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실체

2021-07-11     용수 스님

행복하지 못하는 것의 주요 원인은 행복해야 된다는 강박입니다. 행복을 만들려고 찾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고통을 부인하고 긍정을 추구합니다. 행복하지 못하면서 행복해 보이려고 하는 것은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꽃으로 덮어놓는 것과 같습니다. 자신까지 속일 수 있어요. 불교는 긍정주의가 아니라 현실주의입니다. 부처님께서 성불하고 나서 “무지한 존재의 본질은 고통이다. 그 원인은 실상을 모르고 자신과 현상에 집착하는 마음의 습관 때문이다. 고통을 인정하고 원인을 밝혀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행복하지 못해요. 일시적인 즐거움은 알지만 진정한 행복은 잘 몰라요. 매우 제한적이고 무력하게 하는 탐진치의 마음이 작동하고 있는데 어떻게 행복할 수 있겠어요? 미칠 정도로 불행하고 불안하고 우울하세요? 정상입니다. 자신만 그런 게 아니라 모두 그래요. 다행이지 않나요. 고통과 아픔을 인정하면 마음이 너무 홀가분해져요. 다른 사람에 대한 연민이 저절로 생겨요. 쉽게 봐줄 수 있고 잘해 주면 너무 감사해요. 자신에게 친절할 수 있고 그나마 잘 버티고 있는 모습이 뿌듯해요. 자신과 다른 사람에 대한 기대가 없어져요. 그리고 행복하지 않아도 되요. 큰 안심이 생겨요. 인정과 받아들임, 이것이 부처님께서 제안하신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