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삶 원한다면 ‘내호흡’을 보라

호흡에 대한 주의 집중
스트레스 감소 효과↑
종교 상관 없는 수행법
호흡은 삶의 시작이자 끝

▶한줄요약
호흡만 잘해도 깨달음에 들어갈 수 있다.

호흡을 관찰하는 명상을 통해 우리는 자신을 돌보고 사랑하는 능력을 함께 키울 수 있다. 자기 돌봄은 쉽게 말하면, 건강한 음식을 먹고, 피곤할 때 쉬고, 아플 때 약을 먹는 것처럼 우리가 이미 잘 하고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라면 생각만큼 쉽지 않을 것이다. 원치 않는 일이나 사람과 마주해야 하는 순간부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분투하는 피곤함, 직장이나 가정에서 겪는 불편한 상황에 이르기까지, 삶은 우리의 기대와 어긋날 때가 많다. 이런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불쾌한 신체감각이나, 힘든 감정, 부정적인 생각들에 주의가 자동으로 집중되면서, 결과적으로 더 괴로워진다. 이런 때 자신을 돌보기 위해서는, 주의를 일단 현재 순간으로 돌려와야 한다. 현재에 주의를 두는 가장 쉬운 방법은 바로 이 순간의 호흡에 집중하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느낄 때 현재 순간의 호흡에 주의를 집중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뇌과학 연구에 따르면 우리 뇌는 한 번에 한가지 정보만 처리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주의를 호흡에 두면, 그 순간 힘든 감정이나 부정적인 생각이 들어설 자리를 잃게 되고, 스트레스로 인해 긴장했던 몸과 마음이 서서히 이완되기 시작한다. 그러면 마음에 여유가 생겨나면서 불쾌한 신체감각, 생각, 감정에서 한 걸음 물러나서 지켜보는 능력이 커지게 된다. 그러면 스트레스 상황에서 자기를 돌보는 가장 적절한 대응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우리는 호흡 알아차림을 통해 스트레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돌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조금 더 차분하고, 명료하게 스트레스에 대처할 수 있게 된다. 호흡 명상은 언제 어디서든지 누구나 할 수 있고, 특정 종교나 이념과는 상관없는 보편적인 수련방법이다. 이러한 이유로 전세계 많은 사람들이 호흡을 알아차리는 명상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호흡을 알아차리는 방법은 간단하다. 몸이 어떻게 숨쉬는지 부드럽게 주의를 기울이면 된다. 숨을 억지로 조절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두면서, 숨이 몸으로 들어오고 나가는 감각을 있는 그대로 느끼는 것이다. 배가 부풀었다 가라앉는 감각, 가슴이 팽창했다가 수축하는 감각, 또는 코에서 느껴지는 공기의 온도나 촉감 등, 몸에서 숨을 가장 분명하게 느끼는 부위가 어디인지 가만히 살펴본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숨을 선명하게 느끼는 부위로 주의를 가져오고, 들숨과 날숨의 감각을 알아차려 본다. 손을 배에 올려 두고 손바닥에서 느껴지는 감각을 알아차려도 좋다. 숨에 대해서 생각하거나 판단하지 말고, 감각을 있는 그대로 느껴본다. 도움이 된다면 숨을 들이쉬었다 내쉬는 날숨에 숫자를 붙이면서 호흡을 알아차려도 좋다. 들숨을 알아차리고, 날숨에 하나, 다시 날숨에 둘, 다섯까지 세고 다시 하나부터 시작한다. 주의가 호흡에서 벗어나서, 어디까지 세었는지 잊었다면, 다시 하나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1분 동안이라도 잠시 시간을 내어서 직접 해보라.

