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개념 법당서 커피 마시며 북콘서트도

부산 복합문화공간 쿠무다

2015-01-23     정혜숙 기자

1층 카페, 2층 법당으로 구성

누구나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

무료 전시 제공 신진작가 양성

두 달에 한번씩 토크콘서트 진행

2월 7일 소설가 김연수 씨 초대

부산 송정에 위치한 북카페 쿠무다는 단순한 커피숍이 아니다. 경남 함양 대운사(주지 주석·사진) 부산불교학당에서 ‘문화포교’를 위해 개원, 1층 카페와 2층 법당으로 이루어진 복합문화공간이다. ‘수련’이라는 의미를 지닌 쿠무다는 토크콘서트 및 북콘서트, 무료전시 등이 활발히 진행되며 설립 1년 만에 지역 대안 문화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쿠무다의 대표 문화 프로그램은 뭐니뭐니 해도 북콘서트. 지난해 3월 시인 이호걸 씨와 영남일보 이춘호 기자의 북콘서트를 시작으로 두 달에 한번씩 문화공연이 이어지고 있다. 2014년 한 해 동안 △안도현 시인·가수 고한우 △정호승 시인 △혜민 스님 △개그맨 이수근 △문태준 시인·가수 이승훈 등 내노라하는 유명인사들 초대됐다. 문화혜택을 많이 누리지 못하는 지역 시민들에게 신선한 문화적 자극을 전해주고 있는 것이다.

카페를 설립한 주석 스님은 누구나 쉽게 불교를 접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카페 쿠무다를 열게 되었다. 스님은 경남 함양에 대운사를 개원했지만 산중의 절을 찾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대중들이 북적이며 드나드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원을 세우고 쿠무다를 설립하게 된 것이다. “사찰하면 누구나 들어와서 기도하고 수행하고 경전 읽는 공간인데 일반 대중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지는 않아요. 스님들조차도 자신이 모르는 절에 들어가기를 꺼리잖아요. 사부대중 모두가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는 폭넓은 문화공간을 만들고자 설립된 곳이 카페 쿠무다에요.”

현대식 북카페로 꾸며진 1층 카페는 전혀 불교색을 띠고 있지 않지만 차를 마시러 온 손님들이 직접 커피를 로스팅하는 스님을 보며 자연스럽게 불교에 관심을 가진다고 스님은 말한다.

“제가 커피를 로스팅하고 있으면 손님들이 들어오다가 ‘스님 뭐하세요?’ 하고 물어요. 그렇게 말을 걸기 시작하다가 저한테 인생 상담도 하고 또 자연스럽게 마음의 문을 열고 법당으로 올라가 참배도 하죠. 또 일반 카페에 들어가기 머쓱한 스님들이나, 스님들끼리 회의를 하는 상황에서도 이곳을 찾아요. 이웃 종교인들도 마음 편하게 와서 쉬어가기도 합니다. 이렇게 사부대중 모두에게 개방 되어 있는 공간이죠. 그런 면에서 쿠무다는 카페를 표방하는 신개념 법당이라 할 수 있어요.”

복합 문화공간을 지향하는 쿠무다는 무료대관도 진행하고 있다. 무명작가들에게 전시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지난 한 해 동안 금속공예, 민화 등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었으며, 2015년 전시 일정 역시 꽉 차 있다고 스님은 귀띔한다.

2015년 북콘서트 역시 2월 7일 소설가 김연수 씨를 시작으로 두 달에 한 번씩 꾸준히 진행된다. 4월 방송인 이계진, 6월 권대용 시인, 8월 황동규 시인 등이 출연을 확정지은 상태다.

주석 스님은 앞으로 문화 대안학교를 설립하는 것이 목표다. “꼭 절에 있어야만 포교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젊은이들을 위한 다양한 포교 방법이 필요하죠. 제가 생각하는 대안학교는 부처님 가르침을 바탕으로 마음껏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학교에요. 음악 미술 등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학교를 설립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