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무형유산 종단서 보존 나선다
조계종, 다비·가사 등 무형유산 지정 추진
다비·가사·사찰 단오 행사 등 보존 가치가 높거나 사라질 위기에 놓인 불교 무형문화유산을 조계종 종단 차원서 보존에 나선다.
조계종 성보보존위원회는 8월 21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서 무형분과 회의를 열고 불교무형문화유산 종단 지정을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성보보존위 회의서 논의
6개 종목 종단 차원 지정
국가 지정 문화재 추진도
“사찰은 세시풍속의 寶庫
무형유산 발굴 노력 필요”
이날 회의에서 성보보존위원들은 그간 종단 차원에서 진행한 종목 기초 조사 결과를 공유하고 지정 가치를 논의했다.
보고된 종목은 △불복장 작법 △다비 △통도사 단오용왕재 △해인사 단옷날 소금 묻기 △불교지화 △가사 등 6개로 성보보존위원들은 전부 “종단 지정 가치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불복장 작법은 1,000여년 이상의 전통을 가진 불교무형문화유산으로, 현재의 전승자들은 <조상경>에 정리된 화악지탁의 법맥을 계승하고 있어 역사적 가치가 충분하다. 이런 이유로 불복장은 국가 지정 무형문화재 등재도 임박해 있다.
불교 특유 전통 장례의식인 다비의 경우 절차가 복잡하고 어려워 승가에서 마저 화장장 이용 추세가 증가하고 있어 다비 의례 전승 단절이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보존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통도사 단오용왕재는 민간에서 전승맥락이 사라져가는 소금단지와 용왕제를 수백 년간 전승해오고 있다는 점이, 해인사 단옷날 소금단지 묻기는 여타의 불교 의례에서 볼 수 없는 독창적인 의례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는 평가다.
불교지화는 불교의 생활문화를 보여주는 가치가 있음을 인정 받았다. 가사는 불교와 수행을 상징해 보존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평가를 내리면서도 “가사원의 설립으로 종도들이 가사에 다가갈 수 있는 자연스러운 기회들이 사라져 ‘가사 짓기’라는 문화가 점차 사라지는 결과가 발생했다. 가사 문화 전반에 대한 연구를 통해 바른 의제법이 정착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찰과 단체가 보유한 불교 무형문화유산을 종단 차원서 지정해 보존에 나서는 것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는 2013년 12월 제정된 ‘불교무형문화유산 보호 및 전승에 관한 령’에 따른 것으로 “총무원장은 전승되고 있는 불교무형문화유산 가운데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불교무형문화유산에 대해 종단 불교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할 수 있다(제6조)”고 명시돼 있다.
이에 따라 조계종 문화부는 지속적으로 종목 추천을 받거나 자체 발굴에 나섰다. 전국 사찰에 대한 조사들도 이뤄졌다. 이를 거쳐 6개 종목에 대한 기초조사가 진행됐고, 종단 지정이 논의된 것이다.
향후 성보보존위원회는 절차를 거쳐 기존 국가 무형문화재인 연등회와 동해 삼화사 수륙재를 포함해 8개 무형문화유산에 대한 종단 지정을 완료할 예정이다. 또한 다비 등 보존 가치가 높은 무형 유산에 대해서는 국가 문화재 지정도 추진한다.
이용윤 조계종 문화부 문화재팀장은 “사찰에 대대로 전승되는 풍습과 문화들은 자체가 무형 유산이 될 수 있다”면서 “종단 지정 후에도 보존 가치가 높은 무형 유산의 경우 국가 지정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사찰 자체가 전승 문화를 무형 유산으로 인식 못하는 경우 많아 이에 대한 인식 개선은 과제”라면서 “일선 사찰에서 자체 풍습 등을 잘 살펴서 종단과 함께 보존해 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