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라마 ‘행복수업’ 인도 공식교과목 채택

7월부터 시행… 학생 80만명에게 적용돼

2018-06-29     박영빈 객원기자
마네쉬 시소디아 델리 교육보좌관(왼쪽 첫 번째), 델리 주수상 아르빈드 케즈리왈를 접견하는 달라이라마. 사진출처=인디아 투데이

불교의 명상을 토대로 한 ‘행복수업’이 인도 수도권 델리지구의 공식교과목으로 채택됐다. 이 행복수업은 티베트의 불교지도자 달라이라마가 오랫동안 제안한 것으로 지난 6월 21일 ‘더 타임즈 오브 인디아’ ‘더 힌두’ ‘인디아 투데이’ 등의 인도 현지 언론들은 새로운 교육과정에 대해 대서특필했다.

6월 20일, 마니쉬 시소디아(Manish Sisodia) 델리 교육보좌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오는 7월 2일부터 델리지구의 공립 교육기관에서 행복수업이 공식교과목이 될 것이며, 유치원부터 8학년(한국의 중학생) 학생까지 시행된다”고 공식발표했다. 시행기념식에는 달라이라마가 공식 참석할 예정이다. 현지 언론들은 인도의 수도인 뉴델리를 중심으로 한 델리지구에 공립학교는 1천 개소가 넘고, 적용되는 학생들은 약 80만 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인도 교육부, 6월 20일 발표
유치원부터 중학교까지 해당
4년간 청소년 자살 3만 명
사회문제 해결에 도움 전망


시소디아 교육보는 “이번 행복수업에는 명상이 포함되며, 도덕적 가치와 정신활동에 대한 내용이 포함된다. 이는 전인적 인재상을 함양하고, 인간의 행복을 통한 사회변화를 이루려는 데 목표가 있다”고 교과목의 의의를 밝혔다. 이어 “10년 이상이 지나 이 교육을 받고 자라난 학생들이 사회로 나가 각계로 진출했을 때의 기대효과는 어마어마하다”고 결과에 대한 예상을 덧붙였다.

델리 교육부는 현재 교사들을 상대로 해당 수업에 대한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교과목에 대한 라디오와 TV 등을 통한 홍보도 진행 중이다. 교육부는 “행복수업은 다른 교과목과는 다른 관점에서 진행되기에 연수에도 신중을 기울이고 있다. 가장 먼저 교사들이 학생의 행복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연수내용을 전했다.

행복수업의 커리큘럼에는 인도 전통도덕은 물론, 평화와 사랑이라는 인류보편적인 가치가 포함된다. 불교의 자비와 명상도 함께 교육된다. 특히 학생들 스스로가 행복이라는 가치를 찾을 수 있도록 명상실습이 중요하게 교육될 예정이다.

현지 언론들은 행복수업의 조속한 도입이유로 최근 심각한 학생 행복문제를 꼽았다. 현재 인도에서는 과열된 교육열과 함께 학생들의 행복지수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게 거론되고 있다. 지난 2014년 이래로 3만 명에 달하는 청소년 자살자가 나왔으며, 가장 어린나이는 15세인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이를 의식한 듯 델리 교육부의 공식발표문에는 “이번 수업을 통해 궁극적으로 전하려는 바는 ‘교실에서 진행되는 교육 밖에서 배우는 행복’이 있다는 것이며, 학생들의 행복도가 그들의 창의성과 활동성에 더욱 도움이 된다”고 언급했다. 교육부는 지난 1월 약 40여 명으로 구성된 전문위원회가 만든 커리큘럼을 시범 적용했다. 3월에 발표된 중간보고에는 단 2달 만에 학생들의 행복지수가 급상승했다고 전했다.

이번 행복수업에 대해 제안자인 달라이라마는 “물질만능주의에 강력한 대안은 젊은 세대에게 마음에 대한 교육의 진행”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행복이란 사회의 변화가 아닌 개인의 변화에서 시작된다. 개인의 변화가 그 가족을 변화시키고 사회의 흐름을 바꾸듯, 개인의 행복은 모든 사회의 행복과 직결된다”고 말했다.

달라이라마는 “이번 행복수업이 시행되는 것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하며, 불보살의 가피가 함께하시길 기원한다”고 축복했다.

명상과 정신적 가치를 가르치는 행복수업이 미래에 어떠한 결과를 낳을지, 이 엄청난 교육실험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