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선 스님의 묘법연화경 강의] 28. 진여식 주체로 한 ‘진여수행 보시바라밀’

28. 생멸문의 보시바라밀

2023-07-21     구선 스님(영양 연화사 주지)

가슴바탕에서 편안한 마음을 인식한 다음, 3지 첫째 마디를 억제하고 나선 호흡으로 백회에서 시상까지 들이쉰다. 중간기둥 ‘ㅇ’ 발성으로 중황과 황정을 전체적으로 울려주고 중황자리에서 텅 빈 감각을 인식한다. 나선 호흡으로 세워진 무념주의 기둥과 발성으로 형성된 텅 빈 감각을 함께 주시한다. 가슴바탕에 세워진 편안한 마음이 선나가 된다. 손가락의 굴곡 각도와 호흡, 발성으로 각각의 뇌신경핵과 척수분절에서 막을 세워준다. 머리에서 천수 말단까지 43개의 서로 다른 막이 세워진다. 각각의 막에 머물러서 사마타와 선나, 간극을 인식한다. 이렇게 되면 생각이 제도된다.

선나와 사마타의 간극을 활용해서 안팎의 경계를 비춰본다. 이것이 생각으로 행하는 보시바라밀이다. 눈, 귀, 코, 입, 몸, 생각을 이와 같이 관찰하고 그렇게 활용한다. 이것이 간극에 머물러서 안, 이, 비, 설, 신, 의로 보시하는 것이다. 진여 수행의 보시바라밀은 진여식을 주체로 해서 행해진다. 진여식은 9식이다. 9식의 체계는 세 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첫째는 해탈지견이다. 둘째는 암마라식이다. 셋째는 원통식이다. 해탈지견은 의식·감정·의지가 떨어져 나간 뒤에 갖추게 되는 진여식이다. 각성의 상태와 수행절차에 따라 두 단계의 해탈지견이 갖추어진다. 첫 번째 단계는 본각과 아라한도의 과정에서 갖추어지는 해탈지견이다. 두 번째 단계는 구경각과 보살도 과정에서 갖추어지는 해탈지견이다. 아라한도의 과정에서 갖추어지는 해탈지견은 본각이 주체가 돼서 밝은성품을 비춰보는 상태이다. 아라한이 진여출가를 하려고 하면 본각을 구경각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그러려면 본성과 각성을 서로 분리시켜야 한다. 본성과 각성을 분리시킨 다음 밝은성품의 기쁨에 각성을 집중하게 되면 열반에 들어가게 된다. 이 상태가 보살도 초지 환희지의 상태이다. 보살도 과정에서는 2지 이구지까지 해탈지견이 쓰인다. 암마라식은 분리시켰던 생멸심을 제도하면서 갖추어진다. 제도된 생멸심이 불공여래장으로 전환되면서 갖추어지는 진여식이다. 3지 발광지, 4지 염혜지, 5지 난승지, 6지 현전지에서는 자기 생멸심을 제도하면서 암마라식이 갖추어지고 7지 원행지와 8지 부동지에서는 반연 중생들의 생멸심을 제도하면서 암마라식이 갖추어진다.

원통식은 6근원통을 통해서 갖추어진 진여식이다. 9지 선해지에서 갖추어진다. 원통식은 자기 진여식에 내재되어 있던 무명적 습성을 제도하고 생멸식의 바탕을 제도해서 6근 청정을 이룬 것이다. 10지 법운지에 들어가서 대자비문을 완성하게 되면 등각도에 들어가게 된다. 진여 수행에서 행해지는 보시바라밀은 9식을 이루고 있는 세 가지 식 상태와 대상에 따라 서로 다른 관점으로 이루어진다. 진여식은 완성된 식이 아니다. 진여식은 각성의 무명적 습성을 내재하고 있고 밝은성품의 자연적 성향과 생멸심의 장애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이다. 그런 진여심을 제도하고 등각도로 나아가기 위해 진여수행의 6바라밀을 행한다. 보살이 보시바라밀을 행하는 대상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 번째 대상은 해탈도의 과정에서 분리시켜 놓았던 자기생멸심이다. 두 번째 대상은 자기 생멸심에게 생멸 정보를 주었던 모든 존재들이다. 원초신에서 분리된 이후에 육입(六흙)과 촉(觸), 수(受), 애(愛), 취(取), 유(有), 생(), 사(死)를 거치면서 인연되었던 모든 생명들을 제도의 대상으로 삼는다. 세 번째 대상은 생멸문을 이루고 있는 원초신이다. 초지에서부터 현전지까지는 자기 심식의를 이루었던 대상에게 보시를 행한다. 해탈지견과 암마라식이 쓰인다. 원행지와 부동지, 선혜지까지는 자기에게 생멸 정보를 주었던 반연 중생들에게 보시를 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