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월결사 회주 자승 스님 회향사 어떤 내용 담겼나
“전법 없는 불교는 죽어가는 불교…전법이 우리 임무”” 부처님 법 통한 포교 원력 세워 한국불교 과제 ‘전법 위기’ 극복 “중생 속으로 사부대중 떠나야” 새로운 포교장 열겠단 의지 담겨 “부처님 법 전합시다” 인사 제안
“2600여 년 전 부처님께서는 60명 비구에게 ‘중생의 안락과 이익, 행복을 위해 떠나라'며 전법을 선언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제자들에게 최초로 부여한 의무는 부처님 법을 전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부처님은 이후 보드가야로 320km를 다시 맨발로 걸어가 45년 동안 당신의 법을 전했습니다. 2600여년이 흘러, 오늘 이 자리에 우리 사부대중은 함께 하고 있습니다.
부처님은 평생 최선을 다해 중생의 이익을 위해 법을 설했습니다. 그런데 오늘의 우리는 어떻습니까. 누구 하나 지나가는 사람을 붙들고 부처님 믿으라고 전법하는 이 없습니다. 부처님이 제일 먼저 우리에게 주신 임무는 ‘전법하라’입니다. 전법 없는 불교는 죽어가는 불교입니다.
우리는 인사할 때 ‘성불하십시오’ ‘성불합시다’ 합니다. 오랫동안 그 말을 주고받았지만, 금생에 성불한 사람을 못봤습니다. 앞으로 우리의 인사를 성불보다는 ‘부처님 법 전합시다’로 하면 어떨까요.
지장보살께서는 지옥중생을 다 제도하기 전까지는 성불을 다음 생으로 미룬다고 했습니다. 우리도 ‘성불합시다’ ‘성불하세요’를 다음생으로 미루고, 금생에는 ‘부처님 법 전합시다’로 살아갑시다.”
3월 23일 서울 조계사에서 봉행된 상월결사 인도순례 회향법회에서 회향사를 위해 단상에 오른 상월결사 회주 자승 스님은 대중들에게 강조한 것은 바로 ‘전법’이었다. 43일, 1167km 인도순례의 목적이 바로 전법 원력을 추진하는데 있음을 다시 한 번 밝힌 것이다.
‘전법’은 자승 스님이 43일간 인도를 순례하기 훨씬 전부터 끊임없이 강조했던 부분이다. 2019년 11월 11일, 산중한처가 아닌 위례신도시 한가운데서 상월선원 동안거 천막결사가 시작됐을 때, 이미 중생 곁으로 다가가기 위한 정진이 그 새로운 전법의 첫 불씨였다. 이후 2020년 자비순례와 2021년 삼보사찰 천리순례로 불교 중흥 동력을 이어간 자승 스님은 그동안의 한걸음 한걸음을 인도순례에서 결집시켰다.
자승 스님은 43일간의 인도 순례 기간동안 다양한 장소에서 전법의 중요성을 설법했다. 2월 11일, 초전법륜지 사르나트 녹야원에서 봉행된 인도순례 입재법회에서 ‘21세기 신(新) 전도선언’을 선포한 스님은 “한국불교를 살릴 길은 전법을 통한 포교”라고 설파했다. 이날 자승 스님은 “처음도 아름답고 중간도 아름답고 마지막도 아름다우며, 말과 내용을 갖춘 가르침을 설해라. 완전히 이뤄지고 두루 청정한 삶을 널리 알려라”라고 말했다. 새로운 시대의 전도선언 선포는 상월결사 인도순례를 계기로 포교에 진력하는 원력을 세우자는 당부였다.
2월 22일 보드가야 마하보디대탑에서 봉행된 세계평화기원법회에서도 자승 스님은 장군죽비 같이 준엄하게 설법을 이어가며 부처님 법을 통한 포교를 강조했다. 자승 스님은 “늘 포교만이 한국불교의 살길”이라며 “포교는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으로 이뤄져야 한다. 마음 속의 느낌이 진실하고 간절하면, 한국불교 중흥은 이루어 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승 스님은 3월 14일, 부처님 탄생지인 네팔 룸비니 대성석가사에서 동화사 신도들을 위한 법문에서도 전법의 의미를 다시 짚었다. 이날 스님은 “국민 속으로, 대중 속으로, 사회 속으로, 중생 속으로 사부대중이 떠나야 한다. 떠나지 않으면 한국불교의 미래는 없다. 사부대중이여 떠나라”고 당부했다.
전법에 대한 의지는 이날 회향법회 회향사에서도 꾸준히 강조됐다. 자승 스님은 부처님이 우리에게 준 임무는 “전법하라”라면서 “전법 없는 불교는 죽어가는 불교”라고 말했다. 한국불교가 당면하고 있는 과제 중에서도 가장 절실한 것이 전법의 위기를 극복하는 일임을 강조한 것이다.
이날 자승 스님은 사부대중을 향해 “성불은 다음생에 미루고, 금생에는 전법하자”고도 했다. 앞으로는 “성불하세요”대신 “부처님 법을 전합시다”로 인사하자는 자승 스님의 말에 법회에 동참한 사부대중들은 열렬한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자승 스님의 회향사에 담긴 ‘전법’에는 불교 중흥을 위한 새로운 포교의 장을 열어가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특히 “성불은 내생에 미루고 금생엔 부처님 법 전하자”는 외침은 불교중흥을 이끄는 우리의 과제로 남았다.
이날 회향사 후에는 전법 원력을 세우고 실천하는 한국불교가 되자는 의지로 앞서 발표된 ‘상월결사 108원력문’에 맞춰 108배를 하며 회향법회가 마무리됐다. 참회가 아니라 원력을 담아 전법과 중흥의 길에 오롯이 서겠다는 다짐의 표현이었다.
임은호 기자 imeunho@hyunb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