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학 교수의 꽃차이야기] 7. 기관지 작용 돕고 항산화 작용 뛰어나

7. 팬지꽃차

2023-04-21     임병학(원광대학교 동양학대학원 교수)

팬지는 제비꽃과 제비꽃속에 속한 한해살이 또는 두해살이풀로 꽃은 4~5월에 꽃이 피며, 꽃말은 ‘쾌활한 마음’과 ‘나를 생각해주세요’이며, 다른 이름은 호접 제비꽃이고, 생약명은 삼색근(三色菫)이다.

팬지는 자주색, 파란색, 노란색, 흰색 등 여러 가지 색깔을 가지고 있어서 화단이나 화분에 많이 키우고 있다. 원산지는 유럽이며, 영국과 네덜란드에서 삼색제비꽃과 근연종(近緣種)을 교잡시켜 만든 1년 내지 2년생 식물이다. 팬지는 샐러드, 음료, 차 등 식용으로 사용하고, 이용부위는 꽃이다.

성분과 약성
팬지의 잎과 줄기에는 플라보노이드(flavonoid), 카로티노이드(carotinoid), 살리실산유도체(salicylic acid), 테르페노이드(terpenoid) 등이 있고, 꽃에는 루틴(rutin), 정유, 비타민 A와 C, 카로틴 성분인 리코펜(lycopene), 베타카로틴(βcarotene) 등이 있다.

팬지는 성질이 차고, 맛이 달다. 팬지는 기관지에 작용하여 가래를 없애주고, 기침을 멈추게 한다. 또 감기나 기관지염, 백일해, 천식 등 호흡기 질화에 효과가 있다. 또 항균, 궤양, 종양, 피부염증 등을 다스린다. 안토시아닌과 폴리페놀 성분으로 항산화작용이 뛰어나 노화방지에 좋다. 몸의 열을 내리고, 해독시킨다.

마음·기(氣)작용
사상의학에서 생기(生氣)의 형성과 작용은 〈동의수세보원〉 ‘장부론’에서 밝히고 있다. 우리의 몸에는 온기(水穀溫氣), 열기(水穀熱氣), 량기(凉氣), 한기(寒氣)의 네 가지 기운이 돌아가고 있다.

음식(飮食, 水穀)을 먹게 되면, 먼저 위장에서 머물러 소화시키기 위해 열기(熱氣)가 생성된다. 음식을 먹으면 몸이 따뜻해지는 이치이다. 위장에서 생긴 열기에서 가볍고 맑은 것이 위완(胃脘, 목 부위)으로 올라가 온기(溫氣)가 되며, 위장에서 음식이 소화되어 소장(小腸)으로 내려가면 서늘한 기운인 량기(凉氣)가 되고, 다시 대장으로 내려가면 차가운 기운인 한기(寒氣)가 생성된다.

상초(上焦)인 폐당(肺黨)에서는 수곡온기, 중상초(中上焦)인 비당(脾黨)에서는 수곡열기, 중하초(中下焦)인 간당(肝黨)에서는 수곡량기, 하초(下焦)인 신당(腎黨)에서는 수곡한기가 돌아가는 것이다.

태음인은 간의 기운이 크고 폐의 기운이 작기 때문에 간당(肝黨)의 수곡량기는 크지만, 폐당(肺黨)의 수곡온기가 작은 사람이다. 팬지는 폐(肺)에 좋은 태음인의 꽃차로, 수곡온기를 보익(補益)하고 잘 돌아가게 하는 것이다.

팬지는 가래를 없애주고, 백일해, 기침을 멈추게 하고, 기관지염에 효과가 있는데, 이는 수곡온기의 위완(胃脘)과 관계된다. 수곡온기는 위완(胃脘)에서 진(津)이 생성되어 혀 아래의 진해(津海)로 들어가고, 진해의 맑은 기운은 귀로 나아가서 신(神)이 되고, 신(神)이 두뇌로 들어가 니해(훮海)가 되는 기운 흐름을 가지고 있다.

즉, 혀 아래에 있는 진해(津海)의 탁재(濁滓)가 위완을 보익하기 때문에 팬지는 진해를 잘 생성시켜 위완을 건강하게 하는 것이다.(그림 참조)

또 팬지에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는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은 노화방지에 좋고, 항균, 궤양, 종양, 피부염증 등을 다스리는데, 이는 수곡온기의 니해(훮海)와 관계된다. 니해의 탁재(濁滓)가 피부를 보익(補益)하기 때문에 팬지는 니해를 충만하게 하여 피부를 건강하게 하는 것이다.(그림 참조)

팬지꽃차.

 

제다 및 음용
팬지꽃은 개화시기인 4~5월에 채취한다. 꽃잎이 겹치지 않도록 올려서 덖는다. 저온에서 꽃잎이 90% 이상 익으면 뒤집어준다. 중온에서 덖음과 식힘을 반복한다. 팬지꽃차 2g에 100℃로 끓인 물 250ml를 넣고, 2분 이내 우린다. 팬지꽃차에 민들레꽃차를 블렌딩하면, 항산화작용이 탁월하여 활성산소를 제거하므로 혈액을 맑게 하고, 항종양과 인후염 등 염증에 효과가 매우 좋다. 팬지꽃차 1.5g, 민들레꽃차 0.5g에 100℃로 끓인 물 250ml를 넣고, 2분 이내 우린다.

사상인별 음용 소감
태음인이 마셨을 때, 차를 우림하기 전에는 향은 말린 건고추향이 나고, 우림한 차에서는 풀 비린내가 났다. 들풀을 벨 때 나는 풀내음이다. 또 달콤한 향과 구수한 맛이 났다. 차가 식었을 때 은근한 단 맛이 올라오고, 혀에 살짝 통증이 느껴졌다.

다른 시음자는 우림하기 전에 향은 풀 말린 냄새가 나고, 우림한 차는 아주 약한 비린 맛이 나면서 당기지는 않았다. 차가 식을 때 단 맛이 있어서 마시기에 좋았다.

소양인이 마셨을 때, 우림한 꽃차의 색은 먹물 묻힌 붓을 흰 접시에 살짝 씻은 후 남은 물색 같았다. 1차 시음에서는 연한 소여물 맛이 나고, 볏 짚단 냄새가 난다. 마시고 난후 어깨가 아프고, 허리와 등 부분이 이어진 부분이 아파왔다. 위가 뭉치는 느낌이었다. 2차 시음에서는 구수하면서 약간 쓴 맛이 났고, 구수한 냄새가 난다. 트림이 계속 나고, 매스껍고 토할 것 같았다. 입안이 부풀어 오르고, 심장과 가슴부위를 누르듯이 아파왔다.

소음인이 마셨을 때, 차향에서는 거의 무향에 가까운데 마른 지푸라기 향이 났다. 1차 시음에서는 지푸라기 맛이 나면서 타격감은 그리 크지 않았다. 여러 번 마셔보니, 익숙한 맛이었다. 살짝 단맛도 있다. 아린 맛은 여타한 꽃차보다 다소 덜하고, 콧구멍이 시원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