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정사 창건 30주년]4. 운명을 바꾼 불자들

기도 성취, 1500여건 가피·영험담이 증명

2022-02-09     송지희 기자

전국 수많은 사찰 중에서도 유독 불자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은, 소위 ‘기도발 잘 받는 사칠’이다. ‘기도발’이라는 단어에는 곧 부처님의 위신력에 의존해 삶을 더 행복하게 만들고 싶은 불자들의 염원이 담겼다. 바로 소원성취다. 소원성취는 기복불교의 핵심이다. 그러나 결코 쉽지 않다. 가피담이나 영험담이 불자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이유는 누구나 경험하는 흔한 사례가 아니기 때문이다. 기도를 한다고 성취로 이어지는 것은 절대 아니다. 기도를 한 모든 이들이 소원을 이룬다면 ‘기도발 잘받는 사찰’을 향한 불자들의 관심도 특별하지 않을 것이다. 안심정사 회주 법안 스님이 “기복불교의 핵심은 성취에 있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안심정사(회주 법안)는 불자들 사이에서 손꼽히는 소원성취 도량이다. 대부분의 ‘기도발 잘받는 사찰’이 산중사찰인 것과 대조적으로, 안심정사는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사찰이다. 서울과 부산, 창원 등 6개 지역의 가장 중심지에 각각 자리한 안심정사 도량은 6곳 증 어느 하나 빠짐없이 ‘기도발 잘 받는 사찰’로 인지도가 높다.

사찰터나 도량의 기운에 따른 ‘기도발’이 아니라, 맞춤형 상담을 통한 기도법이 핵심요인이라는 점에 특별함이 있다. 개별 상담을 통해 상황에 맞는 ‘기도처방’을 내리고, 이를 통해 소원이 성취될 수 있도록 이끄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안착됐다. 무엇을 위해 어떤 방식으로 기도를 하는 지 명확한 매뉴얼을 제시해, 누구나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의심이나 고민 없이 기도할 수 있도록 이끈다. 기도를 하고 싶지만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못하거나, 기도를 하면서도 맞는 방식인지 확신하지 못해 혼란스러운 불자들에게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는 셈이다.

그 중심에 회주 법안 스님이 있다. 법안 스님은 불자들이 명확한 확신을 갖고 기도할 수 있도록 기도처방을 내릴 때 일종의 ‘기도매뉴얼’을 함께 제시한다. 그리고 “걱정 말고 기도하라”고 당부한다. 기도에 대한 의구심과 정확하지 않은 지식으로 인한 불안감을 버리고, 경전에 근거한 방식대로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기도하다보면 가피로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운명의 주인공은 자기 자신이기에 스스로가 바뀌어야 운명도 바뀝니다. 기도는 운명을 바꿀 수 있는 힘을 주고, 간절한 기도의 가피는 그 끝이 없습니다. 걱정 말고 일단 기도하세요. 기도는 나를 변화시키고 주변을 변화시켜 결국에는 우리의 삶을 행복으로 이끄는 매개가 될 것입니다.”

때문에 안심정사는 가피담과 영험담이 많기로도 유명하다. 전국 각지에서 안심정사를 찾아 기도로 삶을 변화시킨 체험담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더 유명세를 탔다. 안심정사 홈페이지에 가피담만을 게재하는 별도 게시판이 운영될 정도다. 게시판은 전국, 혹은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일상을 살아가는 불자들이 기도의 과정과 이로 인한 변화를 자발적으로 작성해 게재하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운영된다.

수많은 사연들은 무엇 하나 겹치는 내용이 없다. 각양각색 인간사가 가피담 하나하나에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이다. 삶 속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또는 간절한 발원을 위해 안심정사를 찾은 불자들이 어떤 마음으로 기도하고 삶을 어떻게 변화시켜 나가는 지를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열독률도 상당히 높다.

영험담 중에서도 특히 건강과 치병, 사업성공, 학업성취, 취업, 결혼에 대한 사례가 압도적이다. 세간에 발 딛고 살아가는 재가불자들이 행복해지기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바라고 성취를 발원하는 ‘소원’이기 때문이다.

시작은 소원성취지만, 기도가 깊어질수록 발심해 자신의 마음자리가 바뀌면서 가족 모두가 긍정적으로 변화한 사례도 수없이 많다. 간절한 마음으로 공양을 올린 것만으로도 고민이 해결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가피담은 불자에게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이웃종교를 믿다가 안심정사에서 소원을 성취한 뒤 불교로 개종했다는 체험담도 적지 않다.

