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민의 서도로 새기는 경구] 3. 내 삶의 등대 ‘석가모니불’

3. 석가모니불

2023-02-10     효민(서예가)

 

필자는 몇 년 전 교회에 열심을 다하는 안수집사였습니다. 어떤 이유로 교회와의 인연을 끊고 난 후 어느 날 묘한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나는 꿈속에서 어떤 계단에 걸터앉아 고개를 숙이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다가 문득 고개를 들어 앞을 보니 머리가 곱슬곱슬한 어떤 사람과 동자승이 손을 잡고 서 있었습니다. 곱슬머리의 그 사람 뒤로는 눈을 뜨기 어려울 정도의 광채가 보였는데, 그는 눈물을 흘리고 있는 나에게 다가와 나의 눈물을 닦아 주고 한참을 바라보더니 어느 순간 사라졌고 필자는 잠에서 깨었습니다. 평범한 꿈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름쯤 후, 아침에 잠을 깨고 일어나려는 순간 나는 나도 모르게 입에서 이런 말이 튀어나왔습니다. “석가모니불.” 나의 입에서는 계속해서 “석가모니불, 석가모니불…”이 흘러나왔습니다. 마치 하루 종일 같은 노래를 흥얼거리는 것처럼, 그만 하고 싶어도 나의 입에서는 계속해서 “석가모니불”이 흘러나왔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날도, 또 그 다음 날도 계속해서 아침에 눈만 뜨면 입에서 “석가모니불”이 흘러나왔습니다.

불교의 ‘불’자도 모르고 절에도 한 번 가 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참으로 신기하고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사전을 찾아 ‘석가모니불’의 의미를 알게 된 나는 처음으로 가까운 절을 찾아 참배도 해 보고 기도도 해 보았습니다. 그 이후로 나의 일상은 많이 변했고, 언제부턴가 그 변화된 일상을 기쁘게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그 때 그 설명할 수 없는 일은 신기하기만 합니다. 그리고 느닷없이 나를 찾아왔던 그 ‘석가모니불’은 저의 삶에서 늘 등대처럼 서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