 것이다. 맛과 색 그리고 효능까지 배가 되어 좋았다. 마음 눈차로 만들어 마시며, 지금은 눈가 양쪽 짓무름이 없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