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부대중 1만일 기도원력이 곧 불사”

만일결사 2500일 회향한 법륜사 주지 현암 스님

2021-08-20     송지희 기자

“만일결사는 30년간 이어지는 기도입니다. 매일매일 기도와 나눔을 실천하는 불자 한사람 한사람이 자신을 변화시키고 주변을 바꾸고 나아가 사회를 바꾸는 씨앗이 되는 과정이지요. 결사에 동참하는 사부대중의 원력, 그 자체가 곧 이 세상을 불국토로 만드는 불사인 셈입니다.”

용인 법륜사가 2014년 8월 17일 입재한 ‘붓다로 살자 운동 실천을 위한 만일결사’가 8월 8일 2500일 회향을 맞았다. 햇수로만 7년, 1만일 중 4분기의 첫 번째 목표를 달성한 셈이다. 코로나 팬데믹에도 흔들림 없이 결사를 이끌고 있는 주지 현암 스님은 “만일결사의 핵심은 ‘기도’”라며 “기도에 기반을 둔 불자들의 실천행은 그 자체로 불사의 과정”이라고 단언했다.

법륜사의 만일결사는 수행과 나눔, 생명, 평화, 문화 5가지로 구성된 조계종 ‘붓다로 살자’ 5대 결사의 일환이다. 결사를 선포했던 조계종 집행부가 바뀌고 7년이 지나면서 기억에서 잊혀지는 모양새지만, 당시 원력을 모아 만일결사에 나선 법륜사에서는 여전히 붓다로살자 5대 결사의 취지와 의미가 성성하게 살아 숨쉬고 있다.

법륜사 만일결사의 특징은 개개인의 기도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양한 결사 프로그램을 통해 5대 결사의 취지를 되새기고 불자들의 실천을 돕는다. 법화경 독송과 108배, 명상, 사경 중 한 가지 수행을 선택해 지속하는 가운데, 매주 토요일 오후 7시부터 밤 12시까지 함께 수행정진하는 법석을 마련하고, 100일 회향마다 무차법회를 통해 법담을 나누며 원력을 다진다. 코로나9 사태로 변동은 있지만 도반과 함께하는 결사의 기본취지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매일 1000원을 ‘좋은 이웃되기 기금’ 에 보시해 나눔결사의 실천도 이끈다. 보시금은 장학금을 비롯해 소외 이웃을 위한 지원기금으로 사용된다. 매년 동지때 팥죽나눔을 비롯한 봉사에 나서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평화결사의 일환으로 매년 6월 6.25전쟁 당시 희생당한 고혼을 위한 기도법회를 봉행한다. 전쟁으로 인한 아픔을 다독이고 평화를 염원하는 법석이다. 문화결사인 산사음악회, 사찰음식 대중공양과 바자회를 통해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사찰의 모범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또 한가지 법륜사 만일결사의 특징은 현암 스님의 원력에 있다. 스님은 이미 2012년부터 3년간 산문 출입을 금한 채 <법화경> 독송기도를 회향한 바 있다. 대중과 함께하는 만일결사는 3년 기도를 회향한 스님의 원력을 대중에게 회향해 수행문화의 확산을 이끌겠다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법륜사는 원창건주이자 제 은사이신 상륜 스님이 창건하신 도량입니다. 2005년 산문을 열었지만 2년 뒤 스님의 입적으로 제가 주지 소임을 맡게 됐죠. 2008년 스님의 49재를 끝내고 보니 막 창건해 신도는 없고 불사로 인한 빚이 적지 않은 막막한 상황이었습니다. 무작정 기도를 시작했어요. 자비도량참법 기도를 기본으로 안거 중에는 신묘장구대다라니 기도를 이어갔죠.”

점차 신도들이 늘기 시작했다. 2012년 3년 기도에 입재할 당시 신도 20명이 동참했고, 회향한 2014년에는 110명으로 늘었다.

스님은 “법의 수레바퀴를 굴린다는 의미의 법륜사인만큼, 만일결사는 기도와 수행, 나눔으로서 법륜의 디딤돌을 놓겠다는 의지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팬데믹이 닥친 지난해에는 관음전 부처님을 새롭게 봉안하기 위한 <법화경> 사경기도가 한창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 사태 이후 신도들의 사경기도 동참은 외려 증가해 이 중 120명이 사경집을 봉안했다.

네이버 밴드 등 SNS를 활용한 동참도 더욱 확대됐다. 코로나라는 이례적인 상황이 되레 결사대중들의 원력을 굳건히 하는 계기로 작용한 셈이다.

스님은 “부처님 가피로 기대 이상의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감동적이다”며 “어려운 시기 결사대중들의 원력이 더 폭넓게 모이고 있다는 자체으로도, 만일결사가 곧 세상을 맑히는 불사라는 믿음을 갖게 된다. 끝까지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법륜사 만일결사 회향일은 2042년 1월 1일이며, 누구나 동참할 수 있다. 031)332-5703

송지희 기자 jh35@hyunb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