이렇게 호흡에 주의를 두고 있을 때 마음에서 이런 저런 생각이나 감정이 일어날 수도 있다. 모든 사람이 비슷하게 경험하는 현상이고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주의가 다른 곳으로 벗어나 있다면, 알아차리고 부드럽게 숨의 감각으로 돌아오면 된다. 들숨을 알아차리고, 날숨에 하나, 다시 날숨에 둘,~~ 다섯까지 세는 것을 반복해보라. 어지럽게 일어나는 생각이나 감정 때문에, 혹은 졸려서 수 세는 것을 놓쳤어도 자책하거나 비난하지 않고 다시 하나부터 시작한다. 숨결을 따라 부드럽게 지금 여기로 돌아온다. 그리고 명상을 하면서 주의가 자꾸만 숨에서 벗어난다고 해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쉬워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우리의 마음은 끊임없이 이러 저러한 생각들로 떠도는 습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원하는 대상에 주의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우리의 생각은 야생마처럼 예측하기 어렵고, 어떨 때는 사납게 날뛸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럴 때는, 마음이 떠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다시 주의를 숨으로 돌려오는 연습을 거듭하면 된다. 몸의 근육을 만들려면 매일 훈련해야 하는 것처럼, 마음의 근육을 키우기 위해서는 매일 반복적으로 호흡 알아차림을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훈련을 거치면서 마음은 점차 차분해지고 명료해지며, 자신과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통찰력도 커지게 된다. 이렇게 호흡을 알아차리다 보면, 마음에서 어떤 평가나 판단이 일어날 수 있다. 예를 들어“호흡이 뭔가 잘못되었어.” 또는 “나는 잘 안되는 것 같아.”라는 판단이 일어난다면, “아! 내가 조금 전의 경험에 대해서 판단했구나~”하고 알아차리는 것이 중하다. 매 순간 쉴 새 없이 판단을 만들어내는 마음에 친절하게 미소 지어주라 그리고 다시 호흡에 주의를 기울인다.

실제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판단을 하며 살아간다. 외부 대상뿐 아니라 자신의 현재나 과거의 경험, 그리고 미래에 있을 일에 대해서도 좋다-싫다, 옳다-그르다 하는 평가와 판단을 자동적으로 내린다. 그런데 모든 판단이 우리를 행복으로 이끌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나는 너무 부족해.” 또는 “나만 불행해.”라는 주관적인 판단을 사실로 믿는다면, 이후 겪게 될 일들은 그 판단에 사로잡혀 해석될 확률이 높다. 그러면 상황을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해석하거나, 다가오는 기회를 포기할지도 모른다. 이렇게 판단을 하게 되는 것은 누구나 겪는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호흡을 알아차리는 주의력을 활용하여 판단이 일어나는 것을 자각하고, 사로잡히지 않을 수 있다. 자신에 대해 혹은 남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리게 되더라도, 그 판단에 사로잡히지 않을 힘이 있다면, 삶은 한결 자유로워질 것이다. 하루 하루 자신의 경험에 대해, 또한 주변 상황이나 사람들에 대해 이런저런 판단이 일어날 때, 판단이라고 알아차리는 연습을 해 보라. 판단하고 있음에 대해 다시 옳고 그름을 따질 필요는 없다. ‘판단’을 자동적으로 일어나는 마음의 반응으로 알아차린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호흡 알아차림을 통해 현재 순간에, 판단하지 않고 주의를 기울여서 경험을 알아차리는 자각을 키워야 한다. 판단이 언제나 정확한 것은 아니며, 실제와 다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다면, 우리는 분별력을 가지고 상황을 좀 더 명료하게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명상이란 ‘잡다한 생각을 내려놓아 마음을 안정시키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그것은 결코 어렵거나 복잡한 길이 아니다. 하루에 한 호흡만이라도 진심을 다해 집중해서 하면 그만이다. 호흡에 집중하면 자동적으로 숨이 느려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길고 깊은 숨이 척추 신경을 자극해 혈압과 심박수가 낮아진 결과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다. 이 작은 실천을 생활 속에서 꾸준히 반복하면 엄청난 삶의 변화를 이룰 수 있다.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하루에 한 번만이라도 온 마음을 담아 숨을 쉰다면 현재에서 완벽하게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명상의 시작이 호흡인 이유는 나의 현실로 돌아오기 위해서다. 호흡에 집중하다 보면 잡다한 번뇌를 떨칠 수 있다. 과거에 대한 미련, 미래에 대한 걱정 등을 떨치고 오직 지금 이 순간의 나 자신을 또렷하게 응시할 수 있다. 나의 진짜 현실을 마주할 수 있는 것이다. 호흡을 알아차리는 명상의 핵심은 ‘온화한 주의 기울이기’다. 모든 생명은 숨을 쉰다. 밥을 먹을 때도 숨을 쉬고, 타인과 다툴 때도 숨을 쉬고, 딴생각을 할 때도 숨을 쉰다. 호흡에 집중하다 보면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절실히 깨달을 수 있다. 우리가 사랑할 때 연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하는 것처럼, 호흡에 온화한 주의를 기울이면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인생은 자극와 반응의 연속이다. 무언가가 또는 누군가가 우리를 자극하면, 우리는 그에 적절하게 반응하며 불리한 상황을 모면하거나 삶의 위기를 극복한다. 부정적인 자극일수록 주의 집중력은 커지게 마련이다. 때로는 머리끝까지 신경이 곤두서기도 하고 밤잠을 설치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가 대상에 주의를 둘 때는 비평가처럼 냉정할 수도 있고, 아이를 보살피는 엄마의 손길처럼 따뜻하고 친절할 수도 있다. 만일 누군가가 취조하는 형사처럼 냉정하고 날카롭게 당신에게 온화한 주의를 기울인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아마도 긴장하거나 위축되거나 불쾌감과 공포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반대로 엄마가 아픈 아이를 보살피듯 매 순간의 경험에 부드럽고 친절하게 주의를 기울인다면 어떨까. 긴장이나 집착을 내려놓고, 더 안정되고 열린 마음으로 명상을 할 수 있게 된다.

