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정사 창건 30주년] 1. 한국불교 새 바람

소원성취·나눔·교육으로 참 불자 양성

2021-10-07     송지희 기자
안심정사 회주 법안 스님은 불자들의 소원성취와 나눔·교육을 통해 한국불교 새 바람을 일으킨 주역이다.

‘정말 잘돼, 할 수 있어’ ‘불행 끝, 행복 시작’. 귀에 쏙쏙 박히는 슬로건으로 ‘불자들이 행복한 불교’를 만들어가고 있는 안심정사(회주 법안)가 올해 창건 30주년을 맞았다.

안심정사는 충남 논산 시골마을 포교도량에서 시작해 30년만에 서울 중심부인 강남을 비롯한 전국 주요도시 6곳 도량으로 확대되는 이례적 성장세로 주목받아 왔다. 창건 당시 신도 1가구로 시작해 현재 전국 각지에 등록된 신도가구만 3만 세대에 달하는 등 포교의 모범사례로 손꼽힌다.
무엇보다 재가불자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 실질적인 행복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끈다는 점에서, 한국불교의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는 평가다. 코로나19 사태에도 흔들림 없이 오히려 나눔규모를 확대하고 새 도량 창건불사까지 준비 중이다. 30주년을 맞아 안심정사의 이례적 성장의 요인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한국불교의 나아갈 방향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기도통해 소원성취 이루고 나면
불교교육으로 신심도 증강 시켜
지속적인 대규모 나눔으로 회향

‘운명을 바꾸는 기도’로 입소문
부처님 가르침으로 행복 전해
30년만에 신도가구 3만세대로

안심정사는 불자들 사이에서 ‘운명을 바꾸는 기도’로 입소문난 도량이다. 어떤 어려움에 직면하더라도 기도를 통해 이를 변화시키고 종국에는 행복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단순하지만 명확한 가르침을 전하기 때문이다. 이는 불교가 중생구제, 즉 고통받는 중생을 행복으로 이끄는 종교여야 한다는 회주 법안 스님의 확고한 원력에서 출발한다. 부처님 가르침이야말로 ‘행복’으로 향하는 바로미터라는 신념이다. 

법안 스님에 따르면 부처님 가르침은 힘든 중생의 마음을 위로하는 막연한 의지처가 아니다. 오히려 살아가는 순간순간 직면하게 되는 숱한 어려움들을 극복하고 이겨내는 힘을 주는 가르침이며 이를 통해 삶을 더 행복하게 변화시킬 수 있는 진리가 담겨있다. 이미 한국불교의 오랜 역사 속에서 수많은 민초들의 신심으로 증명돼 온 바다.

안심정사의 홈페이지에 기도를 통한 영험담은 현대판 신심의 상징이다. 건강, 자녀의 학업, 사업과 직장 등 재가불자들이 직면하는 모든 고통에 대한 극복기가 바로 이 영험담에 가득하다. 안심정사는 홈페이지에 축적된 영험담들을 모아 ‘운명을 바꾼 사람들’ 시리즈를 순차적으로 출간하고 있다. 부처님 가르침이 삶을 실질적인 행복으로 이끌 수 있음을 증명해, 더 많은 대중들이 이를 접하길 바라는 취지에서다. 

재가불자들도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추구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요즘의 한국불교계 흐름과는 다소 차이가 있어 보이기도 한다. 아마도 그 근본자리가 ‘기복’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한국불교가 ‘기복’을 무작정 배제하기 보다는 기복 속에 내재된 불교의 진수를 알리기 위한 법안 스님만의 방편이다. 힘든 삶 속에서 고통 받는 대다수 중생들에겐 깨달음을 위한 선문답보다, 기복이라 할지라도 마음을 기대고 행복을 구하는 방편이 더 간절함을 알기 때문이다.

법안 스님은 한국불교가 ‘기복’을 외면해선 안된다고 단언한다. 기복불교는 불자들이 부처님 가르침의 정수를 향해 나아가는 첫 걸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과 부귀영화, 그리고 안락한 삶을 영위하는 것은 세간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가장 세속적이면서 현실적인 바람이다. 불자들은 신심을 내고 종교가 없는 이들은 불교를 만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안이 소원성취인 이유다. 

법안 스님에 따르면 기도를 통해 소원을 성취한 불자들은 단순히 그 자리에 머물지 않는다. 직면한 여러 문제들을 극복하고 삶의 평안을 찾은 이후에는, 자연스레 부처님 가르침의 정수를 더 깊이 만나기 위해 경전을 공부하고 수행에 매진하게 되며, 나와 내 가족을 넘어 더 많은 이들의 행복을 위해 이를 회향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기복’은 재가불자들이 발 딛고 선 그 자리에서 실질적인 행복을 발원하고 이뤄가는 주요한 방편인 동시에 불자로서 신심을 기반으로 참불자로 성장해 갈 수 있는 굳건한 토대가 된다. 

