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정사 창건 30주년] 3. 신심의 회향, 나눔

기도에서 나눔으로 이어지는 ‘공덕 2배’ 시스템

2022-02-09     송지희 기자

기도비‧불전, 나눔으로 회향
매년 전국 군법당 중 90%에
군장병 위한 초코파이 지원

월평균 2000만원 상당 규모
지자체 통해 소외이웃 후원
쌀 지원 규모 연간 130여톤

전국 6개 도량을 중심으로 고통 받는 중생들에게 부처님 가르침을 통한 행복을 전하는 안심정사는 불자들 사이에서 소원성취 도량, 기도도량 등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어느 사찰의 법회를 가도 ‘정말잘돼’ 스티커를 휴대폰 뒷면에 부착한 불자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정도다. 거주지역에 안심정사 도량을 없어 직접 참배하지 못하더라도, 안심정사 홈페이지를 통해 ‘재수불공’에 참여하거나 기도공양을 올리면서 신도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안심정사는 의외로 불교계 외부에서도 인지도가 높다. 지자체 관계자, 특히 군장병들에게는 ‘안심정사’ 명칭 하나로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마력이 있다. 문화재 보유 사찰도 아니고 절경으로 알려진 산사도 아닌 안심정사의 인지도는 바로 ‘나눔’에 있다.

불자가 아닌 이들에게 안심정사는 대표적인 나눔도량이다. 때때마다 지자체 곳곳에 소외이웃을 위한 쌀을 대규모로 후원하고, 전국 군법당 90%에 초코파이 등을 수십년째 지원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나눔규모만 연간 5억원을 상회한다. 그 지속성과 남다른 규모는 안심정사의 나눔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원동력이다. 한번이라도 이를 목격한 이들은 안심정사라는 명칭만 들어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게 되는 것이다.

특히 안심정사는 군부대에서 특히 유명하다. 군포교를 견인하는 주축으로 손꼽히기 때문이다. 군포교는 젊은 세대 불자를 양성하는 핵심토대로 인식되지만, 언제나 이웃종교에 뒤처지고 있다는 아쉬움이 내재된 분야다. 군포교 활성화는 지속적인 지원, 그리고 관심과 직결된다. 때문에 누구나 중요성을 알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다.

안심정사가 군포교 분야에서 손꼽히는 도량으로 자리매김한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바로 ‘초코파이’. 지속적인 초코파이 나눔이 복무중인 군인들을 군법당으로 이끄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단순하지만 명확한 진리다. 실제 초코파이 지원은 즉각적인 변화와 효과를 드러내고 있다. 불교세가 약한 군부대에 초코파이 지원을 시작하면 그해 불교를 선택하는 장병 비율이 80%까지 치솟기 때문이다.

군부대는 초코파이 하나에 종교가 바뀐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만큼, ‘초코파이’를 통한 치열한 종교경쟁의 현장이다. 처음에는 2박스였다. 안심정사가 논산에서 개산한 1990년 초코파이 2박스를 인근 군부대에 전달한 이후, 30년 세월이 지나면서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선호도에 따라 초코바 보시도 추가됐다.

입소문이 나면서 군법사들의 지원 요청이 잇따랐다. 안심정사는 초코파이 지원을 원하는 곳은 어디든지 지원한다는 방침을 토대로, 더 많은 부대에 지원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나갔다.

여기에는 “군법사들이 초코파이를 구하러 다니게 되면 정작 중요한 포교를 못한다”는 안심정사 회주 법안 스님의 확고한 생각이 배경이 됐다. 스님은 “군부대야말로 ‘청년 포교’의 핵심 요지”라는 원력으로 30년째 지속적인 지원으로 군포교에 집중하고 있다. 전국 군법당 90%에 초코파이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해외 파병부대까지도 안심정사의 초코파이가 전해지고 있다.

