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학 교수의 꽃차이야기] 13. 에스트로겐 풍부해 갱년기에 좋은 차

13. 칡꽃차

2023-07-28     임병학(원광대학교 동양학대학원 교수)

칡꽃은 삼복(三伏) 기간에 피기 때문에 한 여름의 무더위와 습한 기온 속에서 채취하게 된다. 습한 기운을 가지고 있어서 땀을 잘 흘려야 하는 태음인에게는 채취하는 것부터 건강에 좋은 활동이 된다.

특히 이른 봄에 싹터서 나오는 칡순은 ‘갈용(葛茸)’이라 하고, 태음인의 보약인 녹용(鹿茸)과 생김새도 비슷하고, 약효도 좋다고 한다. 갈용은 칡의 원뿌리에서 나오는 30cm 내외의 것을 채취하는 것이 좋다.

칡은 우리나라 전국의 산야, 계곡, 초원의 음습지에서 자생하는 콩과 덩굴성낙엽활엽 여러해살이 목본이다. 다른 물체를 감아 올라가는데, 덩굴의 길이는 10m 전후로 뻗어 나간다. 꽃은 홍자색 혹은 홍색으로 7월 중순에서 8월 중순까지 총상꽃차례로 잎겨드랑이에서 핀다.

꽃말은 ‘사랑의 한숨’, ‘쾌활’, ‘치유’이고, 다른 이름은 칡, 칡덤불, 칡덩굴, 갈화 등이고, 생약명은 갈근(葛根), 갈화(葛花)이다.

칡꽃은 자연의 꽃차이고, 뿌리인 갈근(葛根)은 감기에 중요한 한약재이고, 잎은 갈잎밥을 해서 먹을 수 있다. 이용부위는 꽃, 잎, 줄기, 뿌리이며 차 또는 약용한다.

성분과 약성 
꽃에는 이소플라보노이드(Isoflavonoid), 사포닌(Saponin), 에스트로겐(estrogen), 다이드제인(daidzein) 등 있고, 뿌리에는 이소플라본(isoflavone) 성분의 푸에라린(puerarin), 다이드제인(daidzein), 베타 시토스테롤(β-sitosterol), 아락킨산(arackin acid), 전분 등이 있다.

칡꽃은 성질이 서늘하고 맛이 달다. 칡뿌리는 성질이 평하고 맛이 달고 맵다.

칡꽃은 갈증을 없애주고, 주독(酒毒)을 풀어준다. 이소플라본(Isoflavone)은 비만과 지방간 수치의 증가를 억제한다. 숙취에 의한 구토, 식욕부진, 장출혈 등에 쓴다. 에스트로겐(estrogen)과 다이드제인(daidzein) 등은 갱년기 남녀에게 특히 효과가 있다.

마음·기(氣)작용
칡꽃은 간(肝)에 좋은 태음인의 꽃차이다. 맛이 단 칡꽃은 간의 기운을 풀어주어 태음인의 급한 마음을 느슨하게 하고, 밖을 살펴서 겁내는 마음을 고요하게 한다.

칡꽃은 주독을 풀어주고, 항지방간 작용으로 지방간 수치의 증가를 억제하는데, 이는 수곡량기의 간(肝)과 직접 관계된다. 수곡량기는 소장(小腸)에서 유(油)가 생성되어 배꼽의 유해(油海)로 들어가고, 유해의 맑은 기운은 코로 나아가서 혈(血)이 되고, 코의 혈이 허리로 들어가 혈해(血海)가 되고, 간은 혈해의 맑은 즙을 빨아들여서 원기를 보익하고, 기운을 고동하여 배꼽의 유해를 모이게 한다. 칡꽃은 혈해를 충만하게 하여 간이 혈해(피가 모여 있는 곳)의 맑은 즙을 잘 빨아들이고, 배꼽의 유해를 잘 모이게 하는 것이다.(그림 참조)

또 칡꽃의 에스트로겐(estrogen)과 다이드제인(daidzein) 등은 갱년기 남녀(男女)에게 특히 효과가 있는데, 이것도 수곡량기의 혈해(血海)와 관계된다. 칡꽃은 간 기능을 개선하고 혈해를 충만하게 하여, 간기(肝氣)가 막힌 것을 풀어주기 때문에 안면 홍조, 무기력 등에 도움이 된다.

 

제다 및 음용
칡꽃은 7월 중순에서 8월 중순에 홍자색 꽃으로 피며, 이른 아침 봉우리로 맺혔을 때 채취한다. 칡꽃은 잘 손질하여 중온에서 익힘 덖음을 한다. 고온에서 덖음과 식힘으로 반복해 준다. 고온에서 맛내기와 가향으로 완성한다.

칡꽃차 2g에 100℃로 끓인 물 250ml를 넣고, 2분 이내 우린다.

칡꽃차에 대추차를 블렌딩한다. 대추차는 따듯한 기운을 더해주며, 비장을 자양(滋養)하여 식욕부진, 진액 부족에 효과가 있다. 또 불면증, 신경과민에 진정효과가 있다.

칡꽃차 블렌딩은 칡꽃에 함유된 에스트로겐과 다이드제인 성분 등이 대추차와 더불어 갱년기 여성의 우울증을 해소시킨다. 칡꽃을 장기 복용하면 속이 차가워지는데, 대추차를 블렌딩하면 장기적으로 마실 수 있다.

칡꽃차 1g, 대추차 1g에 100℃로 끓인 물 250ml를 넣고, 2분 이내 우린다.

음용 사례 (태음인, 남, 54세)
2007년부터 수행과 공부를 위해 녹차를 마시고 있었는데, 녹차를 마시면 허리가 더 아프고, 카페인으로 인한 불면증을 겪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칡꽃차를 만나게 되었다.

2021년 여름에 칡꽃차를 마시고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 칡꽃차를 우림하기 전 구수하고 깊은 향기가 너무 좋게 다가오고, 부드럽고 달달한 맛은 기분을 좋게 하였다. 특히 칡꽃차는 에스트로겐이라는 여성호르몬이 아주 많아서 갱년기 여성에게 좋다고 하는데, 오히려 50대 이후의 남성들에게 아주 좋은 것 같다. 남성의 전립선에도 좋은 것을 경험하였다.

남성 전립선 비대증이나 염증은 간(肝)의 기운이 막혀서 오는데, 간에 좋은 칡꽃차가 효능이 있는 것 같다. 칡이 간에 좋다는 이야기는 알고 있었기에 이전에 갈근(葛根)을 달여서 먹어본 적도 있지만, 칡꽃차의 향기와 맛은 느끼지 못하였다.

또 꽃차에는 카페인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더 매력적으로 느끼게 되었다. 이전에 마시던 녹차는 차가운 성질과 카페인의 부작용 등으로 인해 거의 마시지 않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