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생 소리 듣는 관찰자 ‘관세음보살’
41. 관세음보살의 위신력
그때 무진의보살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부처님 향하여 합장하고 이렇게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관세음보살은 그 무슨 인연으로 관세음이라 합니까?”
부처님이 무진의보살에게 이르셨다.
“선남자여, 만약 한량없는 백천만억 중생이 온갖 괴로움을 받을 적에 이 관세음보살의 이름을 듣고 일심으로 관세음보살의 이름을 부르면 관세음보살이 곧 그 음성을 관찰하고 모두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하나니라. 만약 어떤 사람이 이 관세음보살의 이름을 지니고 있는 이는 설사 큰 불속에 들어가도 불이 능히 태우지 못하나니 이 보살의 위신력(威神力) 때문이니라.
만약 큰물에 떠내려가더라도 그 이름을 부르면 곧 얕은 곳에 닿게 되며, 만약 백천만억 중생이 금·은·유리·자거·마노·산호·호박·진주 등 보배를 구하려고 큰 바다에 들어갔을 때, 설사 폭풍을 만나 그 배가 나찰 귀신의 나라에 닿았을 적에 그 가운데 한 사람이라도 관세음보살의 이름을 부르는 이가 있으면, 여러 사람들이 모두 나찰 귀신들의 재난에서 벗어나게 되나니, 이러한 까닭으로 관세음(觀世音)이라 하느니라.
만약 또 어떤 사람이 해를 입게 되었을 때 관세음보살의 이름을 부르면 해치려던 사람이 가진 칼이나 작대기가 조각조각 부서져 해를 입는 것에서 벗어나게 되느니라.
만약 어떤 중생이 음욕이 많더라도, 항상 관세음보살을 생각하고 공경하면 곧 음욕을 여의게 되며, 만약 성내는 마음이 많더라도 항상 관세음보살을 생각하고 공경하면 곧 성내는 마음을 여의게 되며, 만약 어리석음이 많더라도 항상 관세음보살을 생각하고 공경하면 곧 어리석음을 여의게 되느니라.
무진의여, 관세음보살은 이러한 큰 위신력이 있어서 중생을 이롭게 하나니, 그러므로 중생들은 항상 응당히 마음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니라.
만약 어떤 여인이 아들을 낳기 위하여 관세음보살에게 예배하고 공양하면 곧 복덕과 지혜를 갖춘 아들을 낳게 되며, 만약 딸을 낳고자 하면 곧 예쁘고 잘생긴 딸을 낳으리니 이 아이가 숙세에 선근을 심었으므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으리라.
만약 어떤 중생이 관세음보살에게 공경하고 예배하면 얻는 복이 헛되지 않으리라. 그러므로 중생들은 모두 관세음보살 이름을 받아 지녀야 하느니라.”
대승 경전에 등장하는 수많은 보살들이 있지만 그 가운데 불자들에게 가장 친숙하게 느껴지는 보살이 관세음보살이다. 대승의 삼대(三大) 보살을 문수보살, 보현보살, 관음보살이라 한다. 문수는 지혜를 상징하고 보현은 행원을 상징하며 관음은 자비를 상징한다. 사람의 신체에 비유하여 말하면 문수는 눈이고 보현은 발이며 관음은 손이다. 중생들을 눈으로 보고 발로 움직여 다가가 손으로 보살펴 주는 것이 보살행이다. 삼위일체(三位一體)의 보살행이지만 이러한 남을 위하는 보살행을 ‘자비의 손길’이라 줄여 말한다.
위의 내용이 설해져 있는 ‘관세음보살보문품’을 별도로 유통시켜 〈관음경〉이라고도 한다. 관음신앙의 근거가 되는 경이다. 무진의보살의 질문에 부처님이 관세음보살의 위신력을 설명해 주면서 관세음보살의 이름의 인연을 설명해 준다. 세상 사람들이 관세음보살의 이름을 부르면 그 음성을 듣고 위신력을 발휘해 모든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 준다는 것이다. 불, 물, 바람 이른바 삼재(三災)의 재앙에서 구원해 줄 뿐만 아니라, 탐욕과 화, 그리고 어리석음의 삼독심을 없애주며, 중생이 원하는 소원을 다 이루게 해 주는 보살이니 관세음보살의 이름을 받아 지니라고 권하고 있다. 병이 있는 환자에게 병을 낫게 하는 약이 있으니 이 약을 받아먹어 보라는 것처럼 말해 놓았다. 〈관음찬(觀音讚)〉에는 관세음보살을 대의왕(大醫王)이라 칭하고 있다. 〈법화경〉 외에도 관세음보살은 〈화엄경〉 53선지식 속에도 등장하고 〈능엄경〉 ‘이근원통장’에도 나온다. 중생의 소리를 듣는 관찰자가 되어 보문시현(普門示現)하여 어디든지 출현하여 중생의 고난을 구원해 주는 불교의 성모(聖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