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학 교수의 꽃차이야기] 3. 피를 맑게 하고 어혈(瘀血) 풀어줘

3. 젊음을 주는 동백꽃차

2023-02-17     임병학(원광대학교 동양학대학원 교수)

동백나무에서 피는 동백꽃은 11월에서 다음 해 3월까지 피고, 주로 따뜻한 남부지방에 자생을 한다.

가을에 피는 동백꽃을 추백(秋柏), 겨울에 피는 동백꽃은 동백(冬柏), 봄에 피는 꽃은 춘백(春柏)이라 한다.

겨울에 피는 동백꽃은 꽃가루를 수정하여 열매를 맺어 번식을 해야 하는데, 추운 날씨에는 곤충들이 없어서 ‘동박새’가 수정을 한다. 동박새를 맞이하기 위하여 동백꽃은 꿀을 많이 품고 있지만, 꽃향기는 없다. 새에게 꿀을 제공하고 꽃가루받이하는 꽃을 조매화(鳥媒花)라고 한다.

꽃말은 ‘그대를 누구보다 사랑한다’이고, 다른 식물이 모두 지고 난 겨울에 피는 동백꽃을 추운 겨울에도 정답게 만날 수 있는 친구에 빗대어 ‘세한지우(歲寒之友)’라 부르기도 한다. 동백꽃은 꽃이 질 때 꽃잎이 한 장씩 떨어지지 않고 송이 째 툭 땅에 떨어져서 땅에서도 꽃이 핀 것처럼 보이는데, 이루지 못한 사랑에 비유하기도 한다.

동백나무의 이용 부위는 잎·꽃·열매로, 잎은 튀각으로 사용하고, 꽃은 차, 열매는 기름으로 사용한다.

특히 종자에는 65% 이상의 많은 지방을 함유하고 있는데, 중국에서는 동백기름을 불로장생약으로 여겨 진시황(B.C. 246~210년)이 동방의 영주산(제주)에 가서 불로초를 구해오게 하였다고 한다.

<약성>
동백꽃은 성질이 서늘하고, 맛은 달고 맵다. 동백의 성분은 올레인산, 안토시아닌, 사포닌, 루틴, 오메가3(동백기름), 글리세리드 등을 함유하고 있다. 올레인산은 유해한 콜레스테롤 LDL 수치를 감소시키고, 고혈압과 동맥경화와 혈관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다.

오메가3(동백기름) 성분은 피부를 진정시켜주고, 항균작용으로 피부 속 진균을 억제시켜 가려움증 아토피를 비롯해 피부질환 증상개선에 도움을 준다. 루틴은 심혈관 질환 예방에 효과가 있다.

<마음, 기(氣)작용>
동백꽃은 간(肝)에 좋은 태음인의 꽃차이다. 사상체질의 구성을 보면, 태음인이 50%, 소양인이 30%, 소음인 20%이고, 태양인은 0.01%라고 한다. 태음인의 꽃차가 많은 이유이다.

동백꽃은 피를 맑게 하고 어혈(瘀血)을 풀어주며, 산후 출혈에 효과가 있는데, 이는 수곡량기의 혈해(血海)와 관계된다.

수곡량기는 소장(小腸)에서 유(油)가 생성되어 배꼽의 유해(油海)로 들어가고, 유해의 맑은 기운은 코로 나아가서 혈(血)이 되고, 코의 혈이 허리로 들어가 혈해가 된다. 혈해는 피가 사는 집으로, 혈해의 맑은 즙을 간(肝)이 빨아 들여서 간의 원기를 보익하는데, 동백꽃은 혈해를 충만하게 하는 것이다.(그림 참조)

또 동백 오일은 올레인산 성분으로 항균작용, 피부보습, 피부질환 개선에 효능이 있는데, 이는 수곡온기의 니해(훮海)와 관계된다. 니해의 탁재(濁滓)가 피부를 보익하기 때문에 동백 오일은 니해를 충만하게 하는 것이다.

위의 그림에 나오는 생기(生氣)의 개념을 간략히 설명하면, 유해(油海)는 배꼽에 있는 기운 덩어리이고, 혈해(血海)는 허리에 있는 기운 덩어리이다. 청기(淸氣)는 맑은 기운이고, 청즙(淸汁)은 맑은 즙이다. 탁재(濁滓)는 탁한 찌꺼기로 몸의 형체를 이루는 것이다. 보익(補益)은 돕고 더하는 것으로, 혈기(血氣)와 음양(陰陽)의 기운을 돕는 것이다.

<제다 및 음용>
12월~3월에 피려고 하는 동백꽃 봉우리를 채취한다. 받침을 2개정도 떼어내고 큰 꽃은 수술을 제거한다. 저온에서 꽃받침이 아래로 가도록 올려놓는다. 중온에서 꽃을 그대로 두고 덖음과 식힘을 반복하여 완성한다.

동백꽃차는 2송이에 100℃로 끓인 물 200ml를 넣고 2분 동안 우려 음용한다. 동백꽃은 성질이 서늘하기 때문에 몸이 차가운 사람은 소량을 섭취해야 하고, 허약체질은 설사나 복통이 발생할 수도 있다.

<사상인별 음용 소감>
태음인이 마셨을 때, 차를 우림하기 전에 향은 살짝 알싸하면서 구수하고 매콤한 향이 났다. 1차 우린 것에서는 연한 엿기름 맛이 났고, 2차 우린 차의 맛은 끝 맛이 떫었다. 설탕을 묽게 탄 것 같고, 입안에 당기는 맛은 없고, 심심한 맛이다.

또 우리기 전에는 군고구마 단내, 꿀차 향 등 단내가 났다. 첫잔에는 연한 엿질금 맛, 둘째 잔에는 떨떠름한 맛, 셋째 잔에서는 볏짚 삶은 맛, 다 마시고 난 후에는 떫은맛이 입안에 감돌았다. 입 안에 남은 떫은맛이 혀와 입안에 가득히 퍼진다.

다음으로 소양인이 마셨을 때, 동백꽃차의 향은 고추부각 냄새가 났고, 1차 우린 것에서는 구수한 냄새가 났다. 맛은 처음 마셨을 때 약간 떨떠름하였고, 혀 중간에서 시작해서 전체적으로 싸~한 느낌이 퍼졌다. 2차로 우렸을 때는 혀가 우리하고 심장에 열 받는 느낌이었다. 차를 마시고 어깨가 무거워지고, 두통이 약간 생겼다.(머리가 지끈지끈하다) 그리고 심장을 누르는 것 같았다. 확실히 나와는 맞지 않는 것 같다.

다음으로 소음인이 마셨을 때, 차향은 코끝을 톡 쏘는 향과 약간 쓴 내음이 났다. 첫 번째 맛은 엿기름 맛으로 심심하였고, 끝은 떫은맛이었다. 두 번째 잔은 입 안에서 화한 박하 느낌이 들었고, 세 번째 잔은 떫은맛이 덜하고, 목 넘김이 부드러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