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포교일기] 임종기도
올해 1월 1일 전국비구니회관 내 ‘전국비구니회 CPE센터’를 개원하고 3월부터 8명의 학생들과 첫 CPE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한 학생이 임종기도의 케이스(Case)를 준비해 와 공부하는 기회가 되었다. 임종을 진행 중이고 또 가족들은 오열하고 있는 상황에서 환자에게 ‘임종기도’를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가에 대한 내용을 설명하는 중에 나의 경험 속 한 환자와 가족들이 떠올랐다.
S병원의 병원지도법사로 있을 당시였다. 도선사에 다닌다는 한 보살이 남편과 함께 병원법당을 찾았다. 남편이 시름시름 아프기 시작해 동네 병원의사의 추천서를 들고 S병원을 찾아 검사하고 결과를 듣고 나오는 길이라며 보살님이 말을 하던 중 눈물이 터졌다. 눈을 감고 있는 남편의 눈에서도 한줄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보살은 본인의 일을 정리하고 호스피스병동에 입원한 남편을 돌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거사는 병원에 들어오면서 급속도로 상태가 나빠지기 시작했고 한 달 만에 임종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었다.
자정 무렵 남편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보살님의 연락을 받고 나는 부리나케 병원으로 달려갔다. 연락을 받고 온 가족들이 임종실을 꽉 메우고, 오열하는 소리가 호스피스 병동 입구까지 새어나오고 있었다.
나는 우선 가족들에게 “환자분이 이생과 작별하는 시간에는 여러분들이 아버지의 가시는 길에 힘이 되어주셔야 합니다”라고 말하니 모두가 울음소리를 멈추고 귀를 기울였다. 나는 간단한 광명진언으로 환자와 가족을 안심시킨 후 환자에게 말했다.
“거사님, 한 생 가족을 위해 희생하시며 열심히 사시느라 애쓰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제가 가족들 인사도 시키고 거사님을 위해서 기도할 겁니다.”
이후 가족 한 사람 한 사람 환자에게 인사를 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었다. 울음이 터지는 것도 참아가며 아버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가족들의 모습이 정성스러웠다. 죄송하고 용서를 비는 소중한 시간이었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순간이었다. 마지막은 내가 부처님께서 남편을 극락왕생의 길로 이끌어 주시기를 발원하는 기도를 올렸다.
나는 가족들에게 “경전을 보면 아버님의 마지막 한 생각이 다음 생으로 연결된다고 합니다. 아버지가 부처님의 나라로 연결되는 한 생각을 놓치지 않도록 가족들이 아버지를 도와주세요”라는 말을 남기고 병실을 나왔다.
나중에 간호사에게 들으니 환자가 임종할 때까지 가족들은 ‘나무아미타불’을 외우며 마지막을 함께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