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포교일기] CPE교육은 ‘발효 수행’
지난 7월 4일 전국비구니회 CPE센터는 8명의 첫 교육수료생을 배출했다. 16주간의 장거리 마라톤 같은 교육이었지만, 그렇기에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15주 동안은 비대면 온라인으로 진행했고 마지막 주인 16주에는 대면으로 CPE센터 강의실에 모여앉아 평가하며 조언하는 시간을 가졌다.
교육을 시작할 때는 자신들의 약점에 민감하였는데 어느새 학생들은 자신의 약점을 이해하고 수용하며 의식을 확장해가는 모습으로 성장해 있었다. 자신을 ‘작은 돌’로 비유했던 한 학생은 보잘 것 없는 작은 돌이 아니라, 큰 돌의 중심을 잡아주고 돌과 돌 사이를 연결해주는 더 큰 돌로써 자신의 존재감을 찾아가기도 하였다. 그렇게 교육생 모두는 마치 선재동자가 53선지식을 통해 구법의 여정을 하듯 서로가 서로의 모습을 거울삼아 자신을 깨닫고 변화해 갈 수 있었다.
수료식에는 전국비구니회장 본각 스님께서 직접 학생들에게 수료증을 수여하며 격려와 지지를 아끼지 않았다. 수료 후에는 케이크까지 마련해서 사중 스님들과 함께 축하파티를 개최했다. 여운이 깊게 남는 수료식이 아닐 수 없었다.
교육이 끝나고 한 기자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교육을 마치면서 받게 되는 수료증이 사회에 어떻게 쓰이고 병원 포교에 활용되는 것인지에 대해서 말이다. 나는 피식 웃음이 났다. 처음 ‘깨침 수행’을 통해 한 소식하면 마치 초인처럼 바로 세상에 이바지하는 존재가 되는 줄 알았던 나 자신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간화선이 ‘깨침 수행’이라면 CPE교육은 ‘발효 수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CPE교육은 타인을 돌보는 데 걸림돌인 자신의 약점들을 교정하여 객관적인 돌봄의 능력을 겸비한 깊이 있는 돌봄가로서 거듭나는 수행인 거죠.”석연치 않아 하는 기자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 지 잠시 말문이 막혔다. 나는 수료증이 사회에 쓰이고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 위해 결성된 ‘자비실천 병원포교단’을 소개했다. 병원포교를 ‘자비실천수행’으로 자리매김하며 새로운 수행문화를 선도하기 위해 모인 스님들의 승가결사체를 기자도 알고 있었다.
나는 앞으로 병원포교의 원력을 세운 수행자들의 공동체가 세워지고 위기에 처한 이들이 스님들의 영적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연계하고 적극적으로 돌봄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뿐만 아니라, CPE교육을 주도해갈 지도자를 양성하여 불교 CPE수퍼바이져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게 될 것이라는 말도 함께 전했다.
기자는 “스님 굉장히 기대가 되고 교계의 기자로서 자랑스럽습니다. 저희도 응원하고 좋은 기사로써 함께할테니 언제든지 연락주세요”라고 하며 진심어린 응원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