삶의 의미를 쪼개고 쪼개다 보면 마지막에 호흡이 남는다. 살아간다는 것은 결국 숨을 쉰다는 것이다. 자면서 꿈을 꿀 때도 숨을 쉬며, 당신이 현실에서 이루고픈 어떤 꿈을 품었든 일단은 숨부터 쉬어야 한다. 억만금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숨을 쉬지 못한다면 막대한 재물은 아무 소용이 없다. 그래서 호흡에 집중한다는 건 삶의 진짜 의미에 집중하는 것이고 진정한 자아에 몰입하는 것이다. 아울러 내 몸이 없다면 나는 호흡할 수 없다. 호흡이 삶의 시작이라면 신체는 삶의 바탕이다. 그러므로 나를 사랑하는 일이란 나의 호흡과 신체를 사랑하는 일이다.

염처경(念處經)에는 몸을 알아차리는 수행법으로 호흡에 깨어있는 방법이 자세히 안내되어 있다. “길게 들이쉴 때는 ‘길게 들이쉰다’고 안다. 길게 내쉴 때는 ‘길게 내쉰다’고 안다. 짧게 들이쉴 때는 ‘짧게 들이쉰다’고 안다. 짧게 내쉴 때는 ‘짧게 내쉰다’고 안다. 그는 ‘호흡의 전과정을 느끼면서 숨을 들이쉬겠다’고 하면서 수련한다. ‘호흡의 전 과정을 느끼면서 숨을 내쉬겠다’고 하면서 수련한다. 그는 ‘몸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호흡 현상이 고요히 드러나도록 하며 숨을 들이쉬겠다’고 하면서 수련한다. ‘몸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호흡 현상이 고요히 드러나도록 하며 숨을 내쉬겠다’고 하면서 수련한다.” 누구나 따라할 수 있도록 쉽고 간결하다. 하루 한 호흡만이라도 정성으로 진심을 다해 알아차려보자. 부처님께서는 호흡만 잘해도 깨달음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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