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 스님의 마음처방전] 돈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하루는 수닷타장자가 부처님을 찾아와서 물었습니다. “가장(家長)의 행복이 어디에 있는지 궁금합니다.”
부처님은 수닷타장자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들려주었습니다.
“첫째는 ‘소유’라는 행복이다. 부지런하게 일하여 정당하게 벌인 재산을 갖는 일이다. ‘나는 정직하게 일해서 모은 재산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의 행복이다.
둘째는 누리는 행복이다. 정당하게 얻은 부를 누리면서 공덕을 짓는 것이다. ‘정직하게 얻은 재산으로 훌륭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그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
셋째는 부채를 지고 있지 않은 행복이다. 많거나 적거나 할 것 없이 아무런 부채도 짊어지고 있지 않은 가장이 행복한 사람이다. ‘나는 누구에게도 빚을 지고 있지 않다’고 하는 생각이 행복감을 가져다준다.
넷째는 비난받지 않는 행복이다. 행동, 말, 생각으로 인해 비난을 받지 않는 가장은 행복하다.”
수닷타장자는 일생동안 가난한 사람들을 위하여 많은 보시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부처님을 존경하여 기원정사를 지어 바쳤던 사람입니다. 사업을 하는 수닷타장자는 자신이 이렇게 돈을 벌어도 되는 것인지 궁금하여 부처님께 여쭈었던 것입니다. 부처님은 ‘정당한 방법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만큼 벌어라. 그리고 돈을 벌었다면 인색한 사람이 되지 말고 자신과 가족을 위해 써라. 그리고 남을 위해 베풀어라’라고 했습니다.
부처님은 수행자들에게는 ‘적게 소유하는 삶’을 요구했지만, 일반사람들에게는 ‘정당한 방법으로 돈을 벌어야 한다’라고 했습니다. 오히려 일반인들에게는 경제활동을 적극 권장했습니다.
돈은 나쁜 것도 좋은 것도 아닙니다.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일 뿐입니다. 자신이 돈과 어떤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 더 선해질 수도 있고, 더 악해질 수도 있습니다. 정당하게 부를 성취하여, 자기에게도 이롭고 남도 이롭게 한다면 그것은 돈을 잘 활용하는 것이며, 돈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돈에 집착하지 않고 가치 있게 쓸 줄 아는 사람에게는 돈이 행복을 가져옵니다.
사회에서 지탄을 받을 수 있는 방법으로 부(富)를 성취한다면, 재산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면 돈과 원수를 맺는 것입니다. 돈을 많이 가졌다는 이유로 오만을 부린다면 그것은 돈으로 자신을 헤치는 것입니다.
돈과의 잘못된 관계로 인해 고통을 받더라도 ‘돈벼락 좀 맞아보고 싶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그 고통이 몇 배로 커져 돌아온다는 것에 주목하면 그리 바랄 일도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