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특별법, 진상규명 마지막 보루”

4대 종교, 유가족협의회와 특별법 제정 촉구 삼보일배

2023-08-22     윤호섭 기자
서울광장 옆 도로에서 삼보일배에 동참하는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스님들.

우리는 우리가 지키고 이뤄내야 할 특별법을 위해 처절하고 고통스러운 마음을 온전히 담아 국회로 향할 것입니다. 한 걸음 한 걸음마다 우리 희생자들의 이름을 되뇌고, 아스팔트 위에 던져지는 우리의 마음과 몸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의 소망을 빌 것입니다.”

822일 오전 1029, 스님과 신부, 교무 등 종교인과 시민들이 빗방울로 젖은 아스팔트 위에 엎드렸다. 10.29 이태원 참사 300일을 앞두고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연대행렬이다.

서울광장 분향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
유가족과 시민들이 희생자를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서울시청광장 분향소에서 특별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4대 종교와 함께 삼보일배에 나섰다. 종교계에서는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를 비롯해 천주교남녀수도회 정의평화환경위원회, 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10.29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고 행동하는 그리스도인모임이 연대했다.

기자회견에서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지난 630일 국회 본회의에서 특별법이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뒤 지금까지 법안 심의가 되지 않은 상황을 규탄했다. 이 운영위원장은 유가족들은 끊임없는 슬픔과 아픔을 감내하면서 참사 발생 300일을 마주하게 됐지만 그 어느 것 하나 밝혀지거나 이뤄진 것은 없다모든 것을 해결해줄 테니 500일이든 1000일이든 견디라고 하면 목숨을 걸고서라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피를 토할 정도로 외치고 또 외쳐도 우리 아이들은 곁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남은 가족은 스스로 살아가기 위해, 무너지지 않기 위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런 염원을 이루기 위한 마지막 보루가 특별법에 있다고 강조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 혜도 스님이 연대발언을 하는 모습.

연대발언은 불교에서 조계종 사회노동위원 혜도 스님이 맡았다. 스님은 본인의 잘못을 모르는 사람은 양심과 수치를 모르는 것이라고 부처님께선 말씀하셨다누구도 사과와 인정, 특별법 제정도 하지 않기 때문에 유가족과 시민, 종교인들이 나서서 삼보일배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또 이런 간절함으로 부디 희생자들의 억울함이 벗겨지고, 가족들의 고통이 치유되는 출발점이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삼보일배 행렬은 이날 서울광장 분향소를 출발해 애오개역까지 약 3를 이동했다. 삼보일배에는 종교인과 시민 50여 명이, 연대행렬에는 총 100여 명이 함께했다. 이들은 다음날 같은 시간에 마포역까지, 참사 300일이 되는 24일엔 국회 정문까지 삼보일배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