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학 교수의 꽃차이야기] 5. 신장과 소양인에 좋은 꽃차

5. 산수유꽃차

2023-03-25     임병학(원광대학교 동양학대학원 교수)

산수유는 층층나무과 층층나무속 낙엽 활엽 소교목이다. 꽃은 암수 한꽃으로 3~4월 잎보다 먼저 피고 노란색이며, 열매는 장과로 긴 타원형이며, 종자는 타원형으로 8월에 성숙한다.

우리나라 전 지역에서도 잘 자란다. 주산지는 전남 구례, 경기도 이천, 여주, 양평, 경북 의성군이며, 구례는 조선시대에 산수유를 처음 심어 주산지가 되었다. 〈삼국유사〉에는 “도림사(道林寺) 대나무 숲에서 바람이 불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와 같다’라는 소리가 들려 왕이 대나무를 베어버리고, 산수유나무를 대신 심었다.”는 기록이 있다. 이용 부위는 꽃과 열매이며, 약용 또는 차로 사용한다.

성분과 약성

산수유 열매에는 코르닌(cornin), 벨베나린사포닌(verbenalin saponin), 탄닌(tannin), 우르솔산(ursolic acid), 사과산(malic acid), 비타민A 등이 함유되어 있다. 산수유는 성질이 따뜻하며, 독이 없으며 맛이 시고 떫다. 산수유는 간과 신장을 보익(補益)하는 효능이 있어서, 신장과 생식기능의 감퇴로 소변을 자주 보거나, 야뇨·두훈(頭暈), 이명과 허리와 무릎이 시리고 은근히 통증을 느낄 때 복용하면 효과가 있다. 또 정기(精氣)를 수렴하여 유정, 빈뇨, 이뇨, 현기증, 이명증 등을 치료한다. 허리와 무릎통증에 효과가 있다. 진액이 빠져나가 혈액순환 장애가 발생하는 것을 다스린다.

마음·기(氣)작용

〈동무유고〉 ‘동무약성가’에서 밝힌 산수유의 약성은 ‘신장의 정(精)을 잡아주고 골수를 보태주며, 신허(腎虛)로 인한 이명(耳鳴)을 낫게 하고, 허리 통증과 무릎 통증을 멈추게 한다. 신장을 튼튼하게 하고 신기(腎氣)를 곧게 한다(씘精益髓, 腎虛耳鳴, 腰膝痛止, 健腎直腎.)’이다.

산수유꽃차는 신장의 정을 잡아주고 골수를 보태주며, 신장을 튼튼하게 하고 신기(腎氣)를 곧게 하는 소양인의 꽃차이다.

소양인은 노성애정(怒性哀情)으로, 밖으로 나가서 일 벌리기는 좋아하지만 마무리가 부족하다. 맛이 시고 떫은 산수유꽃차는 소양인의 신장(腎臟)의 기운을 도와서 온화한 마음으로 시작한 일을 끝까지 마치게 한다. 소양인은 비장의 기운이 크고 신장의 기운이 작은 비대신소(脾大腎小)의 장국으로, 비장의 수곡열기는 많은데 신당(腎黨)의 수곡한기는 부족한 사상인이다. 따라서 산수유꽃차는 작은 장부인 신장의 수곡한기를 잘 흐르게 한다.

즉, 산수유는 신장을 튼튼하게 하고 신기(腎氣)가 곧게 순행하도록 돕는데, 이는 수곡한기의 정해(精海)와 관계된다. 수곡한기는 대장에서 액(液)이 생성되어 생식기 앞의 액해(液海)로 들어가고, 액해의 맑은 기운이 입으로 나아가 정(精)이 되고, 정(精)이 오줌보(방광)로 들어가 정해가 되며, 정해의 맑은 즙을 신장이 빨아들여서 신장의 원기를 보익하게 된다.

산수유는 오줌보의 정해를 충만하게 하여 허약한 신장의 기를 보익함으로 유정, 빈뇨, 이뇨, 현기증, 이명증 등을 치료하는 것이다.<위 그림 참조>

또한 산수유는 간의 기능을 보익하며 허리와 무릎이 아픈 증상 완화에 도움을 주는데, 이는 수곡량기의 혈해(血海)와 관계된다. 수곡량기에서 코의 혈이 허리로 들어가 혈해가 되고, 혈해의 맑은 즙을 간(肝)이 빨아 들여서 간의 원기를 보익하기 때문에 산수유는 혈해를 충만하게 하고, 뼈에서 혈액세포를 만드는 골수 생성을 도와서 허리와 무릎의 통증을 완화하는 것이다.

제다 및 음용

산수유는 꽃과 열매를 차로 제다하여 음용할 수 있다. 꽃은 3∼4월에 갓 피어난 꽃 봉우리를 채취한다. 중온에서 덖음과 식힘을 반복하여 산수유꽃차를 완성한다. 또 산수유 열매는 10~11월 과실이 빨갛게 성숙하였을 때 채취한다. 산수유 꼭지를 제거하고 깨끗이 씻는다. 씨를 제거한 후 중온에서 수분을 건조한다. 고온에서 덖음과 식힘을 반복하여 완성한다.

산수유꽃차 우림은 산수유꽃차 2g에 100℃로 끓인 물 250ml를 넣고, 2분 이내로 우린다. 또 산수유 열매와 숙지황, 산약, 구기자를 블렌딩할 수 있다. 산수유 3g, 숙지황2g, 산약 1.5g, 구기자1.5g에 물 1000ml를 넣고, 끓인다. 끓기 시작하면 약불로 줄여서 10여 분 더 끓인다.

산수유차 블렌딩은 간과 신장이 기가 부족하여 어지러움증과 이명증, 허리와 무릎이 연약하고 시릴 때, 정액이 유실되거나, 소변을 자주 보는 병증에 도움이 된다.

사상인별 음용 소감

태음인이 마셨을 때, 먼저 산수유꽃차에서 탄고구마 향과 시래기 삶은 향이 났으며, 은은한 단맛이 돌면서 고구마 탄 맛이 났다. 두 세잔을 마시고 난 후 목이 마르고, 혀가 따가운 증상이 나타났다.

다른 시음자는 산수유꽃차에서 시골의 바람 같은 향이 나며, 한 잔 마시니 고향의 품같이 포근하게 나를 감싸주는 정겨운 맛에 절로 엄마 품에 있는 듯 감상에 젖게 한다. 마시고 난후 입안에서는 단맛과 함께 약간 떫은맛이 나면서 갈증이 느껴졌다.

소양인이 마셨을 때, 첫 잔에서는 시래기 삶은 맛이 나고, 시래기 말린 냄새가 났다. 첫 잔을 마시니 코가 시원해졌다. 두 번째 잔에서는 시래기 맛과 구수한 맛이 나면서 속이 편안하고 트림이 났다. 소화가 잘되어 배가 고프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음인이 마셨을 때, 은은한 밝은 노란빛을 띤 우림한 차에서 말린 고구마 향이 났다. 첫 잔에서는 삶은 밤고구마 맛이 났으며, 빨려 들어가는 단맛이 났다. 두 번째 잔에서는 살짝 단맛도 났다. 다른 차에 비해 자극적이지 않고 밋밋하였다. 속이 편안하고 따뜻해지는 느낌이었다. 마시고 난후에 끝 맛이 목이 마르고 갈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