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사태 격화일로…승단, 군부 쿠데타 규탄 성명 이어져

미얀마평화승단, 2월6일 “쿠데타, 불법에 역행” 시따구 佛法 아카데미, 2월8일 반대성명 발표 만달레이 마쏘예잉 사찰 스님들도 입장 표명해

2021-02-10     송지희 기자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승단 입장이 잇따라 발표되는 가운데, 스님들도 반대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제공 최재희

미얀마 군부가 2월 1일 일으킨 쿠데타로 미얀마 전역이 통제된 가운데, 군부에 반대하는 미얀마 승가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군부가 우 윈민 대통령과 아웅산 수지 등 정부 수장 등을 감금하고 반대파에 대한 폭력적인 진압으로 물의를 빚으면서 규탄 여론은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다. 미얀마 승단은 지난 2월 7일 처음으로 쿠데타에 반대하는 촛불집회를 진행했으며, 이날 승려 한명이 연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미얀마평화승단연합회(PSU)는 2월 6일 미얀마 사태에 대한 공식 입장문을 발표하고 “독재적인 군부의 법이 부정적인 영향으로 인간의 지혜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연합회는 “전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코로나 19 상황 속에서 쿠데타를 일으켜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미얀마의 성장하던 경제가 멈추고 사회 복지제도가 모두 마비됐다”며 “승단이 군부쿠데타를 지켜본 바로 그들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미얀마 지도자들을 무력으로 가두는 행위에 어떠한 자비도 없었다”고 성토했다.

미얀마 평화승단연합회 입장문.

이어 “군부에 의한 민주정부에 대한 강제적인 통제권 장악은 민주주의 체제 아래에서 국민통합을 갈망하는 데 있어 커다란 장벽”이라며 “이러한 군부의 행위는 부처님의 길에 완전히 반대되는 것이며 현명하지 못하고 우둔한 행동이다. 군부의 쿠테타는 시민들의 삶을 무너뜨리는 길로 이끌 것”이라고 규탄했다.

특히 군부의 불법적인 권력 장악 행위를 전면 규탄한 미얀마 평화승단연합회는 군부에 대해 △불법적으로 감금한 우 윈민 대통령과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 등 정치적 인사들을 석방할 것 △정당하게 선출된 민주정부에게 정권을 다시 돌려주고 군부 통수권을 포기할 것△국가의 모든 원로 지도자들이 나라와 국민의 이익을 위해 확실한 법적 절차, 지혜와 자비를 통해 불화를 극복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미얀마 평화승단연합회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우리나라가 민주주의 길로 갈 수 있게 승단의 목소리를 내고, 많은 공무원과 시민들이 평화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사회불복종 운동(CDM)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공표했다.

미얀마의 정신적 스승인 시따구 스님을 따르는 불교인단체인 ‘시따구 佛法아카데미’도 2월 8일 성명서를 발표했다.

시따구 불법아카데미 입장문.

시따구 아카데미는 “현재 미얀마에서 일어난 쿠데타와 관련하여 국민들이 매우 불쾌해 하고 있으며, 시따구 佛法 아카데미 단체도 시민들과 같은 마음”이라며 “국민들이 원하지 않는 정치와 정부를 시따구 불법(佛法) 아카데미 단체에서도 받아드릴 수 없다”고 쿠데타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시따구 아카데미는 특히 “국민의 평화를 우선하지 않는 조직은 올바른 조직이 아니다”며 “국민들이 선호하는 정부가 나서기 위해 올바른 방법을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해당 성명서를 번역해 본지에 제공한 양곤대 박사과정 최재희씨는 “이번 성명에서 시따구 스님에 대한 언급은 직접적으로 없지만 시따구 불법 아카데미가 위치한 곳의 담당자 스님들의 법명이 모두 연명됐다”며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가 미얀마에서 가장 존경받는 스승인 시따구 스님에게서도 인정받지 못한 정부임이 이번 문건을 통해 드러난 셈”이라고 설명했다.

미얀마 만달레이 마쏘예잉 사찰 스님들의 반대성명. 사진제공 우웃따라 스님

미얀마 만달레이 마쏘예잉 사찰의 스님들도 이번 군부 쿠데타 반대 서명을 발표했다. 해당 문건을 본지에 제공한 미얀마전법사원 우웃따라 스님은 “본국 미얀마에서 발생한 사태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미얀마에서 일어나고 있는 가슴 아픈 상황이 빨리 끝나기 위해 평화와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한국 등 세계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지희 기자 jh35@hyunb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