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문화재청, 5월 23일 환수 고불식 봉행

2020년 은닉사범에게서 32점 압수
조계종 14개 사찰 도난 성보 확인
지난해 재판서 징역형, 압수물 몰수
진우 스님 “신앙적 가치 회복” 강조
피해사찰들 환수 기금 2억 원 쾌척

조계종 총무원과 문화재청은 5월 23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에서 ‘도난 불교문화재 환수 고불식’을 봉행했다. 사진은 고불식 이후 환수 성보들을  살펴보는 진우 스님과 최응천 청장. 

부처님오신날 앞두고 도난·은닉 성보문화재 32점이 제자리를 찾았다.

조계종 총무원(원장 진우)과 문화재청(청장 최응천)523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에서 도난 불교문화재 환수 고불식을 봉행했다.

이번에 환수된 성보문화재는 1988년부터 2004년까지 포항 보경사, 구례 화엄사, 전주 서고사 등 사찰 14곳에서 도난당한 성보들로 총 1632점이다.

조계종 총무원과 문화재청은 5월 23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에서 ‘도난 불교문화재 환수 고불식’을 봉행했다.

환수된 성보문화재 중에는 역사적 가치가 높은 작품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1988년 도난당한 구례 천은사 제석천상과 나한상은 조선 후기의 조각장인 색난(色難) 등 여러 화원이 제작한 귀중한 불상들이다. 1999년 도난당한 불화인 포항 보경사 영산회상도18세기 후반 불화의 전형적인 설채법과 세련된 필치가 돋보이는 수작이다.

32점의 성보 환수는 20201월경 경매사에 불화를 출품해 처분하려다 범행이 발각된 사립박물관장 A씨의 자택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오랫동안 은닉해 온 불상과 불화 등 총 32점의 도난 불교문화유산을 찾아내면서 그 존재가 드러났다. 발견 당시 일부 불상은 틈이 심하게 벌어지거나 파손된 것도 있었으며, 일부 불화는 임의로 덧칠이 되어 있는 등 원형이 훼손된 것도 있었다.

조계종 총무원과 문화재청은 5월 23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에서 ‘도난 불교문화재 환수 고불식’을 봉행했다. 사진은 고불식 후 기념촬영. 

이에 A씨는 지난해 징역 1, 집행유예 2년의 실형과 입수문화재 몰수 선고받았으며, 올해 4월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의 압수문화재 원 소장처 환부결정에 따라 조계종에 환부됐다.

당시 문화재청의 문화재감정위원들은 은닉 사범으로부터 압수한 32점 전부에 대해 진위감정을 실시했고, 조계종 소속의 전국 14개 사찰들에서 서로 다른 시기들에 도난당한 문화유산임을 확인했다. 수사과정에도 적극 협력하여 이들 문화유산들이 원래 있던 사찰들에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진우 스님이 치사를 하고 있다. 
진우 스님이 치사를 하고 있다. 

이날 고불식은 제자리를 찾게 된 불교문화유산 32점의 환수를 부처님께 고하는 의식으로 진행됐다.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치사를 통해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도난되고 유출됐던 소중한 성보들이 각고의 노력 끝에 환수돼 이제 원래의 자리인 사찰에 봉안된다. 오늘의 성과는 종단과 문화재청, 경찰청이 도난 불교문화유산을 환수하기 위해 그동안 상호 협력했던 노력의 결실이라며 종단을 대표해 관계 기관에 심심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또한 사법기관의 현명한 판단에도 이 자리를 빌어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성보의 환지본처는 문화유산의 제자리 찾기일 뿐만 아니라 예경의 대상으로 봉안된 성보의 신앙적 가치를 회복한다는 점에서도 무엇보다 큰 의미가 있다면서 이제 이 성보들은 도난의 역사를 넘어 본래의 자리에서 불성의 상징이자 존귀한 예경의 대상으로 자리를 지키게 될 것이라고 의미를 전했다.

최응천 청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최응천 청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인사말을 통해 문화재청은 2014년 조계종 및 경찰청 등과 불교문화재 도난예방 및 회수를 위한 협약을 맺고, 꾸준한 협력을 통해 도난 문화유산이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유관기관과 지속적으로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원활한 환수를 위한 개선책과 제도를 다각도로 마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직 알려지지 않은 많은 도난 문화유산들이 다시 본래의 자리를 찾아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과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덕문 스님이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덕문 스님이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피해 사찰들을 대표해 화엄사 주지 덕문 스님은 감사 인사를 전했다. 덕문 스님은 오늘의 결과물은 종단의 책임있는 종무행정과 피해 사찰협의회 주지 스님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함께 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3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판결, 환부 결정까지 진행될 수 있도록 종단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인 것에 감복할 따름이라며 특히 이 일을 주관하신 문화부장 스님을 비롯한 문화재 관련 종단 직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또한 문화재청과 경찰청, 사법기관에도 심심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사찰들은 이제 돌아온 성보를 예경의 대상으로 온전하게 모실 것이며,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문화부장 탄원 스님이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 
문화부장 탄원 스님이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 

향후 조계종은 환수된 보경사 영산회상도, 유가사 영산회괘불 등 보물급 문화재들에 대해 문화재적 가치를 조명해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훼손 문화재는 조속히 적절한 보존처리가 진행된다.

이와 함께 조계종은 고불식에서 성보문화재 환수에 크게 기여한 이재원 문화재청 안전기준과장, 정진희 문화재감정위원, 최은령 문화재감정위원, 강상우 경찰청 경위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한편, 고불식에 앞서 도난불교문화재 피해사찰협의회(회장 대진)는 성보환수 기금 2억 원을 조계종 총무원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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