안심정사의 신행 프로그램이 소원성취를 위한 기도 뿐 아니라, 교육, 나눔·봉사, 대사회 활동 등으로 체계화된 이유이기도 하다. 현실적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안심정사를 찾은 이들은 구체적인 신행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적합한 ‘기도’를 하며 조금씩 삶을 변화시켜 나간다.

기도는 나눔과 동시에 행해진다. 기도비, 즉 불공을 올리는 비용이 안심정사의 나눔기금으로 적립돼 회향되기 때문이다. 자신을 위해 기도하는 행위를 다른 이를 위한 실천행으로 회향되도록 체계화된 시스템이다. 

때문에 안심정사의 나눔규모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불자들에게는 ‘기도도량’으로 인식되지만, 사회적으로는 대규모 나눔행보로 인지도가 높다. 나눔은 포교와도 직결된다. 군포교 활성화를 위한 초코파이 지원사업은 군부대의 군인 종교순위를 뒤바꿀 정도로 영향력을 지닌다.

비종교인도 착용할 수 있도록 ‘럭키체인’이라는 명칭으로 지원되는 단주는 군인들 사이에서 ‘핫한 아이템’으로 손꼽히며, 군법당을 중심으로 한 불서보급활동을 통한 실질적인 포교효과도 적지 않다. 특히 밀착적이면서도 대규모로 진행되는 안심정사의 군포교 지원활동은 열악한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군법사들에게는 든든한 의지처인 동시에, 젊은 불자 감소로 고민이 깊은 한국불교계에 희망의 씨앗을 심고 있다는 평가다.

불교교육에 대한 확산력도 눈에 띈다. 재수불공, 방생, 철야기도 등을 통해 안심정사와 인연을 맺은 불자들은 경전에 근거한 스님의 법문을 통해 기도를 넘어 일상수행으로 나아가는 동시에, 불교기초교육을 시작으로 한 경전강설 등 심층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깊이를 더한다. 기복에서 출발해 참 불자로 거듭날 수 있는 교육체계를 확고히 하고 있는 셈이다.  

안심정사가 창건 30년만에 보여준 이례적인 성장세는 바로 기도와 나눔, 교육, 불사가 동시에 이뤄지는 이 같은 안심정사의 시스템의 성과다. 
 

회주 법안 스님은 이제 30년 노하우를 응집해 한국불교계에 아젠다를 제시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최근 공식개원한 ‘안심불교학술원’이 대표적이다. 일반인부터 스님까지 모든 이들이 불교를 배우고 사찰 운영 실수를 습득할 수 있는 종합교육기관으로, 안심불교학술원에서 제공되는 모든 강좌는 안심정사의 전폭적인 지원하에 전부 무료다. 누구나 뜻이 있다면 배울 수 있도록 길을 열어두겠다는 것이다. 

무상교육임에도 퀄리티는 최고수준이다. 태고종 중앙종회의장 법담 스님을 원장으로, 금강대 前 총장 정병조 교수(동국대 명예교수)을 석좌교수로, 홍승기 동국대 명예교수를 사무총장으로 모신 가운데, 한국불교 현장에서 남다른 역할을 수행해 온 각 분야 전문가들이 불교의례와 교학, 명상, 사찰 교양, 사찰경영 실무에 대한 강의에 나선다. 안심불교학술원은 서울도량에 위치하며, 홈페이지 등을 통해 비대면으로 참여할 수 있다. 

불사도 현재진행형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사찰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은 스님들의 인수요청이 잇따르면서 자연스레 이뤄진 불사다. 논산본찰을 비롯한 기존의 6개 도량에 더해, 2곳 도량개원을 준비 중이다. 각 도량의 특화분야도 명확화했다. 논산본찰이 법문을 중심으로  안심정사의 중심축 역할을 수행하는 가운데, 안심불교학술원을 운영하는 서울도량은 교육, 부산도량은 방생, 창원도량과 대구도량은 기도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법안 스님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많은 사찰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지금의 위기는 오히려 불자들이 신행에 매진하기 좋은 기회임을 안심정사 신도들을 통해 확신할 수 있었다”며 “어려움 속에서도 기도와 나눔을 통해 참된 불자로 거듭나는 수많은 신도들이 있다. 안심정사는 한국불교 중흥에 일익을 담당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지희 기자 jh35@hyunb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