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수아래, 감성시집 발간
수행·기도 시 60여 편 수록

장애불자들의 모임 보리수아래(대표 최명숙)은 최근 보리수아래 감성시집 시리즈 제10집 유재필 시인의 ‘승화의 노래 내게 오신 님’을 발간했다.

뇌병변장애인인 유재필 시인은 보리수아래 핀 연꽃들의 노래 공연에서 시를 발표하면서 시인으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아시아장애인공동시집에서 일본장애인들과 함께 시집을 내는 등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이번에 발간된 ‘승화의 노래 내게 오신 님’에는 중증뇌성마비장애인으로 살아온 삶 이야기와 수행·기도의 시 60여 편이 수록됐다. 소소한 일상의 조각들을 통해 장애인으로 겪은 잔잔한 삶과 종교적 내면의 세계를 한 편의 시로 담담히 그려내고 있다.

작은 일상을 단순한 언어로 담아낸 문장들 속에 담긴 회향을 향한 시인의 종교적 수행은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부처님 소리’ ‘부처님의 씨앗’ ‘님의 씨앗’ ‘날 사랑하신 부처님1’ ‘날 사랑하신 부처님2’ 등이 대표적이다.

저 / 산골짜기에 / 흐르는 / 계곡물 소리도 / 부처님을 찬양하는 / 찬불 소리

나는 감사하리라 / 부처님의 자비 공덕을 / 나에게 주신 그 찬불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두 귀가 / 나에게 있다는 것만으로도 / 얼마나 감사한 일인데

난 왜 남이 가진 것에만 / 부러워했는지 /모르겠네

<본문 40쪽 부처님 소리> 일부

유재필 시인은 “나의 첫 시집에는 첫사랑을 그리워하는 시와 자연에 관한 시, 불교에 대한 이야기가 담겼다”면서 “삶 이야기와 기도 같은 시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전해져 세상의 밝은 햇살로 비춰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책을 편집한 최명수 보리수 아래 대표는 “유재필 시인의 시에는 긴 시간을 보냈던 장애인 시설에서의 생활, 어머니에 대한 걱정과 슬픔, 고운 마음으로 다가왔다 떠나간 사랑에 대한 애달픔이 담겼다”면서 “부대끼는 모든 것들을 자신의 삶에 긍정적으로 수용하면서 계절의 노래로서 희망을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리수아래 감성시집 발간은 회원들이 작가로서 자긍심과 역량을 강화하고 장애인의 창작 활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새롭게 하기 위해 진행되는 사업이다. 보리수아래는 장애인 포교 활성화를 위해 감성시집 시리즈 발간사업을 음반제작과 함께 지속적으로 진행해오고 있다.

임은호 기자 imeunho@hyunbul.com

보리수아래 감성시집 시리즈 제10집 '승화의 노래 내게 오신 님'의 저자 유재필 시인.
보리수아래 감성시집 시리즈 제10집 '승화의 노래 내게 오신 님'의 저자 유재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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