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 스님의 마음처방전] 세상을 바르게 봅시다
우리는 사물을 볼 때 자신의 고정관념이나 견해로 봅니다. 사람이나 사물에 대해 어떤 선입견을 갖고 대하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릅니다. 지금까지 가정에서, 학교와 사회에서 학습한 것이 내 견해의 일부를 차지할 것입니다.
새끼줄을 보고 뱀으로 볼 수도 있는 것이 우리의 육안입니다. 뱀을 뱀으로 보아야 하는데, 뱀을 새끼줄로 보는 견해를 가졌다면 큰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눈에는 육안과 심안(心眼)이 있습니다. 육안은 육체적인 눈이요, 심안은 마음의 눈입니다. 심안은 사물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을 가진 눈입니다. 심안으로 보기 위해서는 고정관념, 선입관,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아야 합니다.
현자들은 “있는 그대로 보라”고 합니다. 이 말은 밖으로 드러난 모양새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실체를 꿰뚫어 보라는 의미입니다. 그 말에는 ‘선입견을 가지고 보지 말라’ 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제한된 생각과 제한된 개념으로 세계를 보며, 이것에 반대한 저것이 있다는 관념을 벗어나지 못한 채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물을 볼 때 그것의 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려하지 않고, 자동적으로 자기 관점에 맞도록 수정해서 보려고 합니다. 그러고는 우리 안에 있는 사물의 모양과 눈에 보이는 모양이 일치하면 흐뭇해 하는 겁니다.
우리가 어떤 대상을 본다는 것은 나의 관념에 비추어서 내 마음에 투영된 그 모습으로 본다는 것이지, 결코 어떤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우리가 보는 것은 스스로 각색한 모양입니다. 눈으로 본다고 하지만 뇌가 먼저 보고 판단을 합니다.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실체를 매우 서툴게 각색한 모습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곧잘 좋은 사람, 나쁜 사람으로 분류합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좋은 사람이란 내 구미에 맞는 사람입니다. 말하자면 내 비위를 잘 맞추어 주는 사람이지요. 나쁜 사람이란 내 비위에 거슬리거나, 내 뜻에 잘 따라 주지 않는 사람을 말합니다. 내 앞에 있는 사람을 볼 때도 자신의 생각으로 만들어낸 개념으로 보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사람과 사물에 대해 나쁜 선입관을 가지고 있는 것, 그리고 어떤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비뚤어진 견해를 가진 사람은 자신의 인생을 바른 길로 끌고 갈 수가 없습니다. 이것은 자신을 괴롭히는 요인이 됩니다.
바르게 보기 위해서는 우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