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교 새 중심 ‘108평화순례단’ 첫발 딛다

11월 5일 군종교구 108평화순례단 첫 순례...호국 전진사서 평화의초 첫선

2017-11-06     노덕현 기자
군종교구장 선묵 혜자 스님(사진 오른쪽 두번째)과 박정환 사단장이 부대장병들의 평화의초에 불씨를 옮겨주고 있다.

“이곳 장병들과 함께 불보살님의 가피로 삼천리 방방곡곡에 평화가 이룩되고 너와 나의 가슴에 평화가 언제나 물결쳐 남과 북이 평화통일을 이루길 기원합니다. 장병들이 힘든 병영 생활 속에 하루 법당에 와 초를 켜고 마음을 고요하게 해 무사히 군생활을 마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으겠습니다.”

1사단 호국 전진사서 순례 시작

300여 불자, 장병 평화 기원

군법당 108곳 순례하며 분등

가을이 무르익은 11월 5일 우리나라 최초 창설사단 육군 제1보병사단의 신행을 담당하는 호국 전진사에 ‘평화의 초’가 불을 밝혔다. 불자 군장병들과 불자들은 ‘평화의 불’에서 옮긴 불씨를 각자의 발원을 담아 ‘평화의 초’에 옮겨갔다.

행사에 앞서 선묵 혜자 스님과 호국전진사 주지 여진 박하린 법사, 박정환 사단장, 조남진 전 국군예비역불자회장 등이 평화의불을 분등하고 있다.

조계종 군종특별교구(교구장 선묵 혜자)는 11월 5일 군포교의 새로운 중심이 될 108평화순례단의 첫 순례로 육군 제1보병사단 호국 전진사에서 첫 순례를 진행했다. 첫 순례에서 교구장 선묵 혜자 스님을 지도법사로 300여 대중들은 호국 전진사 군장병과 함께 ‘평화의 불’을 환히 밝혔다.

이날 첫 순례에는 박정환 제1보병사단장과 호국전진사 주지 여진 박하린 법사, 조남진 前국군예비역불자회장, 박래옥 준장 등 1사단 장병과 순례단 등 300여 명이 함께 했다.

행사는 사단 일주문 밖에서 룸비니에서 채화한 평화의불을 교구장 선묵 혜자 스님이 이운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길게 도열한 불자들은 경건한 마음으로 전진사 불단에 평화의 불 안치를 지켜봤다.

행사는 사단 일주문 밖에서 룸비니에서 채화한 평화의불을 교구장 선묵 혜자 스님이 이운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길게 도열한 불자들은 경건한 마음으로 전진사 불단에 평화의 불 안치를 지켜봤다.

‘평화의 불’은 선묵 혜자 스님이 2013년 네팔 룸비니에서 채화해 옮겨온 불로 ‘국태민안’과 ‘평화통일’을 발원하는 상징이다.

장병들이 평화의 초에 각자의 발원을 적고 있다. 평화의초는 108평화순례단의 보시로 마련된 것이다.

점등식 후에는 군장병들에게 전달된 ‘평화의초’에 평화의 불을 나누는 행사가 이어졌다. 선묵 혜자 스님과 박정환 사단장은 각기 장병들에게 격려하며 초에 불을 옮겼다.

‘평화의초’는 한반도 모양으로 만들어진 초로 외부에는 축원을 쓸수 있게 되어 있다. 군종교구는 장병들이 단순히 법회에 참여하는데서 벗어나 자신과 가족 등을 위해 신심을 증장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평화의초’ 보급을 시작하게 됐다.

선묵 혜자 스님이 직접 지은 평화의시를 기록한 평화시비를 제막 한 후 제막에 참여한 대중들이 한반도 평화기를 흔들고 있다.

선묵 혜자 스님은 “이 불이나 그냥 촛불이나 무엇이 다르겠는가? 그러나 이불은 평생을 약하고 가난한 이웃을 위해 평등한 마음으로 중생제도한 부처님께서 탄생한 곳을 밝혀온 불”이라며 “남북한이 엄중한 상황에서 장교던 장병이던 전쟁에 대한 두려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지 않을 수 없다. 또 긴장감과 경계심이 짓누를 것이다. 이 초를 밝히며 마음을 조금이나마 놓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스님은 이날 장병들에게 직접 만든 호신부를 전달하기도 했다.

제대가 79일 남았다는 안성진 병장은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고, 여자친구와의 문제, 제대 후 취업 등 고민거리도 초에 썼다. 매주 오는 절이지만, 나만의 초가 있어 느낌이 새롭다”고 말했다.

손기완 일병은 “평화의초를 부처님 불단에 놓으니 마음이 편안해 졌다. 군생활 동안 매주 와 기도정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진사 군종병 이지훈 병장은 “평소 법사님과 법회에서 받은 쪽지를 기반으로 장병들의 고민 상담을 하며 장병들의 마음을 여는 계기를 만드는 것에 어려움을 느꼈다”며 “평화의초가 장병들이 사찰로 오게 하고, 법사님에게 마음을 열게하는 좋은 상징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 대해서는 군관계자들의 호평도 이어졌다.

박정환 사단장은 “올해는 전진부대가 창설된 지 70주년이 되는 해로 평화의불 봉안식이 전국 최초로 우리 부대에서 열려 기쁘다”며 “부처님 자비로 부대 안정과 평화 및 한반도 평화가 정착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전진사 불사에 기여한 조남진 前국군예비역불자회장은 “제1보병사단은 한번도 패배한적이 없는 우리나라 국토수호의 첫 번째 부대다. 이 상승의 기운과 불자들의 평화를 기원하는 염원이 함께 만나 우리나라 수호에 대한 마음이 일치단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군장병들의 평화의초 봉안에 이어 108평화순례단은 평화시비 제막과 함께 평화순례 낙관 찍기 등을 이어갔다. 108평화순례단 단원인 박도수 씨는 “정말 춥고 배고팠던 옛날 군생활을 했지만, 군생활은 언제 어느때곤 고달프고 힘든 시기”라며 “특히 국가 위기상황인 지금, 군장병들이, 그리고 국민들이 안전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에서 순례에 참여했다. 보시한 평화의초를 받은 군장병들이 힘을 내는 것을 보니 그 힘을 다시 얻어가는 듯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한편, 108평화순례단은 선묵 혜자 스님이 이끄는 108산사순례기도회와 함께 매달 군법당 순례를 이어갈 계획이다.

선묵 혜자 스님과 첫 순례지인 호국전진사 주지 여진 박하린 법사가 순례단원들에게 낙관을 찍어주고 있다.
108평화순례단 책자는 낙관을 찍는 부분과 발원을 쓰는 부분, 군법당에 대한 소개로 이뤄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