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묵 혜자 스님 “평화의불 든 1080불자와 함께 북녘 찾을 것”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 선묵 혜자 스님
조계종 제210차 임시중앙종회에서 ‘한반도 평화와 생명존중을 위한 촉구’ 결의문이 채택된 가운데 그동안 평화의불의 북한사찰 봉안을 추진해온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 선묵 혜자 스님이 남북불교교류에 앞장선다. 108산사순례기도회와 108평화순례단, 53선지식순례단을 바탕으로 1080명 규모 순례단을 구성, 평양 광법사를 비롯해 금강산 신계사 등 북한 5대 사찰에 평화의불을 봉안할 계획이다.
평양에 평화의불 봉안 추진
신계사 등 사찰 순례도 계획
1080명 순례단 구성해 교류
선묵 혜자 스님이 이끄는 108산사순례기도회와 108평화순례단 등은 사찰순례를 넘어 먹거리 구매를 통한 농촌과의 상생, 순례 지역 소외계층 돕기 등 불교계를 대표해 다양한 사회운동도 펼쳐왔다. 이런 까닭에 남북교류에서도 신행활동을 통한 남북불교도 교류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2010년 신계사 성지순례를 추진한 108산사순례기도회는 그동안 네팔 룸비니에서 채화한 ‘평화의 불’을 전국 주요 사찰과 군사찰 100여 곳에 봉안했다. 이번 종회 결의는 108산사순례기도회가 진행하는 ‘평화의 불’ 봉안을 종단 차원에서 북녘에도 밝히길 촉구하는 것이다. 종회에서는 조계종 민추본 등 종단차원의 주최단체를 명시하고, 결의문 자구를 수정해 차후 공식 발표하기로 결의했다.
선묵 혜자 스님의 발언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그동안 민간이 진행해온 물적교류에서 인적교류로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방북 당시 조선불교도연맹과 합의된 108산사순례기도회의 신계사 성지순례는 남북관계의 급속한 경색으로 시행되지 못했다.
혜자 스님은 “신계사 순례를 준비하며 불단에 올릴 공양미 300석을 모연하는 등 각별한 준비를 했지만 총격 사건으로 무산됐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이 급진전되는 만큼 어느 때보다 가능성이 높다”며 “종단의 공식창구인 민족공동체추진본부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북한과 협의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이번 순례는 ‘평화의 불’ 봉안이란 구체적인 불자들의 구심점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108산사순례기도회는 일차적으로 평양에 위치한 광법사와 금강산 신계사에 평화의불을 봉안하는 것을 추진하며 이후 묘향산 보현사, 개성 영통사 등에서도 순례를 진행한다.
혜자 스님은 “신계사 대웅보전 낙성 당시 복원의 길을 연 고인들의 극락왕생과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는 글을 풍경에 새겨 헌공한 바 있다”며 “그때의 감동을 불자, 그리고 국민들이 느꼈으면 한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첫발은 한민족 정체성을 간직하고 계승해온 한국불교계에서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