교회집사로 활동했다는 A씨는 남편이 집 근처 연무대에서 법안 스님을 만난 후 안심정사 신도가 되면서 인연을 맺었다. 처음 3년간은 남편이 법회에 참석하는 동안 차에만 머물렀다. 동행은 했지만 개신교 신자로서 법회는 물론, 점심공양조차 하지 않았다. A씨는 “교회를 열심히 다니는 동안 항상 꿈자리가 뒤숭숭했기 때문에 밤을 싫어하고 무서워했다”며 “어느날 꿈에 돌아가신 친정아버님 산소가 나왔는데 주변에 부처님이 많이 서계셨다. 이를 계기로 법안 스님을 한번 뵀고 그때부터 인생이 바뀌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법회에 참석하기 시작했고 점차 불공과 기도에도 참여했다. 남편은 안심정사의 여러 일들을 도맡아 봉사하면서 안심정사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질 때쯤, 아들이 입대를 했다. 아들은 군대에서 병을 앓아 청력을 잃었다. 법안 스님과의 상담을 통해 산신삭에서 ‘산왕대신’ 정근을 시작했다. 어느 날 기도 중에 가물가물 아들의 뒷통수에 어떤 손이 지나가면서 하얀 옷자락이 나풀대는 듯한 모습을 봤다. 그리고 아들이 전화를 했다. 병원에서도 포기했던 청력이 기적처럼 돌아온 것이다. 이어서 딸과 시아버지, 조카까지 연이어 가피를 입었다.

“절에 다니느라 바쁜 저희들을 보고 주변에서 ‘절에 가면 밥이 나오냐, 떡이 나오냐’면서 농담도 해요. 그럴 때마다 ’정말 밥도 나오고, 떡도 나오고, 뭐든 다 나오더라‘고 말하죠. 부처님의 은덕을 체험했고 은덕을 믿을 수 있도록 힘이 되주신 법안 스님 덕분에 인생이 정말 확 달라졌어요. 감사합니다.”

B씨는 척추협착증으로 고생하던 어머니를 기도를 통해 치유한 경험으로 눈길을 끌었다. B씨의 어머니는 노령으로 수술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약으로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아 고통이 컸다. 여러 병원을 다녀봤지만 뾰족한 수가 없던 어느날, 어머니와 함께 안심정사에서 법안 스님을 만났다. 스님은 ‘약사여래불 정근기도’를 권했다. 매일 약사여래독경을 틀어놓고 생활했고 입으로도 쉼 없이 명호를 굴렸다. 그리고 어느순간 거짓말처럼 통증이 사라졌다.

B씨는 “신경치료가 아니고서는 답이 없다고 진단했던 의사도 놀라움을 숨기지 못했다”며 “믿고 기도한 덕분에 어머니는 안심정사 일요법회를 열심히 다닐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C씨는 갑작스런 남편의 죽음으로 극심한 우울증을 겪었다. 직장도 다니지 못할 만큼 피폐해진 상황에서, 지인의 소개로 안심정사를 찾았다. C씨는 “첫 만남에서 법안 스님께서 ‘왜 이제 왔냐’고 하시며 <지장경> 49일 독송기도를 하라고 하셨다”며 “사실 믿지 않았지만 지인부부가 함께 기도하겠다고 나서준 덕에 새벽마다 절에 와서 기도를 시작했는데, 3일째부터 약을 먹지 않아도 숨이 쉬어지더라”고 전했다. 기도를 계속하면서 우울증을 완전히 극복할 수 있었고, 슬럼프에 빠져있던 아들도 기도 중 현몽 후에 생각지도 못한 기회로 특기를 살려 취업에 성공했다.

“어느 날 새벽 기도 중에 남편을 봤습니다. 생전 과일도매업을 했었는데 그 모습 그대로 씩 웃고 가는 모습을 보니 얼마나 마음이 편하던지요. 내가 49일 기도한 힘으로 이생에서의 습을 버리고 편히 떠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처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살아가겠습니다.”

사업실패로 벼랑 끝에 내몰린 순간 <지장경> 기도를 시작해 기적처럼 회생하거나 합동천도재 봉행 이후 지지부진하던 사업이 ‘대박’난 사례, 가족과의 오랜 불화가 재수불공 이후 우연한 계기로 눈 녹듯 해소되거나 대인기피‧우울증을 기도로 극복한 사례, 시한부 선고를 받고 기도하던 중 현몽해 건강을 되찾은 사례까지. 1000여건이 훌쩍 넘은 가피담들이 때론 감동을, 때론 웃음을 전한다.

법안 스님은 “안심정사에 깃든 체험담들이 지금 현재 고통에 빠진 또다른 이들이 불연을 맺고 기도를 통해 운명을 바꾸는 매개가 되길 바란다”며 “기도의 목표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진심으로 믿고 기도하다보면 어느 순간 긍정적인 생각으로 단단해진 마음, 행복으로 향하는 인생의 방향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지희 기자 jh35@hyunb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