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우천에도 ‘연등회’ 불 밝혔다

봉축위, 5월 15일 부처님오신날 연등회 봉행 사상 최초 ‘언택트 연등회’ 참여단체 줌 접속해 동참 “코로나19 종식” 발원해 인류무형유산 등재 축하도

2021-05-15     글=신성민 기자, 사진= 박재완 기자, 영상=노덕현 기자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회와 연등회 보존위원회는 5월 15일 ‘불기2565(2021)년 연등회’를 서울 종로 조계사 일원에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봉행했다. 사진은 종단 대표자들의 연등행렬.

코로나19도 우천도 부처님오신날을 찬탄하기 위한 사부대중의 원력과 환희심은 막을 수 없었다.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유행으로 지난해 연등회는 취소됐지만, 올해에는 온라인을 활용한 언택트 연등회로 봉행됐다.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회와 연등회 보존위원회는 515불기2565(2021)년 연등회’를 서울 종로 조계사 일원에서 봉행했다. 시작은 조계사 앞마당 특설무대에서 봉행된 연등법회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 기념식이 알렸다. 이날 연등회는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지키며, 온라인을 통해 진행됐다. 

조계사 특설무대에서 봉행된 연등법회에 참석한 사부대중의 삼귀의와 반야심경을 봉독하고 있다.

60여 연등회 참여단체들은 (Zoom)’을 통해 연등법회와 유네스코 등재 기념식에 참여하며 부처님이 이 세상에 오심을 찬탄했다.

연등법회는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장 원행 스님(조계종 총무원장)을 비롯한 천태종 총무원장 문덕 스님, 진각종 통리원장 도진 정사, 관음종 총무원장 홍파 스님, 총지종 통리원장 인선정사 등 내외빈들의 희망과 치유의 등공양으로 시작됐다.

코로나19 유행으로 대규모 집회가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연등회는 '온라인 연등회'는 변화를 선택했다. 줌을 통해 진행된 이날 연등회에 참석한 대중들이 대형 스크린에 보인다.

원행 스님은 개회사를 통해 불기2565년 연등회는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으로 등재되어 첫해를 맞이하는 특별한 날이라며 연등회 안에 함께하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자발적 참여 정신은 전 세계적인 위기를 함께 극복해 나아가기 위한 해법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라는 선지식을 맞아 우리가 서로 다르지 않고, 국경이라는 경계는 의미가 없으며, 분별심으로 어느 것 하나 해결할 수 없음을 깨닫고 있다면서 내 주변의 이웃과 동행하는 일이 나의 삶을 윤택하고 행복하게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자비의 일상적 실천이야말로 우리가 가야할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연등법회 시작을 알리는 희망과 치유 연등 점등식.

항상 동국대운동장에서 흥겨웁게 펼쳐졌던 연희단의 율동은 동영상으로 대체됐다. 이를 위해 불교레크리에이션협회는 47일부터 한달동안 연등회 율동 챌린지를 진행했다. 개인 및 2인 이상 팀들이 참여한 율동 영상들을 취합·편집해 연등법회에서 공개된 것이다. 율동 동영상에 상영되자 줌으로 참여한 단체들은 카드섹션과 연등을 흔들며 호응했다.

이와 함께 동참 대중은 발원문을 통해 세상과 함께하는 불자가 되길 서원했다. 동참 대중은 안현민 한국대학생불자연합회장이 대표로 낭독한 발원문에서 큰 서원과 물러나지 않는 신심으로 온 생명의 행복과 평화를 위해 희망과 치유의 연등을 밝히겠다면서 살아있는 모든 것은 고귀한 존재임을 알고 내 몸과 같이 여기며 고통과 질병으로 신음하는 모든 이들의 회복을 위해 정진하겠다고 발원했다.

연등법회 이후 진행된 유네스코 등재 기념식에서 김현모 문화재청장이 원행 스님에게 등재 인증서를 전달하고 있다.

이어서 지난해 12월 연등회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축하하기 위한 유네스코 등재 기념식가 열렸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김현모 문화재청장이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에게 유네스코 등재 인증서를 전달했다.

원행 스님은 등재 기념사를 통해 등을 밝혀 지혜와 자비로 행복한 세상을 기원하는 연등회는 천년 이상 이어진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전통문화이며 축제라며 세대전승을 온전히 지켜온 소중한 우리의 문화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계기로 대한민국의 자부심이 후대에 잘 이어지도록 연등회의 보존과 전승에 더욱더 정성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이 등재 기념사를 하고 있다.

인증서를 전달한 김현모 청장은 “2012년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이후 8년만에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됐다. 인종, 종교, 나이, 성별을 뛰어넘은 세계인의 축제로 인정을 받은 것이라며 문화재청도 연등회의 가치를 보존 위하기 위해 관심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계·연예계 등 각계 인사의 동영상 축사도 이어졌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연등회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는 한국이 문화 일류국가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자비와 화합의 광명이 온 세상에 널리 퍼지길 바란다고 축하했다.

연등회 하이라이트 제등행렬. 올해는 조계사 일원을 도는 것으로 축소돼 진행됐다.

이원욱 국회 정각회장은 연등회가 세계인이 인정하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이 됐다. 어려운 이웃의 희망이 되어주는 축제로 보존되길 바란다고 기원했으며, 주윤식 중앙신도회장은 연등회가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이어갈 수 있도록 중앙신도회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연등법회와 유네스코 등재 기념식 이후에는 연등회의 하이라이트인 제등행렬이 축소·진행됐다. 행렬은 조계사 일주문부터 안국사거리-공평사거리를 순회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연등회 깃발을 시작으로 각 종단 대표 스님들과 불자들은 손에 행렬등을 들고, 가운데 장엄등을 돌았다.

조계사 앞에는 대형 장엄등이 설치됐으며, 사부대중은 이 주위를 돌며 부처님 오심을 찬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