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경만 해도 도솔천에 태어나
46. 법화경의 공덕
“세존이시여, 말세의 혼탁하고 험악한 세상에서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로 이 경전을 구하는 자나 받아 지녀 읽고 외우는 자, 사경하는 자들이 이 <법화경>의 이치를 수행하려 한다면, 21일 동안을 응당히 일심으로 정진해야 할 것입니다. 21일이 지나고 나면 제가 여섯 개의 이빨을 지닌 흰 코끼리를 타고 한량없는 보살들에 에워싸여 중생들이 보고 싶어 하는 저의 몸을 그 사람 앞에 나타내어 그를 위해 법을 설하여 보여주고, 가르쳐주며, 이롭게 해주며, 기쁘게 해주겠으며, 또 다라니주를 설해주겠습니다.
그가 이 다라니주를 얻으면 아무도 그의 마음을 깨뜨릴 수 없게 되며, 저도 이 사람을 항상 수호하겠습니다.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저의 이 다라니주를 설하도록 허락하소서.
세존이시여, 만약 어떤 보살이 이 다라니를 듣는다면 보현의 신통력을 알 것이며, <법화경>을 염부제에 유포하여 이를 받아 지니는 자가 있으면 이는 모두 보현의 위신력이라 할 것입니다. 만약 이 경을 받아 지녀 읽고 외워 바르게 기억하며 그 뜻을 이해하여 설한 그대로 수행한다면 이 사람은 보현행을 실천하는 사람이요, 한량없고 가없는 부처님들 밑에서 선근을 깊이 심은 사람임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여래께서 손으로 그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실 것입니다.
다만 사경만 하여도 이 사람이 죽고 난 다음 응당 도리천에 태어나게 될 것입니다. 그때 팔만사천의 천녀들이 갖가지 음악을 연주하면서 몰려와 영접해 줄 것이며, 그 사람은 곧 칠보의 관을 쓰고 채녀들 가운데 즐겁게 있게 될 것이거늘 하물며 이를 받아 지녀 읽고 외워 바르게 기억하며 그 뜻을 이해하여 설한 그대로 수행하는 사람이야 더 말할 게 있겠습니까?
만약 어떤 사람이 받아 지녀 읽고 외워 그 뜻을 바르게 이해한다면 그가 죽을 때 수많은 부처님들께서 손을 내밀어 공포를 없애 줄 것이며, 악취에 떨어지지 않고 바로 도솔천의 미륵보살이 계시는 곳, 곧 미륵보살이 삼십이상의 상호를 갖추고 큰보살들의 무리에 에워싸여 백천만억 천녀의 권속을 거느리고 계시는 그 가운데 태어나게 될 것입니다. 이와 같은 공덕과 이익이 있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혜 있는 자라면 마땅히 일심으로 스스로 쓰거나 남들도 쓰게 하며, 받아 지녀 읽고 외워 바르게 기억하며 설한 그대로 수행해야 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지금부터 신통력으로 이 경을 수호하여 여래가 멸도하신 뒤 염부제 안에서 널리 유포해 끊어짐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보현보살이 다시 부처님께 오탁악세의 사부대중이 <법화경>을 받아 지닐 때의 지침을 밝히고 다라니를 설하여 수호하겠다는 서원을 말한다. 다라니를 설한다는 것은 불ㆍ보살이 가진 주술적인 신비한 힘으로 수행자에게 가피(加被)를 입혀주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기간을 21일로 정해 정진하면 육아백상(六牙白象)을 타고 와 법화행자(法華行者)를 보호해 주겠다고 했다. 이는 수행 중에 나타나는 마장(魔障)을 없애 주겠다는 것이다. 예로부터 도고마성(都賈魔盛)이라 하여 도가 높아질수록 마군의 장애가 치성해진다고 하였다. 21일 정진이란 이러한 마장을 없애기 위한 참회기도 같은 것을 말한다. 원각경에서도 삼관(三觀) 이십오륜(二十五輪)의 수행을 시작하기 전에서 120일, 100일, 80일의 세 기간을 근기에 맞춰 정해 참회기도 등을 해야 한다고 경문에서 밝혀 놓았다. <능엄경>은 전체 10권 가운데 9권과 10권이 변마장(辨魔章)이며, 기신론에서도 지관을 닦을 때 나타나는 마경(魔境)을 설하고 있다. 정법을 수행하다가 마경에 끌려가면 사법(邪法)이 되고 만다는 것이다. 이 장에서 설한 내용의 특이한 점은 <법화경> 수지가 보현행 실천이라고 밝힌 점과 <법화경>을 사경만 하여도 미륵 정토인 도솔천에 태어나게 된다고 한 점이다. 보현행이란 보살도를 실천 완성해 나가는 것을 말한다. <화엄경>에서는 10종 광대행원을 설하고 있다. <법화경>에서는 <법화경>이 이미 보살을 가르치는 법문이라고 경문에서 명시해 놓았다. 이승(二乘)의 근기는 <법화경>을 수지 못한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