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용의 소금&건강] 7. 각자 몸에 맞는 소금 사용해야
7. 소금 제조 기술이 다른 이유
나는 여행을 할 때 소금 제조 시설을 관심 있게 본다. 그때마다 나라마다 지역마다 너무나 다른 시설들과 제조 방법에 놀라게 된다. 왜 나라마다 지역마다 소금 제조시설이 다를까?
유럽지역을 여행하다보면 대한민국에서는 볼 수 없는 소금 관련 시설이나 장치들을 많이 보게 된다. 거대한 구조물인 경우도 있고, 수십 킬로미터로 이어진 소금물 이동길도 있다. 때로는 지하로부터 소금물을 길어 올리는 거대한 펌프인 경우도 있고, 길어 올린 소금물을 농축하는 농축장치도 있다.
아시아 지역을 여행하다 보면 염전 형태의 소금 제조 시설을 많이 보게 된다. 물론 염전 시설이라고 해도 나라마다 다르다. 조그마한 염전들도 있고, 넓은 염전도 있다. 바닷가 염전도 있고 육지 내륙 깊은 곳에 위치한 염전도 있다.
내륙 국가를 여행하면 암염 관련 시설들을 많이 보게 된다. 땅속 깊은 곳까지 굴을 파서 암염을 채취하는 시설도 있고, 고압의 물을 밀어 넣어서 암염을 녹여낸 물로 소금을 만드는 시설들도 볼 수 있다. 과거에는 암염을 그대로 사용하는 때도 있었지만 현재는 대부분 녹여서 재결정화시키는 방식을 택한다. 암염에는 불순물들이 많이 함유되어 있고 성분도 제각각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식용이나 산업적으로 사용하기에는 문제가 많기 때문이다.
이처럼 소금 제조 시설과 소금 제조 방법이 나라마다 지역마다 다르다. 이렇게 소금 만드는 방법들이 다른 이유는 소금을 만드는 원료 즉 해수 혹은 농축 염수의 확보 방법, 필요로 하는 소금의 종류, 그리고 기후조건, 증발을 위한 원료확보 여부 등에 따른 것이다.
예를 들면 영국의 경우 소금을 수입에 의존하다가 소금 증발에 석탄을 사용하면서 소금 생산량이 비약적으로 증가하여 산업혁명에 성공할 수 있는 실질적인 토대를 만들 수 있었다.
독일 같은 유럽의 북부 내륙 국가에서 특이한 시설들을 자주 볼 수가 있다. 하나는 소금물을 멀리 이동시키는 소금물 이동통로와 나무를 이동시키는 시설 그리고 소금물을 증발시키는 수백 미터의 거대한 증발장치가 그것이다. 소금물을 증발시켜서 소금을 만들기 위해서는 엄청난 화석연료가 소모된다. 문제는 이들 소금물과 연료가 같은 곳에 무한정 있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지역은 소금물의 증발을 위해 연료인 나무가 많은 곳으로 소금물을 이동시켜서 그 지역의 풍부한 나무를 연료로 하여 소금을 만들기도 하고, 어떤 지역은 나무를 강이나 운하를 이용하여 소금물이 있는 곳으로 운반하여 소금을 만들기도 하였다. 나무를 운반할 것인지 아니면 나무가 있는 그곳으로 소금물을 운반할 것인지, 경제성에 따라서 소금공장의 위치가 달라진 것이다. 이렇게 확보한 소금물의 농도가 낮으면 거대한 소금물 농축장치를 사용하여 물을 반복 순환시켜 증발 농축한 후 마지막으로 끓이는 장치에 넣어 소금물을 증발시켜서 소금을 만들기도 한다.
화학공업용으로 고순도의 소금이 필요한 곳에서는 이온교환막을 이용하여 고순도 소금을 생산하여 산업에 이용하였다. 고순도의 소금은 이온교환막을 이용하여 염화나트륨만을 모아서 소금을 만들거나, 암염을 물에 녹여서 이물질 및 다른 미네랄을 제거한 후 고순도의 소금을 만들기도 하고, 천일염을 만든 후 세척 등의 방법으로 염화나트륨 이외의 미네랄을 제거하여 고순도의 소금을 만들기도 하였다.
만드는 원료 염수가 다르면 같은 천일염도 만드는 방법이 달라진다. 보통의 천일염은 마그네슘 등의 미네랄이 든 간수 성분의 물은 더는 농축하지 않고 소금만을 수확한 후 나머지 물을 그냥 버린다. 물에 들어 있는 간수 성분이 소금에 포함이 되면 소금이 써서 먹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티베트나 페루 등 지하 염수를 사용하는 염전에서는 염전의 모든 물이 증발될 때까지 내버려 둔다. 모든 염수가 증발하여 소금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즉 염수의 모든 성분을 소금에 포함을 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소금을 만들어도 이들 소금은 쓴맛이 적은 소금이 된다. 그 이유는 소금의 원료인 지하 염수에는 간수 성분이 없기 때문이다. 지하 염수는 암염이 녹은 물이라고 할 수 있다. 암염지역에 물이 스며들어 녹아 나오는 물이 지하 염수이고 염정이라 불리는 소금 우물이다. 암염은 암염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간수 성분인 마그네슘 칼륨 같은 미네랄이 이미 다 제거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그런 소금이기 때문에 이들 소금이 녹은 물 역시 이들 미네랄이 거의 없다. 그러니 모두 증발을 시켜도 염화나트륨이 대부분인 소금이 되고 쓴맛이 거의 없는 소금이 되는 것이다. 물론 이들 지하염수가 녹아 나오는 과정에서 땅속 흙의 일부 미네랄이 녹아 포함이 되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이처럼 소금은 어느 지역에서 어떤 원료를 사용하여 만들어지는가에 따라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소금은 선택하여 용도에 맞는 것을 사용하여야 한다. 산업용 중에서도 화학공업용으로 사용하는 소금은 고순도의 염화나트륨으로 이루어진 소금이 좋다. 식품공업용으로 사용하는 소금은 염도가 표준화된 소금이 좋다. 건강을 위해 먹는 소금은 미네랄이 풍부한 소금이 좋다. 물에 타 먹는 소금은 미네랄이 풍부하면서도 이온화가 잘되어 미네랄 흡수율이 빠른 소금이 좋다. 나는 어떤 이유로 어떤 지역, 어떤 방법으로 제조한 소금을 선택하여 사용하고 있을까? 용도에 맞는 소금, 각자의 몸에 맞는 소금을 찾아서 사용해야 건강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