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음보살의 현일채색신 삼매
40. 묘음보살의 자유자재
“화덕이여, 이 묘음보살은 사바세계의 모든 중생들을 구제해 주는 자이니라. 이 묘음보살이 갖가지로 몸을 변화시켜 나타내어 이 사바세계 안에서 모든 중생들에 이 경전을 설하지만, 그 신통, 변화, 지혜에 있어서는 아무런 감소도 없느니라. 이 보살이 갖가지 지혜로 사바세계를 환히 비추어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각각 알아야 할 것을 알게 하며, 시방의 항하 모래알 수의 세계에서도 또한 그렇게 하느니라.
만약 성문의 몸으로 제도할 이에게는 성문의 몸을 나타내어 법을 설해 주며, 벽지불의 몸으로 제도할 이에게는 벽지불의 몸을 나타내어 법을 설해 주며, 보살의 몸으로 구도할 이에게는 보살의 몸을 나타내어 법을 설해 주며, 부처님의 몸으로 제도할 이에게는 부처님의 몸을 나타내어 설을 설해 주나니, 이와 같이 여러 가지로 제도할 바를 따라서 몸을 나타내며, 나아가 열반으로써 제도할 이에게는 열반을 나타내 보이느니라. 화덕이여, 묘음보살마하살의 큰 신통과 지혜의 힘을 성취한 일이 대개 이러하니라.”
그때 화덕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묘음보살이 깊이 선근 심었음을 알겠나이다. 그러하오나 세존이시여, 이 보살은 그 무슨 삼매에 머물러 있기에 능히 이와 같이 온갖 곳에 몸을 바꾸어 나타내어 중생을 제도하는 것입니까?”
부처님이 화덕보살 향하여 이르셨다.
“선남자야, 그 삼매의 이름은 현일체색신(現一切色身)이니라. 묘음보살이 이 삼매에 들어 있으므로 능히 이렇게 한량없는 중생들에게 이롭게 하느니라.”
이 묘음보살품 설하실 때 묘음보살을 따라 함께 왔던 8만 4천 보살들이 모두 다 현일체색신삼매 얻었으며, 이 사바세계의 한량없는 보살들도 또한 이 삼매와 다라니를 얻었다.
그때 묘음보살마하살이 석가모니부처님과 다보부처님의 탑에 공양을 모두 마치고 본토로 돌아갔다. 지나가는 국토마다 여섯 가지의 진동이 일어나는 가운데 보배 연꽃의 비가 내리고 백천만억의 온갖 음악 소리가 일어났다. 본국에 이르자 8만 4천 보살에게 둘러싸여 정화수왕지 부처님이 계시는 곳으로 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사바세계에 가서 중생들을 이롭게 하였습니다. 석가모니부처님을 친견하고 다보부처님의 탑을 찾아 예배하고 공양하였습니다. 또 문수사리법왕자보살도 만났으며, 약왕보살, 득근정진력보살, 용시보살 등도 만났습니다. 그리고 8만 4천 보살들로 하여금 현일체색신(現一切色身)삼매를 얻게 하였습니다.”
이 묘음보살내왕품(妙音菩薩來往品)을 설할 때에 4만 2천 천자(天子)가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고, 화덕보살은 법화삼매(法華三昧)를 얻었다.
〈법화경〉이나 〈화엄경〉에 등장하는 보살들은 모두 부처님 역할을 대행하는 대비의 화신들이다. 이 보살들의 활동의 특징은 삼매에 들어 중생들을 위한 요익행(饒益行)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 장에서 묘음보살이 몸을 자유자재하게 변화시켜 나타나는 ‘현일체색신삼매’를 얻었다고 밝히고 있다. 관세음보살의 32응신을 나타내는 것과 같은 이야기이다. 더구나 열반과 같은 법을 나타내 보이기도 한다고 하였다. 이는 중생을 구제하려는 대비원력이 일체 고통을 여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상징한다. 다시 말해 고난에 처해 괴로워하는 중생들에게 불·보살의 가피(加被)와 은혜가 미쳐 안락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종교가 가지고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신앙이다. 인본주의(人本主義)와 자력수행을 내세우는 불교에서 초기 소승불교에서는 교리의 이해에 치중하여 번뇌를 끊음에만 몰두 불·보살에 대한 신앙체계가 확립되지 않았다. 그러나 후기 대승불교에 와서 경전을 수지 독송과 함께 암송하는 수행법과 불·보살 명호를 부르는 염불 수행법 등이 나오고부터 예경의례가 생기고 특정 불·보살에 대한 신앙이 생기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신라 시대부터 특히 관음신앙이 널리 민간에 유포되었는데 〈법화경〉 ‘관음보살보뭄품’이 관음신앙의 근거가 된다. 이를 의지하여 관음예찬문 등도 지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