“군부대에서 불교를 접하고 불연을 맺은 청년들은 사회로 나간 뒤에도 불자가 되거나, 적어도 불교에 호의적인 인상을 갖게 됩니다. 단순히 초코파이라고 생각하면 안돼요. 이를 통해 군법당을 찾아 부처님을 만난 젊은이들은 법당에 한번도 참배해 보지 않은 젊은이들과 불교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매월 초코파이 지원만 평균 2000만원 상당, 연간 1억원을 훌쩍 상회한다. 여기에 ‘럭키체인’ 단주와 ‘부처님말씀’ 소책자 보시도 추가된다. 군장병들을 위해 직접 제작하는 ‘럭키체인’은 불자가 아니라도 누구나 착용할 수 있도록 안심정사만의 스타일로 디자인됐다. 그래서 명칭도 단주가 아닌 ‘럭키체인’이다. ‘부처님 말씀’ 소책자는 분기별로 제작해 전국 군법당으로 배포된다.

‘부처님말씀’ 소책자는 쉽게 풀어쓴 경전 구절과 불교 교리로 장병들에게 인기가 높다. 여기에 달력과 메모장을 첨부했고 자살방지 진언도 함께 수록했다. 군생활을 하는 장병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뭔지 고민하고 또 고민한 결과다. 군장병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가장 많을 때는 24만권까지 배포했다. 제작비와 발송비도 온전히 안심정사의 몫이다. 안심정사가 연간 군포교를 위해 지원하는 액수가 수억원 규모인 이유다.

연초, 명절 등 때마다 지자체를 통해 소외이웃을 위한 쌀도 지원한다. 6개 지자체에 매년 120톤 상당으로 손꼽히는 규모다. 지난해 코로나 사태로 상당수 사찰이 재정난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안심정사는 되레 지원규모가 늘었다. 올해에는 쌀 10톤이 추가된 130톤 규모로 상승했다. 안심정사를 직접 찾아 기도하진 못했지만, 전국 각지에서 어려움을 겪는 불자들이 기도와 재수불공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쌀 후원과 나눔 동참금이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연간 수억원에 달하는 지원기금은 온전히 신도들의 기도비와 공양금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은 놀랍다. 안심정사는 ‘만선공덕회’를 통해 군포교 후원금을 축적하는 동시에, 재수불공 기도비와 방생법회 참가비, 불전 등을 온전히 군포교를 비롯한 나눔으로 회향하고 있다. ‘만선공덕회’라는 명칭에는 “많은 선행으로 공덕의 탑을 쌓는다”는 의미가 담겼다. 명칭 그대로 십시일반의 형태다. 개개인의 원력이 담긴 1만원, 3만원이 모여 매월 수천만원의 나눔활동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주목할 대목은 ‘만선공덕회’를 운영하는 주체 역시 사찰이 아닌 신도들이라는 점이다. 만선공덕회 운영소임을 맡은 신도가 매월 후원금과 지출내역을 정리해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방식이다. 투명한 운영방식은 매년 후원금이 증가하는 토대가 된다. 후원증빙이 필요할 경우에는 안심정사 각 도량의 종무소를 통해 ‘시주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이처럼 안심정사에서 ‘나눔’과 ‘기도’는 하나로 귀결된다. 기도를 통해 들어온 기금을 나눔으로 회향해, 기도에 동참한 불자들이 선업을 쌓는 계기로 삼기 때문이다. 기도의 공덕에 보시의 공덕이 더해져, 기도에 동참하는 것만으로도 삶을 행복으로 이끄는 공덕이 차곡차곡 쌓여간다는 설명이다. 이것이 바로 기도와 나눔으로 이어지는 안심정사의 기본적인 운영 시스템이자, 불자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행복을 전하는 핵심고리인 셈이다. 기도를 통해 모인 금액을 나눔으로 회향하는 과정에서 한발 더 나아가 군포교 일익까지 담당하게 되니 요샛말로 ‘기도의 가성비’가 어마어마하다.

법안 스님은 “재수불공, 혹은 기도공양으로 시작해 점차 나눔의 기쁨을 느끼고, 삶이 조금씩 변화하는 것을 경험한 불자들은 더 열심히 기도하고 더 많은 나눔을 실천하게 된다”며 “기도와 나눔은 나와 타인의 삶을 행복으로 이끈다는 점에서 맥을 함께한다. 기도를 통해 삶을 변화시킨 불자들의 나눔실천이 확산될 수록 우리사회는 더 살기 좋은 불국토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지희 기자 jh35@hyunb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