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예불
2006-09-05 박재완 기자
| 모든 대중이 법당에 들었다. 부처님께 삼배를 올리고, 조용히 새로운 ‘하루’의 곁에 앉는다. 마주친 부처의 눈엔 ‘어제’가 없고, 나의 가슴엔 어제의 어제까지 가득한데, 들려온다. “지심귀명례 삼계도사 사생자부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법당에 엎드린 가슴마다 두근거리는 서원들. 두 손을 마음에 보태어 염원한다.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 이제 무릎을 차고 일어서면 아침이다. 천년이 넘는 세월이 한 순간처럼 머물고 있는 청도의 한 도량에서, 태양은 여전히 태고의 그 태양이 떠오르고 법당 돌계단에 내려앉은 햇살은 어제와 다른 이야기를 한다. 2005년 3월 16일 청도 운문사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