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화종 원로원, "종정 도선 스님 지지" 천명
4월 23일 원로의원 연명으로 공표 “종정 스님 적법성‧위의 존중한다” 총무원장 서리 혜문스님 집행부 인정 비상대책위엔 해산‧해종 중단 촉구
법화종 원로원 의원 스님들이 종정 도선 스님이 임명한 총무원장 서리 혜문 스님에 대한 지지 입장을 공표했다. 반면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성운)에 대해서는 사실상 해종단체로 규정해 법화종 정상화 향방에 핵심적인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법화종 원로원은 4월 23일 입장문을 발표하고 “적법 정당한 과정을 통해 추대된 종정 예하의 위의를 존중하고 종정 스님이 임명한 총무원장 서리 혜문 스님의 집행부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 “종헌 종법에 근거도 없이 구성한 ‘비상대책위원회’는 즉시 해산하고 이에 동조‧참여한 종권승들은 해종행위를 일체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법화종은 지난 3월 법원이 법화종 총무원장 당선자 거암 스님에 대한 직무집행정지를 결정한 이후, 수습을 위해 총무원장 서리 혜문 스님이 임명됐지만 전집행부와 일부 종회의원이 이를 거부한 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는 등 좀처럼 정상화 가닥을 잡지 못하고 표류 중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총무원장 서리 혜문 스님이 서리 임명 직후 총무원 청사에서 업무집행 및 후속절차를 공지했지만, 전집행부 측의 거부로 일체의 인수인계가 이뤄지지 못했다.
종헌종법상 근거 없는 조직인 비상대책위원회가 종정 도선 스님에 대한 징계를 결정하는 등 충격적인 행보를 하고 있는데 대한 논란도 거세다. 비상대책위원장 성운 스님은 지난 4월 7일 종정 스님에 대해 '종정 사칭'을 이유로 제적을 통보했다.
이런 상황에서 원로원이 종정 스님의 적법성과 위의를 인정한다는 입장을 공표한 것은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는 시각이 많다. 원로원은 종법상 종단 최고의 자문기관으로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원로 스님들은 “지난 수개월 사이 2013년 종단을 파국으로 몰고 갔던 세력이 돌아왔고 종권승들과 야합해 총무원장으로 당선됐다. 이후 전과 문제와 선거 절차상 중대한 하자로 직무집행이 정지됐음에도 여전히 그 집행부는 세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중앙종회의장은 입법부 수장의 본분도 저버린 채 해종세력과 결합해 비상대책위원회란 불법단체를 구성하고 스스로 대표위원장을 맡아 총무원장 서리의 업무를 방해했고 종정 스님을 징계하는 어처구니 없는 불법행위를 자행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원로원은 “혼란이 지속될수록 피해는 고스란히 종도들에게 돌아갈 것이 자명하다”며 “총무원 청사를 무단 점거하고 있는 해종세력은 즉시 총무원 청사를 퇴거하라”고 요구했다.
종단 혼란을 외면해 온 종도들의 무관심이 종단을 지금의 상황으로 내몰았다는 안타까움도 드러냈다.
원로의원 스님들은 “위선과 오만, 독단과 거짓에 능한 종권승들의 야합을 막지 못한 우리의 어리석음이 결국 참담한 현실을 불러왔다”며 “탐심으로 모인 해종세력의 세가 더욱 커지자 불의가 다수가 되고 정의가 의심받는 비상식을 목도하며 종단이 천길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음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참담함을 전했다.
한편 이날 입장문은 원로회의를 거쳐 최종 결의됐으며 원로의원 스님들의 연명으로 공표됐다. 원로의장 진파 스님은 원로회의에는 참석했지만 연명에는 동참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송지희 기자 jh35@hyunb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